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일 수요일
아름다운 시작보다 아름다운 끝을 선택하라. <그라시안, 1601∼1658>
나의 형상
박이도(1938년 평북 함천 출생)
밤사이
하나님은 쉬지 않고
나의 형상을 새로이 지으신다.
이른 아침 뜰에 나서면
풀섶에 숨은 이슬
햇살에 꿰어 매듯
사랑을 엮어 주네
밤사이 진 감꽃들이
하얗게 웃음짓는다
못다한 결백의 생명으로
내 형상을 짓는다
아, 밤사이
내가 무엇을 꿈꾸었나
어둠에 빠져 허위적이며
먼 데만을 향해
손짓을 하였구나
이 아침의 밝음을 두고
이슬의 총명과
감꽃의 결백을 두고
나의 참 형상을 두고
31. 이윤만한 뜻이 있으면 된다
公孫丑曰: ｢伊尹曰: '予不狎于不順.' 放太甲于桐, 民大悅. 太甲賢. 又反之, 民大悅.
공손추가 물었다.
“(신하인) 이윤이 말하기를 ‘나는 부정한 일을 그냥 보고 견딜 수 없다’고 하고, (왕인) 태갑을 동이라는 고장으로 추방했더니 백성들은 크게 기뻐했습니다.
뒷날 태갑이 반성하여, 현명한 젊은이가 되었으므로, 다시 되불러 맞아들였더니 백성은 또 크게 기뻐했다고 합니다.
賢者之爲人臣也, 其君不賢, 則固可放與? ｣
그런데 현자(賢者)가 남의 신하가 되었을 때, 그 임금이 어리석으면 용서없이 추방해도 되는 것입니까?”
[임성삼; 당시에는 대답하기 매우 어려운 질문이었습니다.]
孟子曰: ｢有伊尹之志, 則可; 無伊尹之志, 則簒也. ｣
맹자가 말했다.
“이윤만한 뜻이 있으면 된다. 그러나 이윤과 같은 뜻이 없으면 찬역(簒逆)한 것이다.”
* 제1차 세계 대전 종결시(1918년) 팔레스타인의 유대교도는 5만7천 명으로 인구의 약 9.7퍼센트를 차지하였다.
제2차 세계 대전 종결시(1945년) 팔레스타인의 ‘유대인’은 60만으로 인구의 35퍼센트를 차지하였다.
1948년 5월, 일방적으로 이스라엘 국가의 건설이 선언되자 이를 인정하지 않는 아랍 여러 나라가 군대를 보냈다. 이것이 제1차 중동 전쟁이다.
그러나 이 전쟁으로 100만의 팔레스타인 주민이 살던 곳에서 쫓겨나 난민이 되었다. 이스라엘에 남은 12만도 생활을 위협받았다.
1967년의 제3차 전쟁에서 이스라엘은 6일 동안 요르단강 서안, 가자 양지구를 포함하는 팔세스타인 전 국토와 시나이 반도, 그리고 골란 고원까지 빼앗았다. 시나이 반도는 1982년 이집트에 반환했다.
그러나 난민으로 등록된 수는 240만으로 늘어났다. 이 전쟁 직후 국제 연합 안보리는 “점령지에서 이스라엘군의 철수, 이 지역의 모든 나라의 영토와 독립의 보장, 난민 문제의 공정한 해결”을 다룬 242호를 결의했다. 그러나 그것은 아직 실현되지 않고 있다.
<숨겨진 비밀의 역사 중동 아프리카, 역사교육자협의회, 채정자 옮김, 예신, 2003>
11월 2일 목요일
아름다운 외모보다 착한 마음이 더욱 고귀하다. 형식보다 내용이 보다 중요한 것이다. <그라시안, 1601∼1658>
내 꿈속의 나비는
박이문
내 꿈속의 나비는
꿈
나비 속의 꿈에서
나를 보고
나는 나비 속의 그림자
나비의
꿈속의 나의
그림자
껍데기
나는
그늘
속의
그늘
껍데기
꿈으로 만들어진
현실
현실의 껍데기
속의
꿈의
꿈
[임성삼; 장자의 '나비와 꿈'을 시로 표현했습니다.]
32. 일하지 않으면 먹지 마라
公孫丑曰: ｢詩曰 ��不素餐兮�� , 君子之不耕而食, 何也? ｣ 孟子曰: ｢君子居是國也, 其君用之, 則安富尊榮; 其子弟從之, 則孝弟忠信. ��不素餐兮�� , 孰大於是? ｣
공손추가 물었다.
“시경(위풍 벌단편)에 ‘일하지 않으면 먹지 마라’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런데 세상의 군자라는 사람은 농사일을 하지 않고도 먹으니 어찌된 일입니까?”
맹자가 말했다.
“군자가 한 나라에 살고 있어서 그 임금이 그를 채용하면, 나라는 편안하고 부유해지면 존귀하고 번영해진다.
그 나라의 젊은이들이 그 뒤를 따르면 효제(孝悌) 충신이라는 말을 듣게 된다. ‘일하지 않고 먹지 않는다’고 하였으나, 이 보다 더 큰 일이 어디 있겠는가?”
//
* 모든 아랍인은 한상에서 밥을 먹은 상대를 위해서는 혼신을 다하여 보호해 줄 성스러운 의무를 지니게 된다.
이 경험과 그밖에 이와 유사한 여러 사건들을 통하여 레이어드는 아랍인 들의 성격에 대하여 깊은 통찰력을 지니게 되었다. 조금 전만 해도 사납고 음흉스럽고 잔인한 사기꾼이 또 다른 순간에는 너그럽고 믿음직스러우며 자비로운 의리의 사나이로 탈바꿈할 수도 있다는 것을 레이어드는 배운 것이다.
<니네베 발굴기, 아놀드 C. 브랙만, 안경숙 옮김, 대원사, 1990>
11월 3일 금요일
아름다운 의지나 용기 혹은 지혜와 같은 내면적인 자질을 통해 행복과 만날 수 있다. <그라시안, 1601∼1658>
[임성삼; 행복을 이렇게 만드신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천년의 바람
박재삼(1933년 출생)
천년 전에 하던 장난을
바람은 아직도 하고 있다.
소나무 가지에 쉴새 없이 와서는
간지러움을 주고 있는 걸 보아라
아, 보아라 보아라
아직도 천 년 전의 되풀이다.
그러므로 지치지 말 일이다.
사람아 사람아
이상한 것에까지 눈을 돌리고
탐을 내는 사람아.
33. 대인(大人)의 일
王子墊問曰: ｢士何事? ｣
왕자 점이 물었다.
“선비는 무슨 일을 해야 합니까?”
孟子曰: ｢尙志. ｣
맹자가 말했다.
“뜻을 고상하게 하여야 합니다.”
* 레이어드는 그리스인들의 것이라고 여겨져 온 많은 조각상의 기술들이 실은 수백 년, 아니 어쩌면 수천 년이나 더 먼 아시리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예를 들어 이오니아식 기둥은 누가 보아도 아시리아인들의 창안이었다는 것이다.
<니네베 발굴기, 아놀드 C. 브랙만, 안경숙 옮김, 대원사, 1990>
[임성삼; 전투의 집단 공격과 방어도 수메르의 것을 아시리아가 받아들여 그리스로 전해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중장비 보병, 경장 보병들의 개념과 기병의 사용도 동일합니다.]
11월 6일 월요일
아무리 큰 일도 아주 작은 일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바빌론의 웅장한 신전을 건축하는 일도 벽돌 한 장을 쌓는 일에서 비롯된다. <그라시안, 1601∼1658>
지상의 소나무는
<박희진.1931년 경기 연천 출생.고려대 영문과.>
지상의 소나무는 하늘로 뻗어가고
하늘의 소나무는 지상으로 뻗어와서
서로 얼싸안고 하나를 이루는 곳
그윽한 향기 인다 신묘한 소리 난다
지상의 물은 하늘로 흘러가고
하늘의 물은 지상으로 흘러와서
서로 얼싸안고 하나를 이루는 곳
무지개 선다 인생의 무지개가
지상의 바람은 하늘로 불어가고
하늘의 바람은 지상으로 불어와서
서로 얼싸안고 하나를 이루는 곳
해가 씻기운다 이글이글 타오른다
曰: ｢何謂尙志? ｣
曰: ｢仁義而已矣. 殺一無罪, 非仁也; 非其有而取之, 非義也. 居惡在? 仁是也; 路惡在? 義是也. 居仁由義, 大人之事備矣. ｣
“뜻을 고상하게 한다는 것은 어떻게 하는 것입니까?”
