12월 1일 금요일
신이 우리에게 준 당신의 뜻은
사람이란 행복하게 살아야 하며
다른 사람의 삶에도 깊은 관심을 가지라는 것이다. <존 러스킨 John Ruskin, 1819∼1900>
구름 속 달이여
이백(李白)
極目琉璃一璧寒(극목유리일벽한) : 눈 앞 훤한 유리알 속, 차가운 구슬
半生雲外半雲間(반생운외반운간) : 절반은 구름 속, 절 반은 밖에 숨었구나
況如西子新粧罷(황여서자신장파) : 그래도 단장 끝낸 미인 서시 같거늘
嬌把輕紈掩玉顔(교파경환엄옥안) : 교태로 엷은 비단 옷 잡아 얼굴을 가린다
4. 전쟁 무용론
孟子曰: ｢有人曰: '我善爲陳, 我善爲戰.' 大罪也.
맹자가 말했다.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나는 진(陣)을 잘 치고 전쟁도 잘한다’라고 하면 그 죄는 매우 크다.
國君好仁, 天下無敵焉.
나라의 임금이 어진 것을 좋아하면 천하에 적이 없다.
南面而征北狄怨, 東面而征西夷怨. 曰: '奚爲後我?'
남쪽부터 정벌하면 북쪽에서 우리를 먼저 정벌하지 않는다고 원망하고, 동쪽부터 정벌하면 서쪽이 ‘우리를 늦게 정벌한다’고 원망한다.
武王之伐殷也, 革車三百兩, 虎賁三千人.
무왕이 은나라를 정벌할 때, 병거(兵車)가 3백 량이고 병사가 3천 명에 지나지 않았다.
王曰: '無畏! 寧爾也, 非敵百姓也.' 若崩厥角稽首.
무왕이 말하기를 ‘두려울 것이 없다. 너희들을 편안하게 해주려는 것이다. 백성들은 적으로 여기지 않는다’라고 하니, 백성들은 무너지는 것처럼 다 머리를 숙여 복종하였다.
征之爲言正也, 各欲正己也, 焉用戰? ｣
정(征)은 바로잡는다는 정(正)이다. 각자가 자기를 바로잡는다면 전쟁이 필요 있겠는가?”
<사막의 전사, 칼레드 빈 술탄/패트릭 실, 민예원, 1997>
슈와츠코프는 필시 이라크의 군사력에 대한 정보 판단을 통해 그의 M1 탱크가 사담의 T-72 탱크와 대적하기에 우세하지 못하다고 결정한 것 같다. 그는 M1 탱크를 최신형 아브람스 탱크, 즉 M1A1으로 교체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 탱크들은 개조되어야 했다. 탱크는 독일에서 파란색을 칠한 채로 왔으므로 사막의 색으로 칠해져야 했다. 탱크에는 부가적인 차폐물을 장착해야 했다. ...
미군 기갑 부대를 위해 220만 발의 120mm 포탄이 선적되었으나, 세계에서 ‘4위의 거대한 군대’를 격퇴시키는 데 3,600발만이 사용되었다는 것을 나는 후에 읽었다.
[임성삼; 군사 전문가도 어느 정도의 포탄이 필요한가를 전혀 예측할 수 없습니다. 거의 1000배나 틀렸습니다.]
12월 4일 월요일
어린이를 정직한 아이로 키우는 것이 바로 교육의 시작이다. <존 러스킨, JohnRuskin 1819∼1900>
행복
부세
사람들은 말하지
산 너머에 행복이 있다고
아아,
사람들은 서로를 찾아헤매다
눈물을 훔치며 돌아온다
사람들은 말하지
산 너머에 행복이 있다고
5. 전부를 가르칠 수는 없다
孟子曰: ｢梓匠輪輿能與人規矩, 不能使人巧. ｣
맹자가 말했다.
“나무를 다루는 목수와 수레를 만드는 장인들이 남에게 곡자와 그림쇠를 줄 수는 있으나, 다른 사람의 기술까지 교묘하게 만들지는 못한다.”
[임성삼; 교수는 다른 사람의 기술을 교묘하게 만드는 사람으로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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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0년 이라크전의 시작 상황)
공격 개시 시간은 1월 17일 새벽 3시로 맞춰져 있었다. 사실상 최초의 사격은 이보다 21분전인 새벽 2시 39분에, 헬파이어 미사일과 히드라 로켓 등으로 무장한 전천후 장비인 AH-64 공격용 아파치 헬기 3대가 이라크의 방공망을 가르며 이라크 국경에 위치한 조기경보 기지를 파괴시킴으로써 이루어 졌다. 이어서 곧 연합군의 전투기들인 F-15 이글과 F-14 톰캣들이 공격하기 시작했다.
다음 25 분간은 F-117 나이트호크 스텔스 전폭기들과 레이저 유도탄을 장착한 록히드사의 혁명적인 레이다 교란기들이 사담의 대통령궁과 공군 및 방공 사령부의 지휘벙커와 전화교환국, 무선통신탑, 중계소와 송신선, 이라크 내에 산재한 방공레이다와 방공작전기기들을 공격하였다. F-117기들은 자유자재로 이라크의 방공망을 침투해 들어가 고도의 정밀성을 보이며 주요 목표를 폭격하였다.
전쟁 기간 내 이라크의 대공사격에 의해 격추된 F-117기는 한 대도 없었다.
전쟁 개시 이후 최초의 48시간 내에 이라크 중요 목표물을 향해 180기의 순항미사일이 발사되었는데 그 중 특히 개전 당일의 10시 10분과 10시 17분 사이에만 6개의 토마호크 미사일이 이라크의 국방부를 강타하였다.
그런 연후에 공중전역의 주요 기만작전의 하나가 시작되었다. 연합군의 제1파 공격으로 말미암아 잔여 이라크 방공망은 총 경계태세를 취했다. 대규모의 표적들이 재차 접근하는 것을 보고 이라크의 레이다 관계자들은 그것을 연합군의 제2파 공격기로 판단하였다. 이 표적들을 그들의 지대공 미사일로 격리시키고자 분투하면서 그들은 레이다 장치들을 총 가동시켰는데, 이것이 오히려 그들의 위치를 노출시킨 결과가 되었다. 그러나 이 ‘제2파’는 항공기들이 아니라, 가상 공격을 하면서 레이다를 방해하는 금속가루들을 떨어뜨리는 무인비행기(drone)와 유인장치에 불과하였다. 이 무인비행기들 후방에는 적의 방공망을 제압하는 특별임무를 띤 F-4G 와일드 위젤(Wild Weasel)과 F-18 호네트가 따라왔다. 이라크의 레이다망이 가동되기 시작하자 이 특수 항공기 편대들이 고속 대전파 유도탄을 발사하여 수십 개의 이라크 방공기지들을 날려버렸다. 이날 밤 바스라와 쿠웨이트 인근 지역에서도 동일한 형태의 공격이 반복되었다.
이라크의 엄격하고 중앙통제적인 방공체제가 비밀리 기습을 당했고, 전자전과 대규모 공중공격에 의해 제압당했음이 곧 분명해졌다.
이라크는 미그 29 기와 미라쥬 F-1 기들을 출격시켜 연합군의 공격기들을 요격하고자 했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승산이 없었다. 그들은 지상기지와 교신할 수 없어서, 공대공 미사일에 의해 격추되거나 다시 지상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안되었다. ... 최초의 3일간 이라크군은 하루 100회 정도의 출격만을 했을 뿐이다.
<사막의 전사, 칼레드 빈 술탄/패트릭 실, 민예원, 1997>
12월 5일 화요일
인생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설명보다도 성실한 태도로 사는 사람에게는 저절로 느껴지는 것이다. <존 러스킨 John Ruskin, 1819∼1900>
* 스스로 경계하다
상진(1493(성종 24)~1564(명종 19))
경솔함은 마땅히 중후함으로 고치고
조급함은 마땅히 느긋함으로 고치며
편벽됨은 마땅히 관대함으로 고치고
동요함은 마땅히 고요함으로 고치며
난폭함은 마땅히 온화함으로 고치고
거칠음은 마땅히 세밀함으로 고친다.
상진(1493(성종 24)~1564(명종 19))
벼슬이 영의정에 이르렀다. 인품이 관후인자하여 15년 동안 대신으로서 왕을 보좌하는 동안 조야의 신망이 두터웠고, 명재상으로서의 많은 일화가 전하고 있다.
<내 마음을 찾아가는 길, 이성호 편역, 온누리, 2002>
6. 순 임금의 무욕(無慾) [임성삼; 순 임금의 담담함]
孟子曰: ｢舜之飯糗茹草也, 若將終身焉; 及其爲天子也, 被袗衣, 鼓琴, 二女果, 若固有之. ｣
맹자가 말했다.
“순 임금은 마른 밥과 푸성귀를 먹고 사실 때는 평생을 그렇게 마칠 것 같더니,
천자가 되어서는 화려한 옷을 입고, 금(琴)을 뜯고 두 여인이 시종을 하였는데,
그때도 본래부터 그랬던 것처럼 담담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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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중전역의 최초 1시간 동안 이라크에 대해 200회의 공격임무가 수행되었고, 전역 첫날에는 도합 900회, 첫주까지는 4,000회가 실시되었다. 타격은 이라크의 전투의지가 완전히 고갈될 때까지 38일 간 계속되었다.
이라크는 소련과 프랑스의 지원을 받아 일부 전문가들이 동유럽의 바르샤바 조약군의 방어망보다도 더 견고하다고 평가할 정도인 고밀도의 방어체제를 구축하였다. 그 방공망은 중동 지역에선 가장 강력한 것의 하나로서 16,000기의 지대공 미사일, 10,000문의 대공포와 700대의 항공기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라크의 군사력 구축에 큰 역할을 한 프랑스는 카리라고 불리는 정교한 지휘통제시스템을 이 방공망과 연계시켰다. 공중전역이 개시되기 전, 미국 해군과 공군 정보팀은 카리에 대해서 세밀한 조사를 벌여 핵심적인 조기경보통제선터들을 확인하였다. 이것들이 최초의 표적이 되었다. 연합군의 성공을 위해서 이 카리 체제를 무력화시키는 것이 절대 긴요하다는 점이 누구에게나 인식되었다.
<사막의 전사, 칼레드 빈 술탄/패트릭 실, 민예원, 1997>
12월 6일 수요일
종교는 많이 있지만 도덕은 하나뿐이다. <존 러스킨 John Ruskin, 1819∼1900>
* 자
이덕홍(1541(중종 36)~1596(선조 29))
자여 자여
그대는 곧을지어다.
절대 굽히지 말고
시종 곧을지어다.
尺銘
尺乎尺乎 爾其直兮(척호척호 이기직혜)
愼勿曲兮 終始直兮(신물곡혜 종시직혜)
이덕홍; 퇴계 이황의 문인이며 이조참판에 추증.
<내 마음을 찾아가는 길, 이성호 편역, 온누리, 2002>
7. 죽이는 것에 대한 두려움
孟子曰: ｢吾今而後知殺人親之重也: 殺人之父, 人亦殺其父; 殺人之兄, 人亦殺其兄. 然則非自殺之也, 一閒耳. ｣
맹자가 말했다.
“나는 이제야 비로소 남의 어버이를 죽이는 것이 얼마나 중대한 일인가를 알았다.
남의 어버이를 죽이면 그도 역시 이쪽 어버이를 죽일 것이다.
남의 형을 죽이면 그도 역시 이쪽의 형을 죽일 것이다.
그렇게 되면 자기 손으로 부형을 죽이는 것과 차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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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국방부내 지하에 위치한 작은 전쟁상황실에서 슈와츠코프와 나란히 앉아 전역(戰役)의 전개를 지켜보았다. ...
개전 이후 최초의 2주간, 전쟁상황실의 의자는 모두 같은 크기였다. 그런데 갑자기 어느 날, 새로운 의자를 들여놓았다. 슈와츠코프의 의자는 다른 사람들의 것보다 컸고, 1피트나 2피트 정도 높았다. 그런데 나는 그의 참모들의 의자와 같은 크기의 것을 받았다. 슈와츠코프가 전쟁 기간 동안 우리 모두를 내려다보기를 원하는 것처럼 보였다. (...) 근무 중에 나의 허리 문제를 제기한 것인 이때가 처음이었다. “이 의자에 앉을 수 없소, 내 허리가 견디지 못할 것이오.” 결국 나는 그 상황실의 어떤 의자와도 다른 커다란 의자를 선택했다.
<사막의 전사, 칼레드 빈 술탄/패트릭 실, 민예원, 1997>
12월 7일 목요일
회화와 조각의 목적은 볼 줄 알게 되는 것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 1452∼1519)>
* 일산(日傘)
유성룡(1542(중종 37)~1607(선조 40))
그 형체는 둥글고 그 색은 검다.
펴지면 육합(六合)이 되고 합쳐지면 하나가 된다.
맑은 날을 만나면 펴지고
흐린 날을 만나면 간직된다.
그 움직임을 오직 하늘에 맞추어 하기에
사람을 덮어줄 수 있는 것이다.
육합(六合)[유캅]〔육합만[유캄-]〕①천지와 사방을 통틀어 이르는 말. 곧, 하늘과 땅, 동, 서, 남, 북이다. ≒육허(六虛).
[임성삼; 이 분의 정치 활동도 이러하셨기에 임진왜란 중에 영의정을 맡으셨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유성룡; 도학, 문장, 덕행, 글씨로 이름을 떨쳤으며, 큰 정치가이다.
<내 마음을 찾아가는 길, 이성호 편역, 온누리, 2002>
8. 무엇을 위한 관문(關門)인가
孟子曰: ｢古之爲關也, 將以禦暴.
맹자가 말했다.
“옛날에 관문을 설치한 것은 난폭함을 막기 위해서였다.
今之爲關也, 將以爲暴. ｣
오늘날 관문을 두는 것은 난폭한 짓을 하기 위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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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걸프전 증후군(두통, 피부염, 기침, 설사 및 다른 이상한 통증)“은 이라크의 공격에 의해서라기보다는 생물학과 화학무기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과 영국 부대들에게 요구되었던 주사투약 및 약품복용에 의해 기인되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내 지휘하에 있었던 병력들은 어떠한 알약도 복용하지 않았고 소위 증후군 증세로 고통받고 있지도 않다. (...) 나는 동맹인 미군에게 우리 병력을 위한 해독제를 제공할 수 있느냐고 문의했으나 (아마 운좋게도) 골고루 분배될 만큼 충분하지 않았던 것이다.
<사막의 전사, 칼레드 빈 술탄/패트릭 실, 민예원, 1997>
12월 8일 금요일
너무 많다는 것은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너무 건강한 사람같이 심한 병자는 없다. <로망 롤랑 Romain Rolland, 1866∼1944>
* 치욕
이항복(1556(명종 11)~1618(광해군 10))
선비가 멀리 하고 싶은 것이 치욕이나, 치욕을 참으로 아는 사람은 드물다.
불선(不善)에 있는 것이 치욕이고, 남과 같지 못한 것이 큰 수치이다.
자신을 고원(高遠)한 곳에 두면, 치욕이 저절로 이르지 않는다.
먼 곳까지 가고 높은 곳에 오르려면 반드시 낮고 가까운 곳부터 시작해야 하니,
그렇다면 어찌 남이 보지 않는 곳에서 부지런히 힘쓰지 않으리오.
편안하기만을 생각하면 쉬이 무너진다. 세속과 함께 하면 비루한 곳으로 흘러간다.