“어짊과 의(義)에만 뜻을 두는 것입니다.
한 사람이라도 죄 없는 자를 죽이는 것은 어짊이 아닙니다.
자기의 것이 아닌데 빼앗는 것은 의(義)가 아닙니다.
몸을 둘 곳은 어짊입니다.
걸어갈 길은 의(義)입니다.
인에 몸을 두고 의를 따르면 대인(大人)이 해야 할 일을 다 갖추는 것입니다.”
* 인류의 뇌는 체중의 45분의 1을 차지한다. 이에 비해 침팬지는 74분의 1, 고릴라는 200분의 1이다. 또한 실질적인 알맹이의 크기만 하더라도 인간의 뇌는 돌고래와 코끼리, 고래를 제외한 다른 어떤 포유동물보다도 크다.
게다가 체중과의 비를 생각해 보면 돌고래는 체중의 100분의 1, 코끼리는 600분의 1, 고래의 경우는 1만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 (...)
인간의 경우, 하나의 도구로서의 뇌는 그 필요를 훨씬 넘어서며 발달한 것이다. 천재의 경우는 물론이고 극히 일반적인 미적 감각이나 숫자적 재능, 혹은 음악적 재능에 관해, 이를 자연도태의 원리나 생존경쟁에 근거해서 설명하기란 도저히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미스터리 세계사 1, 프랜시스 히칭, 김향 옮김, 가람기획, 1995>
11월 7일 화요일
자기 반성은 지혜를 배우는 학교이다. <그라시안, 1601∼1658>
겨울 명동
<석용원.1931년 경북 영주 출생. 한국문협이사. 한국 크리스챤문협회장>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시여
당신은 그대로 하늘에 계십시오.
우리는 이대로 땅에 두십시오.
땅 위는 때로 아름답지요.
날이 날마다 좁아져 가는 한국의 서울
서울 한복판에 우뚝 솟은 남산탑
철갑을 두른 듯한 소나무는 없어도
우리 명동은 은하를 이루고
그 사이를 낮과 밤이 미끄러집니다.
태양은 볼 수 없지만
아직은 하늘 조각이 펄럭입니다.
성당도 예스럽게 잘 있읍니다.
밤이면 진짜 사람의 아들딸들이
서로 비비고 부딪고 따뜻하지요.
예수 그리스도를 자처하는 청년이
머리 길고 수염 긴 제자들을 거느리고
밤이 밤마다 최후의 만찬을 베풀다가
심각하게 자신의 십자가를 예언하는
참 좋고 참 행복한 사람들
모두가 이 땅 위에 있읍니다.
목사님의 설교가 목마를 타고
멋장이 시인 박 인환과 더불어
한 잔의 술을 기울입니다.
얼마나 얼마나 멋있읍니까.
우리는 이대로 땅에 두십시오
당신은 그대로 하늘에 계십시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시여.
34. 진(陳) 중자의 결벽
孟子曰: ｢仲子, 不義與之齊國而弗受, 人皆信之, 是舍簞食豆羹之義也. 人莫大焉亡親戚̖ 君臣̖ 上下. 以其小者信其大者, 奚可哉? ｣
맹자가 말했다.
“진중자는 도리에 어긋나면, 가령 제나라를 준다 해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사람들이 모두 신뢰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한 사발의 밥, 국 한 그릇도 예의에 맞지 않으면 받지 않는다는 사소한 결벽성을 내세우는 마음가짐이다.
인간으로서는 친척, 군신(君臣), 상하(上下) 같은 인간관계를 무시해 버리는 일만큼 중대한 과실은 없다.
사소한 결벽성이 있다 해서 큰 점까지 신뢰할 수 있겠는가?”
//
* 다윈설로는 풀 수 없는 수수께끼도 많다. 그 중에서 유명한 것은 피부가 검은 사람들에 대한 원인이다. 만일 피부 색소가 증가한 것이 태양열을 최대한으로 흡수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하면 - 자연 선택의 견지에서 보자면 당연한 목표인데 - 위도가 높은 추운 지방에 사는 사람들의 새하얀 피부는 좀더 검었어야 하지 않았을까? 그렇다면 보다 쉽게 태양열을 흡수할 수 있었을 것이다. 더운 지방에서는 이와 반대로 새하얀 피부를 가지는 편이 보다 효과적으로 태양열을 반사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이므로 보다 적절하고 정교한 진화론이 필요했다.
그 중 하나에 따르면 자외선은 피부암의 원인이 되므로 긴 안목으로 보면, 그것을 방지할 수 있는 검은 피부를 가진 사람들이 더운 지방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다고 하는 것이다.
[임성삼; 그렇다면 지금 더운 지방으로 이주해 살고 있는 백인들은 숫자가 줄어들어야 합니다.]
자외선은 또한 몸 안에서 비타민 D를 만든다. 이러한 점에서 또 하나의 설이 생겨났다. 즉 비타민 D는 너무 많아도 너무 적어도 치명적이 될 수 있으므로, 색소침착은 아마도 우리의 건강에 필요한 양만큼 자외선을 쐬도록 하기 위한 조절기의 역할을 담당한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런 해석이 완벽한 답이 될 수 없다. 전 세계에서 가장 피부가 검은 몇몇 종족은 적도 바로 아래의 울창한 숲속에서 살며, 거의 햇빛을 쐬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곱슬머리가 태양열에 대한 뛰어난 단열재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은 (아직 증명은 되지 않았으나) 쉽게 납득할 수 있다. 그렇다면 흑인의 두터운 입술은? 이제까지의 그 어떤 대답도 설득력을 갖지 못하고 있다. 이런 것들은 북유럽에서 금발머리가 피부가 희어지는 데 따른 부차적인 현상인 것과 같이, 피부가 검어지는 데 따른 부차적인 현상인지도 모른다.
<미스터리 세계사 1, 프랜시스 히칭, 김향 옮김, 가람기획, 1995>
11월 8일 수요일
자신에게 의지하는 사람은 거침없이 나가라.
자신의 꿈을 믿으며,
주변에서 무슨 소리를 하든 개의치 말고 용맹정진하라. <그라시안, 1601∼1658>
외갓집 있는 마을의 풍경
<설의웅. 함남 이원 출생. 성균관 대학교 국문과와 단국대학교 대학원을 졸업.>
개암도 까며 산에서 외갓집 마을을 굽어보면 초가집 몇 채 숲과 어우르고
있었다.
바랑 멘 중이 오르내리는 외딴 산길 큰절 마을 뒤에 있고 오일장 서는
읍이 앞에 있다.
숲머리 돌아나가는 강물에 노을 조각 저녁 가을걷이 끝낸 외삼촌이
흥얼흥얼 장에서 돌아오고 큰절 재 올리는 종소리 마른 풀 향기에 실려오는
곳
개암도 까며 산에서 외갓집 마을을 굽어보면 발 밑 땔나무 가지에 앉은
고추잠자리 야윈 가을 볕 꼬리를 서운히 물고 있었다.
35. 법과 인정(人情)
桃應問曰: ｢舜爲天子, 皐陶爲士, 瞽瞍殺人, 則如之何? ｣
도응이 물었다.
“순 임금이 천자로 있을 때 고요는 법관이었습니다.
[임; 순 임금의 아버지인] 고수가 사람을 죽였다면 어떻게 처리했겠습니까?”
孟子曰: ｢執之而已矣. ｣
맹자가 말했다.
“붙잡을 수밖에 없다.”
* 사우디 아라비아 왕가의 규율
1922 년 압드 알 아지즈[이븐 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초대 국왕, 1953년 사망]는 레바논계 미국인 작가 아민 리하니에게 자신의 아들들에게 부과했던 규율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우리는 항상 준비하고 적응해야 한다. 나는 나의 아이들에게 맨발로 걷고, 동트기 2 시간 전에 일어나고, 적게 먹고, 안장 없는 말 등에 타도록 가르친다. 때때로 우리는 안장을 얹을 시간도 없이 말 등에 타고 달린다.”
<사막의 전사, 칼레드 빈 술탄(1990년 중동 전쟁의 사우디 측 총 지휘관)/패트릭 실, 민예원, 1997>
11월 9일 목요일
자신을 믿는 자는 행동할 때 필요한 것들을 모두 수중에 갖고 있다.
중요한 문제거나, 사소한 문제거나, 어려운 일이거나, 손쉬운 일이거나, 혼자의 힘으로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다.
<그라시안, 1601∼1658>
목계장터
<신경림.1935년 충북 충주 출생. 동국대 영문과>
하늘은 날더러 구름이 되라 하고
땅은 날더러 바람이 되라 하네
청룡 흑룡 흩어져 비 개인 나루
잡초나 일깨우는 잔 바람이 되라네
뱃길이라 서울 사흘 목계 나루에
아흐레 나흘 찾아 박가분 파는
가을볕도 서러운 방물장수 되라네
산은 날더러 들꽃이 되라 하고
강은 날더러 잔돌이 되라 하네
산서리 맵차거든 풀 속에 얼굴 묻고
물여울 모질거든 바위 뒤에 붙으라네
민물 새우 끓어넘는 토방 툇마루
석삼년에 한 이레쯤 천지로 변해
짐부리고 앉아 쉬는 떠돌이가 되라네
하늘은 날더러 바람이 되라 하고
산은 날더러 잔돌이 되라 하네
｢然則舜不禁與? ｣
“그러면 순 임금은 이것을 금지시킬 수 없습니까?”
曰: ｢夫舜惡得而禁之? 夫有所受之也. ｣
“순 임금도 금지시킬 수 없다. 법이란 자기가 만든 것이 아니고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는 것이다.”
｢然則舜如之何? ｣
“그러면 순 임금은 어떻게 했겠습니까?”
曰: ｢舜視棄天下, 猶棄敝蹝也. 竊負而逃, 遵海濱而處, 終身訢然, 樂而忘天下. ｣
“순 임금은 천하를 버리는 것을 헌 신을 버리듯이 본다.
몰래 아버지를 업고 도망쳐서 해변가에 숨어 살며 세상을 잊고 일생을 즐겁게 보낼 것이다.”
* 군사력의 측면에서 본다면 1960년대 초반, 우리(사우디아라비아)는 약간의 구식 탱크와 비슷한 수의 항공기, 그리고 수천의 병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
파이잘 왕세자가 1962년 11월, 나의 아버지인 술탄 왕자를 국방장관에 임명했던 시기(임성삼; 이 사람은 30년 이상을 국방장관으로 재임했습니다. 90년 전쟁 때에도 물론 국방장관이었습니다.)는 이와 같이 가망이 없는 상태였다. 그는 즉각적으로 예멘에 진주한 (이집트) 나세르 군으로부터의 위협에 맞서는 임무를 수행해야 했다.
가족간에 내려오는 한 이야기에 의하면 술탄 왕자는 파이잘 왕세자에게 그가 당장 국방부의 작전상황실로 가서, 참모진을 소집하고, 사우디의 방어 계획을 검토하겠다고 장담했다고 한다. 파이잘 왕세자는 아무 말 없이 웃기만 했다. 술탄 왕자는 곧 사무실로 가서 작전상황실로 안내하라고 지시했다. “작전상황실이 무엇입니까?” 당황해 하는 그의 참모가 되물었다. 왕자는 일반참모들을 소집했다. “일반참모가 무엇입니까?” 그는 방어계획을 보자고 했다. “무슨 계획말입니까?” 그는 공군으로 하여금 이집트군과 교전하도록 지시했다. 그러나 이륙할 수 있는 항공기는 한 대도 없었다. 그는 되돌아와 파이잘 왕세자를 만났다.
“아무 것도 없어요.” 그가 말했다. “지도, 계획, 탱크, 장교, 아무 것도 ....”
“바로 그 이유 때문에 그대에게 임무를 부여했소.” 왕세자가 대답했다.
“그대는 지금 당장 이 임무에 착수할 수 있소.”
<사막의 전사, 칼레드 빈 술탄(90년 중동전쟁의 사우디측 총 지휘관)/패트릭 실, 민예원, 1997>
11월 10일 금요일
자기 자신을 주제로 하는 이야기는 될수록 삼가는 편이 좋다. <그라시안, 1601∼1658>
역설의 꽃
<신기선. 1932년 함북 청진 출생. 호는 범석. 동국대 국문과>
낙엽은 그냥이 아니다.
또 그냥 웃고
보는 것이 아니다.
가을에 찾아오는
영원한 꽃이다.
역설의 꽃이다.
공간을 은밀한 울음으로 뛰어다니는
움직이는 꽃이다.
우리들의 죽음도
그냥이 아니다.
인간의 뒤안에 남기는
현재는 찾아오는 꽃이다.
잔인한 역설의
꽃이다.
우수의 다레기에
독하고 아프게 피고 있는
고통의 알깐 꽃이다.
시간을 바람에 끓이는
새로운 고전의 꽃들이다.
36. 인격과 품위
孟子自范之齊, 望見齊王之子. 喟然歎曰: ｢居移氣, 養移體, 大哉居乎! 夫非盡人之子與? ｣
맹자가 범 나라에서 제 나라로 갔을 때, 제 나라 왕자를 보고 감탄하여 말했다.
“살고 있는 곳에 따라 기질이 달라지고, 먹는 것에 따라 체질이 달라진다고 하지만 환경의 힘이란 참으로 크다.
저 왕자 역시 사람의 자식이 아닌가?”
孟子曰:
맹자가 (계속하여) 말했다.
｢王子宮室̖ 車馬̖ 衣服多與人同, 而王子若彼者, 其居使之然也; 況居天下之廣居者乎?
“왕자의 궁실이나 수레, 의복도 많은 사람과 같다. 그런데도 왕자는 저렇게 크게 보인다. 그가 거처하는 곳이 그렇게 만든 것이다. 하물며 천하의 넓은 곳에 살고 있는 사람에게 있어서랴.
魯君之宋, 呼於垤澤之門. 守者曰: ��此非吾君也, 何其聲之似我君也? �� 此無他, 居相似也. ｣
노 나라 임금이 송 나라에 갔을 때 질택 성문의 문지기를 불렀다.
문지기가 말하기를 ‘그대는 우리 임금이 아닌데도 어쩌면 그 소리가 우리 임금과 그렇게 같을까?’하였다.
이것은 다름이 아니라 거처하는 환경이 같기 때문이다.”
* 1972년 내가 호크 기획장교로 임명되었을 때[임성삼; 이 사람이 아직 30세가 되지 않았을 때였습니다.), 나는 호크의 제작사인 레이시온사가 아람코(ARAMCO, 아라비아-미국 석유회사; 1970년대에 아람코는 점차 사우디 정부에 의해 인수되었고 결국 100% 사우디 회사가 되었다.)와 같은, 즉 도전할 수 없는 세력이라는 것을 알았다. ......
레이시온사는 1966년 호크 미사일을 사우디가 도입하게 하려는 목적으로 사우디에 진출했다. 어떤 사우디인도 이 첨단 무기가 어떻게 작동되는지 이해하지 못한다는 단순한 이유 때문에 이 무기는 사우디가 관할하지 못했다. 레이시온사가 미사일 및 그 부속품을 제공하고 유지를 담당했다. 레이시온의 기술자들이 방공기지들과 중앙 정비소에 배치되었다. 레이시온은 훈련 교관도 제공했다. 그들이 계약을 이행해 나갔고, 우리의 감독은 거의 없다시피 했다. 다시 말하면 우리는 모든 종류의 레이시온의 기사(技師), 레이시온의 교관, 레이시온의 경영자, 레이시온의 기술자들에 전적으로 의존했다.
이 회사의 본부가 설치되어 있던 제다에는 그 직원들만이 사는 백여 채 이상의 빌라 단지가 있었다. 강건하고 실질적인 미국인인, 레이시온의 총지배인인 글랜 그럽스씨의 허가 없이는 사우디인 어느 누구도 이 단지에 출입할 수 없었다. 작은 학교와 병원도 있었다.
통제의 계통도 그들에게 무척 유리했다. 이 회사의 대표인 그립스씨는 술탄 왕자와 직접 접촉했고, 경우에 따라서는 국왕과도 접촉하곤 했다. 방공학교의 교장과 같은 사우디의 고위 장교가 이 대표를 면담하기 위해서는 회사 사무실까지 가서 면담을 신청해야 했다. (나는 이 관례를 바꾸었다.)
... “지금부터 우리는 당신의 사무실에서 만나지 않게 될 것입니다. 만일 귀하가 나를 만날 필요가 있다면 내 사무실에서 만납시다.”