마음을 보존하여 이치를 따르면 덕이 날로 진보한다.
남이 열 번 함에 자기는 백 번을 하면 학문이 날로 진보한다.
오직 힘써 노력하여 알고 부지런히 행하는 것 만이, 이 교훈에 가까울 것이다.
恥辱箴
士之所欲遠者恥辱, 眞知恥辱者鮮矣. 居下流爲大辱, 不若人爲深恥. 置身高遠者, 恥辱無自以至. 行遠升高, 必自卑近, 則盍(덮을 합)先於幽隱. 懷安則易以頹墮(떨어질 타), 同俗則流於鄙(다라울 비)吝(아낄 린). 存心養性則德一存, 人十己百則學日進. 惟困知而勉行, 或庶幾於斯訓.
이항복(1556(명종 11)~1618(광해군 10)); 호는 백사(白沙), 영의정, 오성 부원군.
<내 마음을 찾아가는 길, 이성호 편역, 온누리, 2002>
9. 도(道)의 실행
孟子曰: ｢身不行道, 不行於妻子; 使人不以道, 不能行於妻子. ｣
맹자가 말했다.
“자기가 도를 행하지 않으면 (자신과 가장 가까운) 처자들도 행하지 않는다.
도로써 사람을 쓰지 않으면 처자들도 능히 행하지 않는다.”
* 카타르 파견대가 처음 사우디아라비아에 왔을 때 내 친구이기도 한 샤이크 하마드 왕세자는 그의 맏아들을 그 부대 내의 가장 젊은 장교로서 같이 딸려 보냈다. 나는 그를 리야드로 불러 함께 식사라도 할까 생각했으나 샤이크 하마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내 아들이 직업적인 군인의 길을 배웠으면 좋겠소. 당신은 친구로서 나에게 당신이 내 아들을 다른 모든 젊은 장교와 마찬가지로 대우할 것이라고 약속해야 하도. 나는 당신이 아들에게 말을 건네는 것조차도 원하지 않소.”
<사막의 전사, 칼레드 빈 술탄/패트릭 실, 민예원, 1997>
12월 11일 월요일
논쟁할 경우엔 상하도 신분도 연령도 성명도 없다.
진리 이외에는 아무 것도 없고 진리 앞에서는 만인이 평등하다. <로망 롤랑 Romain Rolland, 1866∼1944>
스스로를 경계함
이수광(1563(명종 18)~1628(인조 6))
젊어서는 왜 술을 탐하였고
늙어서는 왜 글에 빠졌던고?
이 몸을 닦는 것은 또 얼마나 졸렬하였고
세상과는 얼마나 소원했던가?
나이 오십 되도록
일개 하찮은 선비일 뿐이었으나
이 마음 변함 없다면
부끄러움은 없으리라.
이수광(1563(명종 18)~1628(인조 6)); 호는 지봉(芝峰), 시호는 문간(文簡). 영의정에 추증.
<내 마음을 찾아가는 길, 이성호 편역, 온누리, 2002>
10. 덕이 많은 사람
孟子曰: ｢周于利者, 凶年不能殺; 周于德者, 邪世不能亂. ｣
맹자가 말했다.
“영리에 밝은 사람은 쌓아둔 곡식이 풍족하므로 흉년이 되어도 죽일 수 없고,
덕이 많은 사람은 사악한 세상도 마음을 어지럽힐 수 없다.”
* 구제
유대인들은 성전이나 회당에 들어갈 때 입구에 모여 있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을 주어 구제했다. 베드로와 요한이 성전에 들어갈 때 선전 미문 앞에 있던 앉은뱅이가 베드로와 요한에게 구걸한 것도 그 한 예이다(행 3:30).
회당에서는 기도가 시작되기 전 회당에 비치한 구제함에 구제물품들을 한꺼번에 넣어 정기적으로 구제하는 일을 했다. 그래서 주님께서도 구제에 대해 먼저 말씀하시고 다음에 기도에 대해 말씀하셨다. 특별한 경우에는 회중 전체가 자신들의 구제물을 구제를 담당하는 회당의 직원에게 제출했다.
<성경 속의 생활풍속 따라잡기, 신약편, Freeman, 남송현 옮김, 아가페, 1997>
12월 12일 화요일
무수한 사람들 가운데는 나와 뜻을 같이할 사람이 한 둘은 있을 것이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공기를 호흡하는 데는 창문 하나로도 족하다. <로망 롤랑 Romain Rolland, 1866∼1944>
아홉가지 알아야 할 것 [九知銘]
최현(1563(명종 18)~1640(인조 18))
몸가짐은 중후하지 않으면 안 됨을 알아야 할 것이니
중후하지 않으면 남으로부터 가볍게 여김을 받는다.
일 처리는 상세해야 한다.
상세하지 않으면 착오를 면할 수 없다.
말 하는 것은 삼가서 해야 한다.
삼가지 않으면 화환(禍患)이 곧 닥친다.
나아감과 머무름은 분명해야 한다.
분명하지 않으면 진퇴에 낭패를 당한다.
학식은 넓어야 한다.
넓지 않으면 응대를 잘 할 수 없다.
위의(威儀)는 삼가야 한다.
삼가지 않으면 남에게 모욕을 당한다.
사귀는 도리는 신중해야 한다.
신중하지 않으면 몸이 옳지 않은 곳에 빠진다.
손님 접대는 정성스러워야 한다.
정성스럽지 않으면 남이 나를 정성스럽게 접대하지 않는다.
관리로서의 일을 익혀야 한다.
익히지 않으면 실패한다.
최현(1563(명종 18)~1640(인조 18)) 예조판서에 추증.
<내 마음을 찾아가는 길, 이성호 편역, 온누리, 2002>
11. 진정한 명예
孟子曰: ｢好名之人, 能讓千乘之國; 苟非其人, 簞食豆羹見於色. ｣
맹자가 말했다.
“명예를 좋아하는 사람은 천승(千乘)의 나라를 주어도 사양한다.
하지만 진정한 명예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면, 밥 한 그릇 국 한 사발에도 그 본색이 얼굴에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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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탈무드에 있는 말입니다.
"성경을 백 번 읽는 것과 백한 번 읽는 것은 하늘과 땅의 차이이다.
만일 성경을 공부하면서 반복해서 읽지 않으면 파종을 하고 거두지 않는 농부와 같다."
12월 13일 수요일
어린이에게는 과학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단지 과학의 취미를 주면 족하다. <루소, Jean―Jacques Rousseau 1712∼1778>
빗
권득기(1570(선조 3)~1622(광해군 14))
머리카락에 먼지가 있으면
빗으로 씻어낸다.
몸에 허물이 있으면
예절로써 방지한다.
마음에 망념이 있으면
경건함으로써 내보낸다.
<梳銘> 빗 소
頭有垢 梳以攘之 [때 구, 물리칠 양]
身有愆 禮以防之 [허물 건]
心有妄 敬以將之 [장차 장; 마땅히 ~ 하여야 한다.]
권득기(1570(선조 3)~1622(광해군 14)); 이조참판에 추증
<내 마음을 찾아가는 길, 이성호 편역, 온누리, 2002>
12. 예의(禮義)의 소중함
孟子曰: ｢不信仁賢, 則國空虛.
맹자가 말했다.
“인자하고 현명한 사람을 믿지 않으면 나라는 텅 비게 된다.
無禮義, 則上下亂.
예의가 없으면, 상하의 질서가 문란해진다.
無政事, 則財用不足. ｣
정치가 바로 행해지지 않으면 재정이 부족해진다.
* "암송은 학문의 어머니. Repetitio mater studiorum"
"토라를 암송하지 않고 배우는 사람은 누구든지 씨앗은 뿌리되 거두지 않는 사람과 같다.“
라틴어로 성경을 번역한 제롬이 전하는 바에 따르면 유대 어린이들은 학교에서 알파벳을 완벽하게 암송하게 되면 이어서 그와 관련된 낱말들을 완벽하게 암송했고, 계속해서 자기 이름을 부르기나 하는 것처럼 아담에서 스룹바벨에 이르기까지 모든 이름을 유창하게 암송했다고 한다.
이처럼 암송을 강조하는 교육 덕분에 사람들의 암기력은 상당했다. 어떤 사람의 주장대로라면 탈무드의 사본 전체가 훼손되거나 탈무드가 늘어난다고 해서 걱정하는 것은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노련한 랍비 12 명만 있으면 오로지 기억만으로 한 글자도 어긋남 없이 기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메이르라는 랍비가 아스야에 가서 그곳 사람들이 에스더서가 없어서 부림절을 지키지 못하는 것을 알고 그 자리에서 에스더서를 모두 기록하였다)
<성경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유재덕 지음, 작은 행복, 1999>
12월 14일 목요일
잘못을 부끄러워하라.
그러나 그 잘못을 회개(반성)하는 것은 부끄러워하지 말라. <루소, Jean―Jacques Rousseau 1712∼1778>
거울
김상헌(1570(선조 3)~1652(효종 3))
맑고 밝으면
아름답고 추함을 그대로 비추어준다.
갈아 없애고 털어내어
먼지를 묻게 하지 말라.
<鏡匣銘> [새길 명]
旣淸旣明 莫遁姸醜 [이미 기; 이미, 벌써, 원래][달아날 둔; 끊다, 피하다, 숨다]
磨之拂之 勿受塵垢 [떨 불][티끌 진]
[임성삼; 불교의 선종 5조 혜능의 선배 스님의 말과
거의 같습니다.]
<내 마음을 찾아가는 길, 이성호 편역, 온누리, 2002>
13. 한 나라와 천하
孟子曰: ｢不仁而得國者, 有之矣; 不仁而得天下, 未之有也. ｣
맹자가 말했다.
“어질지 못한 사람이 나라를 얻는 경우는 있다.
그러나 어질지 못한 사람이 천하를 얻는 경우는 없다.”
[임성삼; 진시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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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대인들은 어릴 적부터 자기 아버지와 교사가 한꺼번에 적에게 붙잡혀 가서 노예 시장에서 한 사람 밖에 사올 수 없을 때는 먼저 교사를 구해야 한다고 교육을 받았다. 아버지는 자식을 이 세상에 데려왔을 뿐이지만 교사는 사람을 영원한 세계로 인도하기 때문이란 것이다.
<성경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유재덕 지음, 작은 행복, 1999>
12월 15일 금요일
오늘 하루 이 시간은 당신의 것이다. 하루를 착한 행위로 장식하라. <루즈벨트, Franklin Delano Roosevelt, 1882∼1945>
초당(草堂)
김휴(1597(선조 30)~1638(인조 16))
초당 내에는 도서(圖書)와 경사(經史)가 있고
초당 밖에는 풍월(風月)과 산수(山水)가 있다
그 가운데 한가로운 한 사람이 있으니
천명을 알고 즐기며 몸을 마치련다
김휴(1597(선조 30)~1638(인조 16)); 성리학을 깊이 연구하는 한편, 서적을 분류하고 정리하는 데 힘써 우리나라 서지(書誌)학(學)의 발달에 공헌하였다.
14. 백성의 귀중함
孟子曰: ｢民爲貴, 社稷次之, 君爲輕.
맹자가 말했다.
“백성이 첫째로 귀중하며, 사직은 다음이고, 임금은 가볍다.
* 교사가 잔치집에 방문하면 주인은 이를 큰 자랑거리로 삼았으며 맨 윗자리로 안내했다(마 23:6).
<성경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유재덕 지음, 작은 행복, 1999>
교사는 반드시 결혼한 남자여야 했다.
교사는 학문적인 소양은 물론 도덕적인 품성을 갖춘 사람이어야 했다. 교사는 성격이 차분해야 했고, 교사로서의 품위를 손상시키는 여하한 행동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자신이 담당한 학생들 가운데 일부를 편애하거나 위협해서는 안 됐다. 늘 친절하고자 노력해야 하며, 어린이의 마음을 낙심케 하는 사람은 교사가 될 수 없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부지런해야 했다. 게으른 사람은 학교를 운영할 수 없었다.
예수님 당시의 교사들은 전혀 보수를 받지 않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다. “열조의 어록”에 기록된 랍비 사독의 발언은 그런 생활에 박차를 가했다. “토라의 말씀을 영화로운 왕관이나 생계를 잇기 위한 도끼로 사용하지 말라.”
교사는 가르치는 일 이외에도 다른 직업을 하나씩 가졌다. 직업은 사도 바울의 경우와 같이 천막을 만드는 일에서부터 목수, 방앗간 주인, 빵 굽는 사람, 대장장이, 신기료 장수, 토기장이, 그리고 심지어는 날품을 파는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까지 있었다(행 18: 3 업이 같으므로 함께 거하여 일을 하니 그 업은 장막을 만드는 것이더라). 생업을 갖지 못한 교사들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마련한 사례비를 받거나 예루살렘 성전에서 지불하는 구호금을 받아서 생활하기도 했다.
이렇게 교사들이 직업을 따로 갖고 있거나 남들로부터 재정적인 지원을 받기는 했으나 생활이 넉넉한 편을 아니었다. 아무리 뛰어난 율법 학자이며 교사라고 하여도 명성과 재물은 상관관계가 전혀 없었다. 유명한 율법 교사였던 랍비 아키바 부부는 덮을 이불이 없어서 한겨울에 짚을 이불 삼아서 잠을 잤다는 기록이 있고, 미쉬나에 이름이 자주 등장하는 랍비 예후다는 외투가 한 벌밖에 없어서 외출할 일이 생기면 부부가 번갈아 가면서 입어야 했을 정도라고 한다.
그러나 그들은 이런 힘겨운 처지에서도 실망하는 법이 없었고, 덕분에 가진 것이라곤 지식밖에 없는 그 교사들이 결국에는 세습 귀족을 대신해서 이스라엘의 중심 세력이 되었다.
<성경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유재덕 지음, 작은 행복, 1999>
12월 18일 월요일
국가는 거기에 거주하는 국민의 것이다.
국민이 현정부에 염증을 느끼게 되면 그들은 언제든지 그것을 개선할 헌법에 보장된 권리를 행사하거나
분할 내지 전복시킬 수 있는 혁명권을 행사할 수 있다. <링컨, Abraham Lincoln, 1809~1865>
[임성삼; 그러나 링컨이 미국을 위해 한 가장 큰 업적은 남부가 가진 분할의 권리를 힘으로 막은 것입니다.]
하늘 2
천상병
하늘은 가이없다.
무한한 하늘은 끝이 없다.
어디까지가 하늘이냐
도무지 알 수 없다.
구름은 떠가지만
그건 유한한 하늘이고
새는 날으지만 낮은 하늘이고
우리는 그저 하늘을 받들면 그만이다.
태양은 빛을 보내고
달도 빛을 보내지만
우리는 그 빛의 고마움을 모르고
그저 고맙다고만 한다.
是故得乎丘民而爲天子, 得乎天子爲諸侯, 得乎諸侯爲大夫.
이런 까닭에 백성에게 신임을 얻으면 천자가 되고,
천자의 신뢰를 받으면 제후가 되며,
제후의 신뢰를 받으면 대신이 된다.
* 토라를 공부하는 48 가지 방법들
<열조의
어록>은 토라를 공부하는 방법을 이렇게 소개한다.