<사막의 전사, 칼레드 빈 술탄(90년 중동전쟁의 사우디측 총 지휘관)/패트릭 실, 민예원, 1997>
11월 13일 월 요일
자기 자신을 친구로 삼으면 중요한 문제이건 아니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자신의 지력(智力)과 판단력이 위험한 길을 우회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을 알고 있다면 누구의 도움도 받을 필요가 없다. <그라시안, 1601∼1658>
곡구서재에서 양보궐에게 드리다
錢起(전기)
泉壑帶茅茨,(천학대모자), 샘물과 골짜기 옆에 띠 풀로 엮은 집
雲霞生薜帷.(운하생벽유). 구름과 노을 벽려풀로 둘러싸인 휘장에서 피어난다
竹憐新雨后,(죽련신우후), 대나무는 비 내린 뒤 새롭고
山愛夕陽時.(산애석양시). 산은 해질 때 더욱 좋다
閑鷺棲常早,(한노서상조), 한가한 애오라비 물새는 항상 일찍 깃들고
秋花落更遲.(추화낙갱지). 가을꽃은 떨어짐이 더욱 늦어진다
家童掃蘿徑,(가동소나경), 아이는 여라 덩굴 무성한 길을 쓸고
昨與故人期.(작여고인기). 어제는 친구와 약속이 있었네
37. 알맹이 없는 예모(禮貌)
孟子曰: ｢食而弗愛, 豕交之也; 愛而不敬, 獸畜之也.
맹자가 말했다.
“먹이기만 할 뿐 사랑이 없다면 돼지를 기르는 것과 같다.
사랑은 하지만 존경하는 마음이 없으면 짐승을 기르는 것과 같다.
恭敬者, 幣之未將者也.
공경한다는 것은 예물이나 선물을 보내는 것이 아니다.
恭敬而無實, 君子不可虛拘. ｣
공경하는 체하며 참된 마음이 없는 그런 허식에 군자가 얽매여서는 안 된다.
* 협상을 수행하면서 나는 몇 가지 기본적인 협상의 요령을 알게 되었다.
그 중 하나는 첫인상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협상 당사자의 강점과 약점이 결판나는 순간이다. 상대방에게 깊은 인상을 주고, 주도권을 잡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테이블 건너편의 상대방이 이쪽 협상자가 재능 있는 사람이며, '내면'으로 많은 것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이해하게끔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만 된다면 협상자가 자신의 스타일대로 협상을 진행시켜 나가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나는 본다. 어쨌든 이것이 내가 협상에 임하고 싶었던 방식이었다.
[임; 글쎄요. 이 저자와 같이 속에 든 것이 없는 사람은 '내면'에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이 곧 드러납니다. 그 뒤에는 오히려 손해를 본다고 생각합니다.]
<사막의 전사, 칼레드 빈 술탄/패트릭 실, 민예원, 1997>
11월 14일 화요일
부도덕 중의 으뜸은 자기가 모르는 직업을 가지는 것이다. <나폴레옹, 1769∼1821>
[임성삼; 특히 그 직업이 정치일 경우 문제가 아주 심각해집니다.]
어느 가을날 대궐로 가다가 동관역루에서 짓다
허혼(許渾)
紅葉晩蕭蕭,(홍섭만소소), 붉은 단풍잎, 저녁 되니 쓸쓸하여
長亭酒一瓢.(장정주일표). 높은 정자에서 술 한 잔을 마신다
殘雲歸太華,(잔운귀태화), 하늘에 남은 구름은 태화로 떠돌고
疏雨過中條.(소우과중조). 성긴 비는 중조를 지나간다
樹色隨山逈,(수색수산형), 나무의 빛 산 따라 멀어지고
河聲入海遙.(하성입해요). 냇물 소리는 바다로 흘러 아득하다
帝鄕明日到,(제향명일도), 서울엔 내일이면 가는데
猶自夢漁樵.(유자몽어초). 여전히 스스로는 어부 되고 나무꾼을 꿈꾼다
38. 육체외 색욕은 본성
孟子曰: ｢形色, 天性也; 惟聖人, 然後可以踐形. ｣
맹자가 말했다.
“육체와 색욕은 하늘에서 인간에게 내려준 본성이다.
그러나 성인만이 그것을 마음대로 다룰 수 있는 것이다.”
* 사우디아라비아로서는 1970년대가 거대한 흥분의 연대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심각한 우려의 시기이기도 했다. 흥분의 연대라고 하는 이유는 1973 년과 1979 년에 석유 가격의 폭등으로 우리가 부유해졌기 때문이었다. 내 기억으로 내가 성장하던 1950년대의 우리는 가난했었다. 그런데 갑자기 우리는 세상의 모든 것들을 구입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선진국이 되겠다는 우리의 꿈이 이제 막 실현되려 하고 있었다. 짧은 기간에 우리는 현대적인 도로와 통신 시설을 보유하게 되었으며 ...
1940년대에는 궁핍했고, 1950년대에는 검소했으며, 1960년대에는 편안했던 우리의 생활 수준은 지금은 풍요롭고 사치스러워졌다.
<사막의 전사, 칼레드 빈 술탄/패트릭 실, 민예원, 1997>
11월 15일 수요일
사람은 덕보다도 악으로 더 쉽게 지배된다. <나폴레옹, 1769∼1821>
고을 동녘을 바라보다(村東晩眺)
육유
飽食無營過暮年(포식무영과모년) : 배불리 먹으며 한 일 없이 한해가 저무는데
笻杖到處一蕭然(공장도처일소연) : 대지팡이 집고 이르는 곳마다 쓸쓸하여라
淸秋欲近露霑草(청추욕근노점초) : 팔월이 가까우니 이슬이 풀을 적신다
新月未高星滿天(신월미고성만천) : 초승달은 높지 않고 별은 하늘에 가득하다
遠火微茫沽酒市(원화미망고주시) : 멀리 불빛은 아득한데 시장에서 술을 사와
叢蒲窸窣釣魚船(총포실솔조어선) : 우거진 부들 풀 속에 낚싯배는 불안하다
哦詩每憾工夫少(아시매감공부소) : 시를 읊으며 공부가 부족함을 아파하며
又廢西窓半夜眠(우폐서창반야면) : 다시 서쪽 창문을 닫고 한밤에야 잠이 든다
39. 상(喪)의 단축
齊宣王欲短喪. 公孫丑曰: ｢爲吳之喪, 猶愈於已乎? ｣
제선왕이 상을 단축하고 싶었다. 공손추가 말했다.
“3개월의 상을 입는 것도 입지 않는 것보다 낫지 않습니까?”
孟子曰: ｢是猶或紾其兄之臂, 子謂之姑徐徐云爾, 亦敎之孝弟而已矣. ｣
맹자가 말했다.
“이것은 어떤 아이가 자기 형의 팔꿈치를 꼬집고 말하기를
‘할머니가 꼬집으려거든 살살 꼬집으라고 하셨어요’하는 것과 같다.
이것도 효제(孝悌)의 도리를 가르쳤다고 할 수 있겠는가?”
* <사막의 전사, 칼레드 빈 술탄/패트릭 실, 민예원, 1997>
여기서 미국이 사담에게 쿠웨이트와의 분쟁에서 무력을 사용하겠다고 명백히 경고한 적이 없었다는 점을 언급할 필요가 있다. ...
미 국무부의 극동 담당 차관보 존 켈리가 1990년 2월 바그다드를 방문했을 때, 그는 이라크와 쿠웨이트의 국경분쟁에 미국은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이와 유사하게, 이라크 주재 미국 대사 글래스피도 운명적인 7월 24일 늦은 밤의 사담과의 회견에서 “우리는 아랍, 즉 귀국과 쿠웨이트와의 국경분쟁과 같은 아랍 분쟁에 대해 어떠한 견해도 갖고 있지 않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미국의 공식적 지시에 분명히 충실했을 것이고, 사담도 그녀의 말을 믿었을 것이다. 침공이 임박한 며칠 동안 많은 미국 관료들 특히 7월 24일 국무부 대변인 마가렛 터틸러와 7월 31일 존 켈리는, 미국은 쿠웨이트와 방위조약을 맺지 않았고, 특별한 방위 공약도 한 적이 없다는 것을 새삼 강조했다. 이러한 잘못된 외교상의 신호들은 의도적이었든 아니었든 간에 의심할 여지없이 사담으로 하여금 행동을 고취하도록 고무시켰을 것이다.