<배워서, 들어서, 말로 해서, 마음의 식별로, 경외로,
두려움으로, 온순함으로, 유쾌함으로, 순수함으로, 지혜를 섬김으로,
친구들과 이야기하고 토론함으로, 제자들의 논쟁으로, 침착함으로, 성경을 통해, 미쉬나를 통해,
장사나, 관계나, 사치나, 잠이나, 떠들썩하지 않음으로,
끈기로, 훌륭한 용기로, 지혜에 대한 믿음으로, 징계를 수용함으로, 분수를 알고,
자신의 것에 만족하고, 말조심하고, 욕심을 버리고, 사랑을 받고, 하나님을 사랑하고,
사람을 사랑하고, 의를 사랑하고, 정직함을 사랑하고, 훈계를 즐김으로,
명예를 등지고, 배움을 자랑하지 않고, 결정을 쉽게 하지 않고, 친구와 짐을 나누고, 공을 내세우지 않고,
진리에 터하고, 화평에 터하고, 공부에 매진하고, 묻고 답함으로, 듣고 또 거기에 보태서,
가르치기 위해서 배우며, 실행하기 위해서 배우고, 스승을 더 지혜롭게 하고, 들은 바를 숙고하고, 전해준 사람의 이름으로 말함으로써 가능하다.>
우리는 이 가운데 어떤 방법으로 성경을 공부하고 있을까?
<성경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유재덕 지음, 작은 행복, 1999>
12월 19일 화요일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는 이 땅에서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링컨, Abraham Lincoln, 1809~1865>
[임성삼; 과거나 현재에 존재했던 정부 중, 이 말에 충실했던 정부의 이름을 알고 싶습니다.]
어린애들
천상병
정오께 집 대문 밖을 나서니
여섯, 일곱쯤 되는 어린이들이
활기차게 뛰놀고 있다.
앞으로 저놈들이 어른이 돼서
이 나라 주인인 될 걸 생각하니
발걸음을 멈추고 그들을 본다.
총명하게 생긴 놈들이
아기자기하게 잘도 놀고 있다.
그들의 영리한 눈에 축복이 있길 빈다.
諸侯危社稷, 則變置.
사직을 위태롭게 하는 제후는 바꿀 수도 있고,
犠牲旣成, 粢盛旣潔, 祭祀以時, 然而旱乾水溢, 則變置社稷. ｣
제사지내는 짐승을 살찐 것으로 준비하고
제사곡식을 깨끗한 것으로 준비하여 제때에 제사를 올렸는 데도
가뭄이 들고 홍수가 지면 사직을 바꿀 수도 있다.”
<성경으로 여는 세계사, 김성일, 신앙계, 1996>
* 한국과 유대인의 공통점에 대해 학술적으로 연구하는 학자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히브리 대학 교수이며 세계평화연구소 소장인 베냐민 슐로니 박사가 그런 사람들 중 하나이다. 이 주제를 깊이 연구한 그는 1989년 6월 한국에 와서 이것을 주제로 강연을 하였다.
- 그는 한국과 이스라엘의 역사를 비교하며서 민족이 남북으로 갈라진 것도 같고, 이스라엘이 비슷한 혈육인 아랍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처럼 한국도 일본 때문에 고통을 당한 것도 같다고 비교하여 말했다.
- 유대인들이 인사할 때 ‘샬롬’이라고 말하고, 한국 사람들은 ‘안녕’이라고 하는데 모두 평화를 의미하는 것이다. 다른 나라 사람들이 ‘Good morning', 'Bon jour', 'Guten tag'이라고 인사할 때, 유대인과 한국인들은 ‘평화’라는 말로 인사하는 것이다.
- 유대인들은 아버지를 부를 때 ‘아바(abba)’라고 하는데 한국어의 아빠와 흡사한 것이다. 겟세마네 동산에서 마지막 기도를 드릴 때 예수님께서는 하나님을 ‘아바’라고 부르셨다.
“가라사대 아바 아버지여 아버지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오니 이 잔을 내게서 옮기시옵소서”(막 14:36)
더욱 놀라운 것은 유대인들이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아버지를 가리켜 말할 때 아비(abbi)라고 부른다는 것이었다.
- 이스라엘 사람들은 예로부터 모자 쓰는 것을 좋아해서 지금도 보수적인 사람들은 검은 모자를 쓰고 다니는데 한국인도 이미 오래 전부터 모자 쓰기를 좋아해서 이를 이상하게 여긴 중국인이 기록해 놓을 정도였다.
- 이스라엘 사람들이 가장 귀하게 여기는 옷은 하얀 세마포인데 한국도 옛날부터 흰 옷을 좋아하여 ‘백의민족(白衣民族)’으로 불리웠다.
- 이스라엘 사람들은 슬픈 일이 발생하면 굵은 베를 입고 통곡하였는데 한국인도 그러했고, 곡을 하다가 지치면 사람을 사서 대곡(代哭)을 시키는 풍습까지 똑같았다.
- 1988년 9월 서울 올림픽에 참가했던 이스라엘 선수단은 대회기간 중 한국이 베풀어준 민속명절 ‘추석’의 행사를 보고 깜짝 놀랐다. 한국의 추석은 이스라엘의 초막절과 같은 날이었다. 초막절은 유대인들의 절기 중 최대의 명절로 7일 동안 노동을 금지하고 초막을 집 밖에 지어놓고 성회를 여는 것이다.
“이스라엘 자손에게 고하여 이르라. 칠월 십오일은 초막절이니 여호와를 위하여 칠일 동안 지킬 것이라.”(fp 23:34)
이스라엘 사람들은 아직 음력을 사용한다. 그들의 달력은 우리보다 한 달을 앞서가기 때문에 그들의 7월 15일은 우리의 음력 8월 15일이 되는 것이다. 세계 모든 나라 가운데 음력 8월 15일을 최대의 명절로 지키는 나라는 이스라엘과 한국뿐이다. 일본은 음력을 양력으로 바꾸었으므로 이제는 아니다.
- 1990년 5월에서 9월까지 일본의 오사카에서 만국 꽃박람회가 열렸다. 이 대회에 물론 한국의 무궁화도 출품되었다. 무궁화의 학술명은 hibiscus syriacus 즉 시리아에서 온 꽃이라는 뜻이다. 한영사전에도 나오는 무궁화의 별명은 바로 ‘rose of Sharon' 즉 ‘샤론의 장미’였던 것이다. 찬송가 89장은 예수 그리스도를 샤론의 꽃으로 표현하고 있다.
<성경으로 여는 세계사, 김성일, 신앙계, 1996>
12월 20일 수요일
나는 노예가 되고 싶지 않은 것처럼, 주인도 되고 싶지 않다. <링컨, Abraham Lincoln, 1809~1865>
허상(虛像) 4
-구름-
천상병
구름은 백색(白色)이요 비오는 날엔 회암색(灰暗色)이다.
중간치기 색채(色彩)는 없다.
그런데 형태(形態)는 실로 각종각류(各種各類)다.
불교적이 아닐까.
기독교를 닮았기도 할까.
마호멧교는 아니었으면 좋겠는데
하늘의 높음과 지상평면(地上平面)과의 연합체다.
마음대로 인간을 굽어삼킨다.
외양(外樣)은 부드러운 것 같지만은 단단할지 모른다.
이것은 아무래도 고체인가 액체인가.
전체로는 고체요 부분으로는 액체다.
기체에 쌓였으면서도 증류수(蒸溜水)인데......
15. 성인은 백세(百世)의 스승
孟子曰: ｢聖人, 百世之師也, 伯夷̖ 柳下惠是也. 故聞伯夷之風者, 頑夫廉, 懦夫有立志; 聞柳下惠之風者, 薄夫敦, 鄙夫寬. 奮乎百世之上. 百世之下, 聞者莫不興起也. 非聖人而能若是乎, 而況於親炙之者乎? ｣
맹자가 말했다.
“성인은 백세의 스승이다. 백이와 유하혜가 그러하다.
그런 까닭에 백이의 풍격을 들은 사람은 탐욕한 사람도 청렴해지고,
나약한 사람도 뜻을 세우게 된다.
유하혜의 풍격을 들은 사람은 경박한 사람도 돈독해지고, 속이 좁은 사람도 너그러워진다.