11월 16일 목요일
상대방의 일을 화제로 삼는다면 상대방은 몇 시간이든지 귀를 기울여 줄 것이다. <디즈레일리, 1804~1881>
매화
육유
三十三年擧眠非(삼십삼년거면비) : 삼십삼 년을 돌아보니 잘못되어
錦江樂事祗成悲(금강악사지성비) : 금강의 즐거운 일 슬픔이 되었다
溪頭忽見梅花發(계두홀견매화발) : 시냇가에서 문득 매화 핀 것을 보니
恰似靑羊宮裏時(흡사청양궁이시) : 마치 청양궁 안에 있는 것 같도다
王子有其母死者, 其傅爲之請數月之喪. 公孫丑曰: ｢若此者, 何如也? ｣
왕자로서 그 어머니와 사별한 사람이 있었다.
시종은 몇 개월 만이라도 상을 입게 해주고 싶다고 왕에게 말했다.
공손추가 말했다.
“이런 경우는 어떻습니까?”
曰: ｢是欲終之而不可得也. 雖加一日愈於已, 謂夫莫之禁而弗爲者也.
맹자가 말했다.
“이런 경우는 3년상을 입으려 해도 그럴 수가 없다.
비록 하루라도 상을 입는 기간이 길면 입지 않는 것보다는 좋다.
앞에서 말한 것은 금지하는 사람이 없는데 상을 입지 않는 것을 일컬음이다.”
* <사막의 전사, 칼레드 빈 술탄/패트릭 실, 민예원, 1997>
장기간 사우디의 호의로 은혜를 입었던 (아랍의) 지도자들이 이제는 침략자의 편에 서서, 침략자에게 이익을 주는 방법으로 위기를 해결하려 했다. 후세인 국왕은 문 앞에 있는 사담의 군대를 이용하여 한때 자신의 증조부가 통치했던 히자즈의 재탈환을 꿈꾸고,
예멘의 사리 대통령은 우리의 국경 지방인 아시르 점령을 꿈꾸며,
쿠웨이트에 있는 수많은 팔레스타인인들은 유태인들로부터 팔레스타인 회복을 기대하며 사담의 보호 아래 쿠웨이크에 임시 고국을 건설하려 한다는 것을 상상하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았다.
이들 지도자들은 사전에 사담의 계획을 알고 있었을까? 우리는 아직 명확한 대답을 모르고 있다.
11월 17일 금요일
지혜를 짜내려고 애쓰기보다는 먼저 성실하라. 사람의 지혜가 부족해서 일에 실패하는 일은 적다.
사람에게 늘 부족한 것은 성실이다. 성실하면 지혜도 생기지만 성실치 못하면 있는 지혜도 흐려지는 법이다. <디즈레일리, 1804~1881>
가을 흥취
杜甫(두보)
千家山郭靜朝暉(천가산곽정조휘) : 산성의 일천 집들에 아침 햇살 고요한데
日日江樓坐翠微(일일강루좌취미) : 날마다 강가 누대에서 푸른 산기운 속에 앉아본다
信宿漁人還汎汎(신숙어인환범범) : 이틀 밤을 지낸 어부 다시 배를 띄우고
淸秋燕子故飛飛(청추연자고비비) : 맑은 가을에 제비는 일부러 하늘을 난다
匡衡抗訴功名薄(광형항소공명박) : 광명처럼 간언을 올렸지만 공명은 낮았다
劉向傳經心事違(유향전경심사위) : 유향처럼 경전을 전하려 하나 마음과 일이 어긋나네
同學少年多不賤(동학소년다불천) : 어린 시절 같이 공부한 이들 모두 부귀하여
五陵衣馬自輕肥(오릉의마자경비) : 오릉 땅에 살면서 옷과 말은 빠르고 살찐 것들이라네
40. 교육의 다섯 가지
孟子曰: ｢君子之所以敎者五:
맹자가 말했다.
“군자가 교육하는 데는 다섯 가지가 있다.
有如時雨化之者,
때 맞추어 내리는 비처럼 만물을 감화시키는 법,
有成德者, 有達財者,
덕성을 완성하는 법, 재능을 함양하는 법,
有答問者,
의문에 해답을 주는 법,
有私淑艾者.
앞 사람의 덕을 사모하여 스스로 학습하는 법의
此五者, 君子之所以敎也. ｣
다섯 가지가 군자가 사람을 교육하는 법이다.”
* <사막의 전사, 칼레드 빈 술탄/패트릭 실, 민예원, 1997>
내가 기억하기로, 부시 대통령과 베이커 국무장관은 각자 다른 시간대에 다른 내용의 전쟁 목표를 발표함으로써 일부 미국과 서방 논평가들의 비판을 받았다.
사우디아라비아 방어가 주요 목표였던가? 아니면,
쿠웨이트 합병을 원상태로 돌리는 것이 목표였던가? 아니면,
중동 원유에 대한 서방의 접근을 보장받는 것이 목표였던가? 아니면,
미국인의 일자리를 보호하는 것이 목표였던가? 아니면
사담의 전쟁무기, 특히 그의 핵 및 생화학 능력을 파괴시키는 것이 목표였던가? 그것도 아니면
단순히 침략자를 응징하고 유엔의 권위를 유지하는 것이 목표였던가?
이러한 모든 목표들이 따로따로 발표되었다는 사실은 혼란을 초래하고 심지어는 정직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비난을 받게 되었다.
11월 20일 월요일
한사람이나 집단이나 군중이든 큰 공포감에 떨고 있는 대상에게
인도적인 행동과 분별있는 생각을 기대하는 것을 어려운 일이다. <버트랜드 러셀 Bertrand Arthur William Russell, 1872∼1970>
술을 마시고(飮酒)
陶淵明(도연명)
結廬在人境(결려재인경) : 변두리에 초가집 지어 사니
而無車馬喧(이무거마훤) : 날 찾는 수레와 말의 시끄러운 소리 없다
問君何能爾(문군하능이) : 묻노라, 어찌 이럴 수 있는가
心遠地自偏(심원지자편)
: 마음이 욕심에서 멀어지니, 사는 곳도 구석지다
採菊東籬下(채국동리하) : 동쪽 울타리 아래 국화꽃을 따며
悠然見南山(유연견남산) : 편안히 남산을 바라본다
山氣日夕佳(산기일석가) : 산기운은 저녁 햇빛에 더욱 아름답고
飛鳥相與還(비조상여환) : 나는 새들 서로 더불어 둥지로 돌아온다
此間有眞意(차간유진의) : 이러한 자연 속에 참다운 삶의 뜻이 있으니
欲辨已忘言(욕변이망언) : 말로 표현하려해도 할 말을 잊었네
[임성삼; "채국 동리하, 유연견남산"은 중국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구절 중 하나입니다.]
41. 교육이란
公孫丑曰: ｢道則高矣, 美矣, 宜若登天然, 似不可及也. 何不使彼爲可幾及而日孶孶也? ｣
공손추가 말했다.
“도란 너무 높고 아름답습니다.
마치 하늘에 오르라고 하는 것 같아 도저히 미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누구나 힘써 노력하면 가능할 수 있도록 조금 방법을 바꿀 수는 없습니까?”
[임성삼;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학생들이 원하는 바입니다.]
孟子曰: ｢大匠不爲拙工改廢繩墨, 羿不爲拙射變其彀率.
맹자가 말했다.
“큰 목수는 제자가 서투르더라도 먹줄을 그들을 위해 바꾸지 않는다.
(활 잘 쏘는) 예(羿)는 제자들을 위해 활 당기는 것을 줄였다 늘였다 하지 않는다.
[임성삼; 고집불통 선생님의 말입니다.
그러나 진실입니다.]
君子引而不發, 躍如也. 中道而立, 能者從之. ｣
활을 당겨 화살을 쏘아 보내듯이 하면 화살은 과녁에 가 당장 꽂힐 듯이 보인다.
군자가 길 중간에 서 있으면, 따라오고 싶은 사람은 다 따라온다.”
//
* <이순신의 난중일기>
-
정유년 5 월 8 일: 원균이 온갖
계략을 다 써서 나를 모함하려 하니 이 역시
운수인가. 뇌물짐이 서울로 가는 길을 연잇고 있으며,
그러면서 날이 갈수록 나를 헐뜯으니, 그저 때를 못
만난 것이 한스러울 따름이다.
적군과 싸워서는 한 번도 진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 편에게는 어쩔 수 없으셨습니다.
알렉산더 대왕의 말이라고 기억합니다.