백세 전에도 분발하였는데, 백세 후에도 듣는 자들은 분발하지 않는 이가 없다.
성인이 아니라면 어떻게 이와 같이 될 수 있겠느냐. 하물며 직접 가까이에서 모신 자들에게 있어서랴.”
//
* 루터
루터의 ‘95개조’는 직접적으로는 교황청의 부패를 공격한 것이었지만 그 속에는 훨씬 더 깊은 문제 의식이 담겨있었다.
루터는 인간이 선행(善行)을 통해서 구원되고, 교회와 사제들이 이를 중개할 수 있다는 교황청의 가르침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루터는 그 대신 구원은 <오직 신앙으로만(sola fide)> 가능하고 <오직 성서만(sola scriptura)> 권위를 지니며,
그리스도 신자는 모두 성직자나 다름없다는 <만인(萬人) 사제론(司祭論)>을 내세웠다.
<신앙의 고향을 찾아서, 이선민지음, 조선일보사, 2001>
12월 21일 목요일
내가 바라는 것이 있다면, 내가 있음으로 해서 이 세상이 더 좋아졌다는 것을 보는 일이다. <링컨 Abraham Lincoln, 1809~1865>
송(頌)브라암스
천상병
오늘 나는 오후 3시 명동 천주교성당 대문앞 골목길, 고전음악 다방 '크로이체'서 브라암스 교향곡 제4번을 들으며, 눈물겹게 앉아있습니다.
세상에 이렇게도 근사하고 훌륭한 음악이 있을 성싶지 않습니다. 내 가슴의 눈물겨움은, 다만 소리내어 울지 않게끔 해야겠다는 결의의 상징일 겁니다.
고전음악을 처음 듣기 시작한 것은, 미국군정하의 중학교 4학년때 무렵이었습니다.
요새말로 하면 고교2학년때입니다.
그 당시 나는 구마산시장의 일본어 책방에서 공짜로 책을 수 없이, 구체적으로는, 퇴교때 매일같이 들러서 약 한시간 가까이 읽었으며, 그러다가 책방 주인이 날 부르더니'읽고 싶은 책은 집에 가져가서 읽게. 그리고 다 읽었으면 다시 그 자리로 꽂아 놓게' 했었습니다.
그런데 한 2개월동안 책방이 나의 무료 독서실이었던 사이에, 무심코 나는 고전음악속에 있었던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 책방옆은 다방으로서 쉴새없이 고전음악을 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16. 어짊과 도(道)
孟子曰: ｢仁也者, 人也. 合而言之, 道也. ｣
맹자가 말했다.
“어질다고 하는 것은 사람이 되라는 뜻이다. 이것을 합쳐 말하여 도(道)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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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터가 95 개조를 발표한 성(城) 교회의 뒷문을 열고 들어섰다. 내부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작고 아담했다. 앞쪽의 강단과 좌석 사이에 루터와 멜란히톤의 무덤이 나란히 놓여 있었다. 좌석 오른쪽에 루터의 부조가 있고 다시 그 뒤쪽에는 프리드리히공의 동상이 있었다.
발길을 돌려 마을 맞은편에 있는 <루터의 집>으로 향했다. 이곳은 당초 루터가 신부였을 때 동료 수도자들과 함께 생활하던 수도원이었다. 그러나 동료 수도자들이 대부분 종교개혁에 동참해서 뿔뿔이 흩어진 후 루터는 수녀 출신인 카타리나와 결혼, 이곳에서 살았다. 루터 부부는 6 명의 아이를 낳아 4 명을 기르며 행복하게 살았다. 루터는 집 뒤에 딸린 정원에서 명상하고 산책하며 노래하기를 즐겼다고 한다. 부인은 경제에 어두운 남편 대신 맥주를 만들어 팔고 농사를 지으며 큰 살림을 꾸려나가는 유능한 주부였다.
<신앙의 고향을 찾아서, 이선민지음, 조선일보사, 2001>
12월 22일 금요일
만나는 사람마다 교육의 기회로 삼는다. <링컨, Abraham Lincoln, 1809~1865>
[임성삼; 마치 공자님의 말씀을 듣는 것 같습니다.]
자연의 은혜
-서울의 소년소녀들에게-
천상병
애들아 들어라
이 할아버지의 말을 들어라.
지금은 12월 겨울이지만
이윽고 내일
봄이 온다.
자연은 커다란 문을 열고
자연의 은혜를
활짝 열어 줄 것이다.
산이나 들에
꽃이 만발하고
싱싱한 나무가
너희들을 맞이할 것이다.
자연의 은혜는
너무도 넓고 기쁘다.
시골에 가서
그 자연의 은혜를
맛보아라.
17. 부모의 나라를 떠날 때
孟子曰: ｢孔子之去魯, 曰: ��遲遲吾行也. �� 去父母國之道也. 去齊, 接淅而行, 去他國之道也. ｣
맹자가 말했다.
“공자께서 노나라를 떠날 때 ‘내 발걸음이 잘 떨이지지 않는구나’라고 말씀했다 한다.
이것이 부모이 나라를 떠나는 도리이다.
그가 제나라를 떠날 때는 물에 담근 쌀을 건져가지고 밥을 짓다 말고 떠났다.
이것은 다른 나라를 떠날 때의 도리이다.”
//
* 칼뱅
루터와 칼뱅은 여러 면에서 대조적인 인물이었다. 문학과 음악을 공부했던 루터는 격정적이고 술을 좋아했던 반면, 법률가였던 칼뱅은 냉정하기 이를 데 없었고 술을 죄악의 근원으로 간주했다. 루터가 이론적인 측면은 멜란히톤 등 측근의 도움을 받으며 주로 정치적인 활동으로 각광을 받았던 데 비해, 칼뱅은 치밀한 신학적 연구로 개신교의 이론적 토대를 놓았다.
제네바의 상징인 레만호를 뒤로 하고 구 시가지를 바라보면 오른쪽 언덕 위로 첨탑이 하늘을 찌르는 생 피에르 교회가 눈에 들어온다. 12세기 초 처음 세워진 생 피에르 교회는 오랫동안 제네바의 대표적인 가톨릭 교회였으나 종교개혁 후에는 개신교의 중심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칼뱅이 제네바 종교개혁을 지도하면서 생 피에르 교회는 그의 활동 무대가 되었다.
오늘의 생 피에르 교회의 내부 모습은 칼뱅의 정신이 많이 반영되어 있다. 교회 내부를 가득 메웠던 성상(聖像)과 성화(聖畵)들은 모두 철거되고 십자가조차 없는 단순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칼뱅이 사용했다는 작은 의자가 보존돼있으나 그것도 한쪽에 방치되다시피 놓여져 있을 뿐이다.
<신앙의 고향을 찾아서, 이선민지음, 조선일보사, 2001>
12월 25일 월요일
지극(至極)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榮光)이요 땅에서는 기뻐하심을 입은 사람들 중(中)에 평화로다 하니라
"Glory to God in the highest, and on earth peace to men on whom his favor rests."
[성경 누가복음 2장 14절]
아기 예수 나심
박두진
오늘도 아기는 오시네
눈이 내리는 마을에 오시네.
우리들 오늘 누구나
스스로의 삶의 의미 스스로가 모르는
흔들리는 믿음과 불확실한 소망
사람이 그 말씀대로
사랑할 줄 모름으로 불행한 이 시대
어둡고 외로운 쓸쓸한 영혼을 위해서 오시네.
오늘도 아기는 오시네
눈이
내리는 마을에 오시네.
우리들 오늘 이 세계
눌린 자와 갇힌 자
빈곤과 질병과 무지에 시달리는 자
심령이 가난하고 애통하는 자
진리와 그 의를 위해 피 흘리는 자
마음이 청결하고 화평케 하는 자를 위해 오시네.
오늘도 아기는 오시네
눈이 내리는 마을에 오시네.
그 십자가
우릴 위해 못 박히신 나무 틀의 고난
사랑이신 피 흘림의 영원하신 승리
죽음의 그 심연에서 부활하신 승리
성자 예수 그리스도 우리들의 구세주
베들레헴 말 구유에 오늘 오시네.
18. 진(陳), 채(蔡) 나라 에서의 재난
孟子曰: ｢君子之吳於陳蔡之閒, 無上下之交也. ｣
맹자가 말했다.
“군자(공자를 말한다)가 진 나라와 채 나라 사이에서 재난을 당한 것은 서로가 교섭이 없었기 때문이다.”
//
* 1553 년 스페인 출신의 세르베투스라는 신학자가 <삼위일체(三位一體)설>에 반대하고 예수의 신성(神聖)을 부인했다는 이유로 체포돼 화형을 당했다. 이 결정은 직접적으로는 베즈가 주도했으나 칼뱅의 동의 없이는 화형이 집행될 수 없었다는 점에서 그에게도 책임이 있다. 현재 세르베투스가 화형된 자리에는 <그 결정이 종교개혁과 복음주의의 원칙인 양심(良心)의 자유(自由)>에 어긋나는 것이었다>는 비석이 세워져 스스로의 주장과 모순된 행동을 한 칼뱅을 준엄하게 추궁하고 있다. 칼뱅은 첨예한 대립의 시대에 살았기 때문에 이런 부정적인 측면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그 자신은 뛰어난 지적 능력, 과묵하고 도덕적인 삶, 설득력 있는 표현력을 고루 갖춘 카리스마적 지도자로 별다른 흠을 발견하기 어려운 인물이었다. 칼뱅에게 특히 인상적인 것은 모든 영광을 하나님에게 돌려야 하며 인간은 찬양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신념이다. 그는 죽을 때 <장례를 치르지 말고, 무덤에 어떤 표시도 하지 말라>는 유언을 남겼다. 그래서 칼뱅은 제네바 공동묘지에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평범하게 묻혔으며 무덤에는 아무런 장식을 하지 않았다. 훗날 그의 무덤이 잊혀질 것을 염려한 누가 <JC>라고 이름의 머리 글자를 세운 작은 돌을 하나 세워놓았을 뿐이다. 지금 있는 묘지석과 보호 철책은 칼뱅의 묘지를 찾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얼마 전에 만든 것이라고 한다.
한국 개신교의 70%는 칼뱅주의를 따르는 장로교이다. 그들은 칼뱅의 정신적 후손임을 언제나 자랑스럽게 내세우며, 제네바의 칼뱅 유적을 찾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칼뱅이 지금 한국을 찾아와 장로교 교회들의 하늘을 찌를 듯한 예배당과 내부의 화려한 장식, 그리고 모든 영광을 하나님 대신 목회자들이 받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면 무엇이라고 말할지 문득 궁금해졌다.
<신앙의 고향을 찾아서, 이선민지음, 조선일보사, 2001>
12월 26일 화요일
시비를 가리느라고 개에게 물리느니보다는
차라리 개에게 길을 양보하는 것이 현명하다.
개를 죽여 본들 개에게 물린 흉터는 치유될 수 없는 법이다. <링컨 Abraham Lincoln, 1809~1865>
감로사에서 혜원의 시에 차운하여[甘露寺次惠遠韻]
김부식(金富軾)
속객들 아예 못 이르는 곳을 / 俗客不到處
내 올라오니 마음이 맑아지네 / 登臨意思清
산 모양은 가을에 더욱 좋을씨고 / 山形秋更好
강 빛은 밤에 더 환하구나 / 江色夜猶明
흰 새는 훨훨 날아 어디론지 가버리고 / 白鳥孤飛盡
외 배는 살살 혼자 잘도 떠가네 / 孤帆獨去輕
생각하니 부끄럽구나, 달팽이 뿔 위에서 / 自慙蝸角上
반생을 공명 찾으며 허둥지둥 보냈다니 / 半世覓功名
19. 비방(誹謗, 헐뜯을 비, 헐뜯을 방)
貉稽曰: ｢稽大不理於口. ｣
맥계가 맹자에게 말했다.
“나는 사람들의 입에서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孟子曰: ｢無傷也. 士憎茲多口.
맹자가 말했다.
“상심할 필요가 없다. 선비는 더 많이 비난을 받는 것이다.
詩云: '憂心悄悄, 慍于吳小.' 孔子也. '肆不殄厥慍, 亦不隕厥問.' 文王也. ｣
시경에 ‘답답한 마음 근심에 차 있도다. 소인배들에게 성냄을 받도다’라고 하였는데 공자가 그러하였다.
또 ‘그들의 성냄을 없앨 길 없으나 내 명예를 떨어뜨리지는 않는다’하였으니 문왕이 그러했다.”
* 달마
달마와 선(禪)불교의 본질은 무엇인가? 때로 신비주의 색채까지 띠게 되는 선불교를 이해하는 첫 번째 실마리는 달마가 서기 527 년 중국에 도착한 직후 양(梁)나라 무제(武帝)와 벌였던 한판 논쟁에서 찾을 수 있다. 인도 남부의 한 왕국에 태어난 달마는 불교 승려가 되어 바닷길을 따라 중국 남해안에 도착했다. 당시 중국 남부를 다스리던 양나라의 수도인 남경에 이른 달마는 불교의 최대 후원자였던 무제와 대면하였다.
<나는 그 동안 많은 사찰을 만들었고, 경전을 번역했으며, 스님들을 도왔습니다. 이 공덕은 얼마나 될까요?>
<황제께서는 아무런 공덕도 쌓지 못했습니다.>
<부처님과 진리와 수행자를 향한 내 헌신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면, 부처님은 도대체 무엇을 가르치셨습니까?>
<아무것도 가르치신 것이 없습니다.>
<그러면 내 앞에 있는 당신은 누구입니까?>
<나도 모르겠습니다.>
<신앙의 고향을 찾아서, 이선민지음, 조선일보사, 2001>
12월 27일 수요일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어떤 물건을 몹시 탐내도록 만들려면,
그것을 손에 넣기 어려운 것으로 만들면 된다.<마크 트웨인, 1835~1910>
가을에 급제하여 고향으로 돌아가는 김 선배를 보내며[秋送金先輩登第還鄕]
이규보(李奎報)
과거를 보아 높은 급제에 오르고 / 射策登高第
거들거리는 행장으로 고향에 돌아가네 / 騰裝返故鄕
봄에 꾀꼬리와 함께 골짝을 나왔다가 / 春同鶯出谷
가을에 기러기 좇아 남국으로 가누먼 / 秋趁雁隨陽
지는 해에 행색이 시름겹고 / 落日愁行色
의로운 연기에 이별이 서럽네만 / 孤煙慘別腸
명년에 다시 서로 만나리니 / 明年會相見
잘 가게, 우리 구태여 눈물짓지 마옵세 / 好去莫霑裳
20. 지도자의 어제와 오늘
孟子曰: ｢賢者以其昭昭, 使人昭昭; 今以其吳吳, 使人昭昭. ｣
맹자가 말했다.
“현명한 사람은 스스로의 높은 덕을 밝힌 후에, 백성들을 밝게 해주었다.
지금은 덕이 흐리면서도 백성들을 밝게 해주려고 한다.”
[임성삼; 마태복음 7장 4절의 다음 말씀과 비교합니다.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고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
보라 네 눈 속에 들보가 있는데 어찌하여 형제에게 말하기를 나로 네 눈 속에 있는 티를 빼게 하라
하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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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자
청나라 때까지도 국가의 특별한 관심을 받으며 번창하던 고정서원(주자가 62 세인 1192 년에 설립하여 만년을 보낸 서원)은 없어지고, 덩그런 벌판에 명나라 때 세웠다는 편액과 비석만 남아있을 뿐 자취를 찾아볼 수 없다. 그나마 편액과 석비도 원래의 위치에 있는 것이 아니고 서원 자리가 농토로 변하는 바람에 옆으로 옮겨졌다고 한다. 하지만 그 뒤에는 1998 년 한국의 주자 후예들이 돈을 모아 세운 번듯한 주자 사당이 자리잡아 쓸쓸함을 덜어주고 있다.