"나는 일생 23번 암살당할 뻔 하였다. 그 중 13번은 우리 편에 의한 암살 시도였다.]
- 이순신이 자신의 일기에서
몸이
불편하다든지 병에 걸린 것을 언급한 대목이 180여 회에 이른다.
1597 년 8 월 21 일: 새벽 2 시쯤 곽란이
일어났다. 차게 한 탓인가 하여 소주를 마셔
다스리려 했다가 인사불성(人事不省)에 빠져 거의
구하지 못할 뻔했다. 토하기를 10여 차례나 하고
밤새도록 고통을 겪었다.
8 월 22 일: 곽란으로 인사불성,
기운이 없고 또 뒤도 보지 못하였다.
8 월 23 일: 병세가 몹시 위급하여
배에서 거처하기가 불편하고 또 실상 전쟁터도
아니므로 배에서 내려 포구 밖에서 묵었다.
- 난중일기엔 술 마신 기록이 140여
회나 나온다. 그는 속앓이를 하면서도 술을 즐겨
했다.
- 난중일기엔 탈영한 군인들을
잡아와서 처형하고 엉터리 보고를 한 군관에게
곤장을 치는가 하면 뇌물을 받고 전선(戰船)을
빌려준 군인들을 처벌하는 등의 벌주는 기록이 110여
회나 등장한다. 이순신은 결코 자애로운 장군이
아니었다. 아랫사람들의 실수를 엄격하게 다스렸다.
군대를 기피하려는 사람들이 많고 군수(軍需) 공급은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서 군기(軍紀)를 엄정하게
잡아가자니 강력한 체벌이 동원되었으리라.
- 이순신의 일기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그의 행동은 활쏘기이다. 270여 회.
<한국의 명문, 조갑제, 월간조선사,
2001 년 7 월>
11월 21일 화요일
행복의 비밀은 자신의 관심을 되도록 널리 지니고,
흥미를 끄는 사항이나 인물에 대해서 되도록 호의적으로 반응하는 것이다. <버트랜드 러셀 Bertrand Arthur William Russell, 1872∼1970>
분을 적다(書憤)
육유(陸游, 1125∼1210, 중국 송나라 시인이며 우국지사)
早歲那知世事艱(조세나지세사간) : 젊을 때야 어찌 세상 일 어려운 줄 알리오
中原北望氣如山(중원북망기여산) : 중원을 북으로 바라보아 기상은 산과 같았다오
樓船夜雪瓜洲渡(루선야설과주도) : 다락배 타고 과주도에서 밤눈을 맞았고
鐵馬秋風大散關(철마추풍대산관) : 철마 타고 대산관에서 가을 바람 맞았다네
塞上長城空自許(새상장성공자허) : 변방의 긴 성에서 공연히 스스로 뽐내었는데
鏡中衰鬢已先斑(경중쇠빈이선반) : 거울 속 노쇠한 살떡이 벌쩍 반백이 되었구나
出師一表真名世(출사일표진명세) : 출사표 한 작품은 진정 세상에 이름났으니
千載誰堪伯仲間(천재수감백중간) : 천 년 동안 누가 우열을 겨룰 수 있으리오
42. 천하의 도
孟子曰: ｢天下有道, 以道殉身; 天下無道, 以身殉道.
맹자가 말했다.
“천하에 도가 있을 때는 도를 내 몸의 동반자로 하여 크게 활약하면 된다.
천하에 도가 있지 않을 때는 도를 꿰뚫기 위해 내 몸을 버리는 것이다.
未聞以道殉乎人者也. ｣
인간의 욕심 때문에 도(道) 그 자체를 희생했다는 말은 들은 적이 없다.”
* 장은수(황금가지 편집부장)씨는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좋은 문장을 무조건 암기하는 단계가 필요하다고 했다.
외국에서도 고급
교육을 행하는 곳치고 고전을 암기시키지 않는 곳은
없다는 것이다. 그는 <동문선(東文選)>, <열하일기(熱河日記)>
등을 암기할 만한 고전(古典)으로 추천했다.
<전반적으로 글쓰기 과정을
개혁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본 텍스트를 외우게 하는
과정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초등학교에서
시(詩) 300 편을 외우게 하든가, 좋은 문장을 고르고
골라 300 편을 외우게 한다든가 그러면 글쓰기의
수준이 지금보다 훨씬 더 높아질 것입니다. 영미(英美)권의
일급 교육기관에서는 라틴어로 된 시(詩)와,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외우게 합니다. 제가 보기엔
조선시대 선비들보다 우리 시대의 지식인들이
평균적으로 글을 훨씬 못 씁니다. 아는 건 더 많을지
모르지만 글의 품격 같은 것이 현저히 떨어집니다.>
장(張)씨는 교과서 개혁이
시급하다고 본다. 어린이들이 학교에 들어간 후
교과서에서 처음 배우는 내용이 <바둑아 놀자>
등인 것이 불만이다. 조선시대의 어린이들은 일찍이
천자문이나 소학을 외웠다. 천자문 안에는 깊은 뜻이
담겨 있어 그걸 외워두면 두고두고 도움이 되었다는
것이다.
<최순우; 한국의 명문, 조갑제,
월간조선사, 2001 년 7 월>
11월 22일 수요일
행복하게 되는 것은 간단하다.
불만에 자기가 속지 않으면 된다. <버트랜드 러셀 Bertrand Arthur William Russell, 1872∼1970>
금도금 칼을 노래하다(金錯刀行)
육유(陸游)
黃金錯刀白玉裝(황금착도백옥장) : 황금 도금한 칼을 백옥으로 장식하니
夜穿窗扉出光芒(야천창비출광망) : 밤에는 창문 뚫고 빛을 내는구나
丈夫五十功未立(장부오십공미립) : 사나이 나이 오십에 아직 공을 못 세워
提刀獨立顧八荒(제도독립고팔황) : 칼 뽑아 홀로 서서 사방을 둘러본다
京華結交盡奇士(경화결교진기사) : 서울에서 사귄 사람 모두가 뛰어난 선비
意氣相期共生死(의기상기공생사) : 의기로 생사를 함께하자 서로 기약하였다네
千年史冊恥無名(천년사책치무명) : 천 년 역사책에 이름 없음은 부끄러우니
一片丹心報天子(일편단심보천자) : 일편단심 천자에게 마음으로 보답하려네
爾來從軍天漢濱(이래종군천한빈) : 근래에 군을 따라 변방까지 멀리 오니
南山曉雪玉嶙峋(남산효설옥린순) : 종남산은 새벽눈으로 옥산으로 변하였구나
嗚呼！楚雖三戶能亡秦(오호！초수삼호능망진) : 아아, 초나라 세 집이 강한 진나라를 멸망시킬 수 있다는데
豈有堂堂中國空無人(기유당당중국공무인) : 어찌 당당한 중국에 어찌 사람이 없다고 하겠는가
43. 물어보아도 답하지 않는 경우
公都子曰: ｢滕更之在門也, 若在所禮. 而不答, 何也? ｣
공도자가 물었다.
“등갱이 선생 문하에 있을 때 예절로써 대우할 만한 입장에 있었던 것 같은데
(그의
물음에 선생이) 답하지
않았던 것은 무엇때문입니까?”
孟子曰: ｢挾貴而問, 挾賢而問, 挾長而問, 挾有勳勞而問, 挾故而問, 皆所不答也. 滕更有二焉. ｣
맹자가 말했다.
“지위를 빙자해서 묻고,
현명함을 빙자해서 묻고,
연장자라는 것을 빙자해서 묻고,
공훈이 있었다는 것을 빙자해서 묻고,
전부터의 연고 관계를 빙자해서 묻는,
이 다섯 가지 경우는 대답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등경은 이 중 두 가지를 갖추고 있었다.” //
*
과학적 활동은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인간
최고의 창조적 활동이다. 어떤 시인도 과학자에
의해서 제시된 진리와 맞먹을 만한 꿈을 본 적은
없다. 이같은 진실 앞에서는 보잘것없는 꿈은
점점 부조화(不調和)한 것이 되고, 귀중한 꿈은
점점 존중된다. 참으로 꿈의 세계는 진실한
세계와 함께 성장하는 것이다. 참다운 시(詩)의
요람은 무지(無知)가 아니라 지식이다.
-
과연 과학자의 창조적 활동은 어느 정도의 파괴를
수반할 것인가?
인류
최대의 건설자에게는 멸망시켜야 할 것을
멸망시키는 것이 허락되어야 한다.
파괴는 되도록 적게 해야 하나, 추악한 것을, 부정(不正)을,
미신을, 과거의 거추장스러운 미련만을
박멸하도록 그들에게 허락하라. 악마의 꿈을
박멸하도록 그들에게 허락하라. 그리고 우리의
미래의 희망인 순수한 꿈을 세우도록 그들에게
허락하라.
-
과학적 노력을 인간적인 것으로 만드는 유일한 길은
과학에 약간의 역사적 정신을 주입하는 것이다. 즉
과거에 대한 존경의 정신, 모든 사실에 대한 선의(善意)의
목격자에 대한 존경의 정신을 가지는 것이다.
-
현재는 추상적인 과학일지라도, 과학의 발생과
성장의 과정은 본질적으로 인간적이다. 모든 과학적
성과는 인간성(humanity)의 소산이며, 인간적인 힘의
증거이다.
인간
자신의 노력에 의해서 계시(啓示, 열
계)된 우리가 생각조차 할 수 없는 무한대(無限大)
크기의 우주도 순 물리학적 방면을 제거하면 인간을
쪼그라들게 하지는 않는다. 이 무한대의 우주는
인간의 사상과 생활에 한층 깊은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세계를 조금 더 잘 이해할 때마다
우리들은 그 세계와 우리들과의 관계를 더욱
예민하게 인식할 수가 있다.
[대표작;
과학사 서설. 전 3권. 각 권 1000여 쪽.]
11월 23일 목요일
행복한 생활이란 대체로 고요한 생활이어야 한다.
왜냐하면 고요하다는 그 분위기 속에서만 참다운 환희가 살아날 수 있기 때문이다. <버트랜드 러셀 Bertrand Arthur William Russell, 1872∼1970>
산서촌을 유람하고(游山西村)
육유(陸游)
莫笑農家臘酒渾(막소농가랍주혼) : 농가의 납주가 텁텁하다 비웃지 말라
豊年留客足雞豚(풍년류객족계돈) : 풍년이라 손님 머물러도 닭과 돼지 충분하다
山重水複疑無路(산중수복의무로) : 산 첩첩 물이 겹겹하여 갈 길 없다 싶었지만
柳暗花明又一村(류암화명우일촌) : 버들색 짙고 꽃 빛 밝으니 또 하나의 고을이 있었구나
蕭鼓追隨春社近(소고추수춘사근) : 피리 불고 북치며 따르니 춘사가 가까워라
衣冠簡朴古風存(의관간박고풍존) : 의관이 소박하고 간단하니 고풍이 남았구나
從今若許閒乘月(종금약허한승월) : 지금부터 한가로이 밤 마실 허락된다면
拄杖無時夜叩門(주장무시야고문) : 지팡이 짚고 무시로 밤에라도 문 두드리리라
44. 성급한 사람
孟子曰: ｢於不可已而已者, 無所不已; 於所厚者薄, 無所不薄也.
맹자가 말했다.
“그만두어서는 안될 때 그만두는 사람은 모든 일에 끝을 보지 못한다.
정성껏 해야 할 자리에 별로 힘을 쓰지 않는 사람은 무슨 일이고 성의가 없다.
其進銳者, 其退速. ｣
성급하게 앞으로 나가는 사람은 그만두는 것도 빠르다.”
*
과학은 전능(全能)이 아니다
우리의
시대에는 생리적 노령(老齡)과
자연사를 달성한 기회가 전혀 없다. 그러나 젊은
사람들이 이 목적을 향해 몇 걸음 전진한다고 하는
기대에 참다운 위안을 느끼는 바이다. 우리의
세대는 세대가 새로워질수록 과제의 최종적인
해결이 점점 다가오며, 그리고 인간들이 참다운 선(善)을
달성할 날이 언젠가는 찾아오리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점진적인 진보는 아직도 많은 희생을 요구한다.
지금도 과학자들은 중요한 과제, 예를 들면 자기와
똑같은 인간의 몸의 치료나 생명의 구조에 관한
의학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기들의 건강은커녕
때로는 생명까지도 희생하고 있다.
최종적인
목적의 달성을 위해서는 ‘과학이
전능(全能)이 아니며, 과학의 전능에 대한 뿌리 깊은
편견이 해로운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을 모든
사람이 믿어야 한다. 또 견고하게 확립된 것같이
보이는 현대의 많은 습관과 제도를 변경하여야 한다.
그러나 모두에게 보급된 습관을 포기한다거나,
교육의 전체 체계(體系)를 변경하는 것은 오랜
기간에 걸친 엄격한 노력이 필요하다.
인간
생활 과제의 해결은 필연적으로 도덕의 기초를 더욱
정확하게 정의(定義)하도록 요청할
것이다. 도덕은 직접적 만족이 아니며, 정상적인
생활환경의 성취를 그 목적으로 해야 한다.
이
결과를 달성하기 위해 인간은 지금보다도 더욱 많이
서로 힘을 도와야 한다. 모든
사람들은 현재보다도 훨씬 정도가 높은 교육을
받아야만 한다. 그리고 그렇게 함으로써 전체
사회제도를 현저하게 개량하지 않으면 안 된다.
<엘리
메치니코프 Elie Metchnikoff, 러시아-프랑스, 파스퇴르
연구소 소장, 1845~1916>
[해설;
면역학을 발전시키고, 그 공적으로 1908년에
화학요법의 창시자 에를리히(Paul Ehrlich, 1854~1915)와
함께 노벨 생리 의학상을 받았다. 인간의 노쇠기구에
대한 연구로도 유명하며, 특히 장내세균의 독소가
노쇠를 촉진한다고 강조, 젖산균의 효용에 기대를
걸었다.]
11월 24일 금요일
행복 하려는 것은 권리이다.
그러나 인간에게는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한 알고 싶은 것을 배우고,
자신에게 최고의 기쁨을 가져다 줄 재능과 능력을 연마해야 함이 분명히 요구된다.
<버트랜드 러셀 Bertrand Arthur William Russell, 1872∼1970>
[임성삼; 인간의 권리와 의무를 정리해 놓았습니다.]
밤에 병서를 읽으며
육유(陸游)
孤燈耿霜夕(고등경상석) : 외로운 등불은 저녁 서리에 번쩍이고
窮山讀兵書(궁산독병서) : 깊숙한 산 속에서 병서를 읽는다
平生萬里心(평생만리심) : 평생의 만리 강산을 그리는 마음
執戈王前驅(집과왕전구) : 창을 잡고 임금님 앞에서 달리고 싶다
戰死士所有(전사사소유) : 전쟁에서 죽는 것은 선비에게 있는 일
恥復守妻孥(치부수처노) : 다시 처자나 지키는 일 부끄럽도다
成功亦邂逅(성공역해후) : 공업을 이루는 일도 어렵게 만나는 것
逆料政自疏(역료정자소) : 성공만 바라면 스스로를 다스림이 스스로 소홀해지리라
...
45. 군자의 하는 일
孟子曰: ｢君子之於物也, 愛之而弗仁; 於民也, 仁之而弗親. 親親而仁民, 仁民而愛物. ｣
맹자가 말했다.
“군자는 만물을 사랑하나, 백성에게 하듯 인(仁)으로 하지는 않는다.
백성에게는 인으로 대하나, 부모에게 하듯 친근성을 나타내지 않는다.
부모에게는 친밀히 대하고, 백성에게는 인으로 대한다.
백성에게는 인으로 대하고, 사물에게는 애정을 쏟는다.”
*
역사란 좋은 일 한 사람은 칭찬하고 나쁜짓 한
사람은 비판하는, 즉 포폄(褒貶)을 위주로 하는
학문이다. 그동안 필자는 이 시대[임성삼; 이 분이
연구하시는 남북조시대]를 살았던 몇 명의
인사를 주제로 잡아서 글을 쓴 적이 있었지만,
그들에게 매를 가했다기보다 칭찬만 해주었다.
그래서 어떤 교수는 나더러 저 세상이 가면 신발
벗은 채로 마중 나올 사람이 몇 명은 될 것이라 농을
하곤 한다.
사실
모래알같이 많은 역사상의 인물 중에 굳이 질 나쁜
사람을 잡아 그를 분석하면서 괜히 흥분하는 것보다
마음에 드는 사람을 잡아 그를 분석하여 이해해 주고
칭찬해 줌으로써 기분 좋은, 즉 ‘처남
좋고 매부 좋은’ 일을 마다할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남들에게
본의 아니게 욕 먹던 사람, 혹은
원통하게 죽은 사람, 열심히 살았으나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사람들의 생애를 분석하여 그간의
오해를 풀어 주고, 정당한 평가를 해주는 것도 역사
공부 하는 쏠쏠한 재미의 하나일 것이다.