주자의 후예들은 중국 전역으로 흩어졌고 그 중 한 갈래가 한국으로 들어와 신안 주씨를 형성했다. 한국의 신안 주씨들은 특히 주자를 기리는 사업을 펼치는 데 주도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주은한 씨는 <세계 각국에 있는 주자 후손들의 힘을 모아 주자 사당 뒤에 고정서원을 재건할 계획을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신앙의 고향을 찾아서, 이선민지음, 조선일보사, 2001>
12월 28일 목요일
올바른 모범을 보여주는 것은 무한한 자선보다 낫다. <마키아벨리, 1469~1527>
새벽 초사원에 나아가 경전을 읽다
유종원(柳宗元;773-819)
汲井漱寒齒(급정수한치), ; 우물물 길러 양치하고
淸心拂塵服(청심불진복). ; 마음 씻고 옷의 먼지 털어낸다
閑持貝葉書(한지패섭서), ; 한가로이 불경을 들고
步出東齋讀(보출동재독). ; 동제로 걸어가 읽는다
眞源了無取(진원료무취), ; 참된 진리는 찾지 못하고
妄跡世所逐(망적세소축). ; 세상 사람이 찾는 건 망령된 자취뿐
遺言冀可冥(유언기가명), ; 부처님 남긴 말씀에 부합되기를 바라나니
繕性何由熟(선성하유숙)? ; 성정을 닦음에 무엇을 쫓아야 완미해질까
道人庭宇靜(도인정우정), ; 도인의 뜰은 조용한데
苔色連深竹(태색련심죽). ; 푸른 이끼는 깊은 대나무 숲까지 이어져 있다
日出霧露餘(일출무노여), ; 해 뜨니 안개와 이슬이 여기저기 조금 남아있고
靑松如膏沐(청송여고목). ; 푸른 소나무들, 기름 발라 머리 감은 듯
澹然離言說(담연리언설), ; 마음이 평안하고 고요해져 말이 필요 없어
悟悅心自足(오열심자족). ; 깨달음에 기뻐 저절로 만족한다
21. 마음의 황야
孟子謂高子曰: ｢山徑之蹊閒, 介然用之而成路. 爲閒不用, 則茅塞之矣. 今茅塞子之心矣. ｣
맹자가 고자에게 말했다.
“산 속의 좁은 길이라도 고정적으로(개연) 발자국을 따라 쉴새 없이 다니면 길이 된다.
잠시 다니는 것을 그만두면 띠풀이 우거져 막혀 버리게 된다.
지금 그대의 마음에 띠풀이 우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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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희는 당대에 결코 화려한 삶을 산 것이 아니었다. 그는 기본적으로 학자였고, 지방관을 제외하고는 조정의 공직을 맡지 않았다. 만년에 황제의 부름을 받아 조정에 들어갔으나, 직언과 비타협적인 태도 때문에 결국에는 쫓겨났고 정치 활동이 금지됐다. 주자는 질병과 탄압 속에서 세상을 떠났으며 그의 장례식은 주목과 단속 속에서 치러졌다. 주자의 무덤은 건양에서 다시 서북쪽으로 80 km쯤 떨어진 대림곡이란 곳에 있다.
그러나 두 시간도 더 걸려 찾아간 주자묘에는 <송나라 때 선현 주자와 부인 유씨묘(宋先賢朱子 夫人劉氏墓)>라는 간단한 묘지석밖에 없었다. 그나마 글씨마저 너무 치졸해서 동아시아를 수백 년 동안 뒤흔든 인물의 안식처라고는 믿기 어려웠다. 주자가 죽은 직후에는 그가 공격을 받고 있었기 때문에 화려하게 장식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곧 명예가 회복되 문공이라는 시호가 내려졌고 1241 년에는 공자 사당에 위패가 모셔지기에 이르렀다. 그런데도 주자의 무덤이 저토록 소박한 것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조상 숭배라면 으레 화려한 봉분부터 떠올리는 한국인으로서는 풀기 어려운 의문을 간직한 채 무덤을 뒤로 하고 돌아 나왔다.
<신앙의 고향을 찾아서, 이선민지음, 조선일보사, 2001>
12월 29일 금요일
인간은 대체로 내용보다는 외모를 통해서 사람을 평가한다.
누구나 다 눈을 가지고 있지만 통찰력을 가진 사람은 드물다. <마키아벨리, 1469~1527>
자야사시가 - 가을의 노래
이백(李白;701-762)
長安一片月(장안일편월), ; 장안성 한 조각 달
萬戶搗衣聲(만호도의성). ; 집집마다 다듬이질 소리
秋風吹不盡(추풍취부진), ; 가을바람 불어 그치지 않고
總是玉關情(총시옥관정). ; 이것들 곧 옥관(북쪽 국경)을 향하는 마음이라네
何日平胡虜(하일평호노), ; 그 어느 날에야, 오랑캐를 평정하고
良人罷遠征(량인파원정)? ; 우리님 원정을 마치고 돌아올까
22. 우(禹, 하우씨 우) 임금의 음악
高子曰: ｢禹之聲, 尙文王之聲. ｣
고자가 말했다.
“우
임금의 음악은 문왕의 음악 위에 있는가?”
孟子曰: ｢何以言之? ｣ 曰: ｢以追蠡. ｣
맹자가 말했다.
“무엇을 가지고 그렇게 말할 수 있는가?”
“쇠종의 손잡이가 썩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曰: ｢是奚足哉? 城門之軌, 兩馬之力與? ｣
“이것으로 어찌 족히 말할 수 있는가? 성문 밖의 궤도는 두 마리 말의 힘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 유태교
티베리아스에 잠들어 있는 랍비 중 특히 중요한 인물은 요하난 벤 자카이이다. 1 세기에 살았던 그는 바리사이파의 지도적 인물로 유태인이 나라를 잃은 후 제사 중심이던 유태교를 율법과 기도 중심으로 재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요하난은 현실주의자였다. 그는 막강한 로마 군대에 맞서 승산이 없는 독립전쟁을 무모하게 벌이는 데 반대하였다. 그는 70 년 제 1 차 독립전쟁 때 로마 군인의 묵인 아래 예루살렘을 빠져 나와 추종자들과 함께 서남쪽에 있는 야브네로 갔다. 그들은 그곳에서 율법학교(베트 미트라시)와 최고회의(베트딘)을 만들어 나라를 잃은 유태인들의 조직적 지주로 삼았다. 하지만 60여 년 만에 제 2 차 독립전쟁이 일어나고 그 여파가 야브네까지 미치자 그들은 다시 갈릴리 호숫가로 피신해야 했다. 결국 티베리아스를 중심으로 6 세기까지 성서와 주석서, 율법서의 편찬이 이루어짐으로써 오늘날의 유태교가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성전에서의 제사가 더 이상 불가능하게 된 상황에서 율법과 기도는 유태인들이 신앙을 지켜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성전을 대신하여 시나고그(synagogue; 회당)가 야훼 하나님과 유태인을 연결시켜 주는 공간으로 부상했다. 종래 행정적, 학문적 기능을 주로 수행하던 시나고그에 새로 종교적 기능이 부가된 것이다. 또 유태교 성직자인 랍비들을 통해서 전해져 온 전승이 구약성서 못지 않게 중시됐다. 시나고그와 유태인들의 가정에는 종교 문서를 간직하는 특별한 공간이 마련됐다.
<신앙의 고향을 찾아서, 이선민지음, 조선일보사, 2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