<영웅시대의
빛과 그늘 1, 박한제, 사계절, 2003>
11월 27일 월요일
교육의 참된 목적은 사람들에게 선한 일을 하도록 간청할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선한 일을 하는 그 자체에서 기쁨을 발견하도록 하는데 있다.
정의를 지키게 할 뿐만 아니라
정의에 대해서 목마르게 희구하도록 만드는 데 있다. <존 러스킨 John Ruskin, 1819∼1900>
유월 십사일 동림사에서 묵으며
육유(陸遊)
看盡江湖千萬峰(간진강호천만봉) : 온갖 강과 호수, 산봉우리 다 구경해도
不嫌雲夢芥吾胸(불혐운몽개오흉) : 운몽택 호수가 겨자처럼 내 가슴에 드는 것, 싫지 않다
戱招西塞山前月(희초서새산전월) : 서새산 앞에 뜬 달을 장난삼아 불러다가
來聽東林寺裏鐘(내청동림사리종) : 돌아와 동림사의 종소리 함께 듣는다
遠客豈知今再到(원객기지금재도) : 오늘 다시 온 줄 멀리서 온 나그네가 어찌 알리오만
老僧能記昔相逢(노승능기석상봉) : 동림사 노승은 옛날 만난 일을 기억하고 있구나
虛窓熟睡誰驚覺(허창숙수수경각) : 창 열어두고 깊은 잠 든 것을 누가 깨우리
野碓無人夜自舂(야대무인야자용) : 아무도 없는 들녘, 물방아는 밤에도 혼자 방아찧는다
46. 우선 해야 할 임무
孟子曰: ｢知者無不知也, 當務之爲急; 仁者無不愛也, 急親賢之爲務. 堯舜之知而不吳物, 急先務也; 堯舜之仁不吳愛人, 急親賢也.
맹자가 말했다.
“지자(知者)는 모르는 것이 없다. 사무를 맡으면 서둘러서 한다.
인자는 사랑하지 않는 것이 없다. 급히 현명한 사람과 친해지기를 노력한다.
요 임금이나 순 임금 같은 지혜라도 만물을 골고루 사랑하기 전에 우선 해야 함을 서두른다.
요 임금이나 순 임금 같은 인(仁)이라도 모든 사람을 골고루 사랑하기 전에 우선 현명한 사람과 친해지기를 서두른다.
不能三年之喪, 而緦小功之察; 放飯流歠, 而問無齒決, 是之謂不知務. ｣
3년에 걸친 부모의 상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면서, 3개월 동안 입는 상복이나 2개월 상에 대하여 자잘하게 살핀다. 밥을 마구 퍼먹고 국물을 훌훌 들이키면서 마른 고기를 이로 끊어 실례되지 않도록 하라고 문제삼는다. 이것이야말로 먼저 해야 할 일을 모르는 것이다.”
*
혁련발발은 일반적인 축성 방법인 판축법을
채용하긴 했지만 모래, 점토, 그리고 탄산칼슘을
사용하여 고대판 콘크리트 성을 쌓았다. 그 궁성의
성벽이 얼마나 단단했는지 그 벽을 숫돌로 삼아 칼과
도끼를 갈았다고 한다.
혁련발발을 기록한 역사서는 그를 매우 잔인한
통치자로 표현하고 있다. 쌓은 성벽에 송곳이 한 치(寸)만
들어가도 그곳을 축조한 자를 그 자리에서 죽이고,
그 성벽 속에 넣어 같이 쌓았다는 것이다.
혁련발발은
성벽만 그렇게 지었던 것이 아니었다.
무기를 만드는 데에도 완벽을 기했다. 갑옷을 만드는
기술자에게는 화살이 갑옷을 뚫고 들어가면 죽였다.
화살을 만드는 자에게는 화살이 갑옷을 뚫지
못하면 죽였다.
성벽을
만들고 무기를 만드는 데 그렇게 철저했던 그가
백성을 보살피는 데도 그처럼 신경을 썼더라면,
그의 운명은 달라졌을까?
혁련발발은 425년 자기가 쌓은 성에서 45세에 병사했다. 그에 대한 당시의 평가는 두 갈래로 나뉜다.
“정벌이 있을 뿐 전쟁은 없었다”는 지적처럼 그의 전략이 한나라 창업주 유방이나 위나라의 조조보다도 뛰어났다는 평가가 있는 반면, 윗사람을 섬기는 데는 태만하고, 아랫사람을 부리는 데는 잔인하고 탐욕스럽고 행동이 가볍다는 평가가 그것이다. 사실 그의 행동을 보면, 그 두 가지 평가가 모두 합당한 면이 있다. 보호자이자 장인이었던 몰혁우를 죽인 비정한 일면이 있는가 하면, 그를 사지에서 구출해 준 질간아리를 끝까지 믿고 중용하기도 했다.
사람을
평가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가 조정의
일을 처리하기 위해 꼭두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먹는
것도 잊었다는 기록에서처럼 그는 선대가 못 이룬
통일 과업, 아니 숙적 북위와의 경쟁에서 패하지
않기 위해 동분서주했던 사람이다. 그가 사람을
부림에는 혹독, 잔인했다고 하지만, 혼군(昏君)의
대명사처럼 되어 있는 황음(荒淫)에 대한 기록이
없는 것이 그 점을 말해준다.
<영웅시대의
빛과 그늘 1, 박한제, 사계절, 2003>
11월 28일 화요일
너의 정직은 종교나 정책에 기초해서는 안 된다.
너의 종교와 정책이 정직에 기초해야 한다. <존 러스킨 John Ruskin, 1819∼1900>
격양가(擊壤歌)
무명씨(無名氏)
日出而作(일출이작) : 해 뜨면 나가 농사 짓고
日入而息(일입이식) : 해 지면 들어와 쉬노라
鑿井而飮(착정이음) : 우물 파서 물 마시고
耕田而食(경전이식) : 밭 갈아서 음식 먹으니
帝力何有于我哉(제력하유우아재) : 황제의 힘이 내게 무슨 필요 있으리오
[임성삼; 중국 역사책에 나오는 가장 오래된 시라고 생각합니다.]
孟子集注卷十四
盡心章句下
1. 어질지 못한 양혜왕
孟子曰: ｢不仁哉, 梁惠王也! 仁者以其所愛及其所不愛, 不仁者以其所不愛及其所愛. ｣
맹자가 말했다.
“양혜왕은 어질지 못하다.
어진 사람은 인애(仁愛)의 덕으로 그 사랑하는 바를 사랑하지 않는 대상에게까지 미친다.
어질지 못한 사람은 사랑하지 않는 것으로 사랑하는 대상에까지 미치게 하려 한다.”
公孫丑曰: ｢何謂也? ｣ ｢梁惠王以土地之故, 糜爛其民而戰之, 大敗, 將復之, 恐不能勝, 故驅其所愛子弟以殉之, 是之謂以其所不愛及其所愛也. ｣
공손추가 말했다.
“무엇을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양혜왕은 토지 때문에 그 백성을 희생시켜가며 싸웠으나 크게 패하였다.
장차 보복을 하려고 해도 이기지 못할 것이 두려웠다.
그래서 사랑하는 아들을 내보내어 전쟁의 희생물이 되게 하였다.
이것이야말로 사랑하지도 않는 것으로써 사랑하는 것에게까지 미치게 한 것이다.”
<에픽테토스와의 대화, 아리아노스 엮음, 강분석 옮김, 사람과 책, 2001>
33.
사람들과의 관계와 대화에서
일반적으로 지켜야 할 태도
가장 보편적인 원칙은 침묵입니다.
침묵이 불가능하다면 꼭 필요한 말 몇 마디만을
하십시오. 그러나 그런 때에도 검투사, 경마, 운동
선수, 음식이나 옷치레 등 일상적인 주제는
삼가십시오. 특히, 다른 사람들을 화제에 올려
비난하거나, 칭찬하거나, 비교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가능하다면 아는 사람들과 적절한 방향으로
대화를 끌어 나가고, 우연히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
있게 되었을 때에는 침묵을 지키는 것이 좋습니다.
[임성삼; 이 말을 비롯해서, 아래의 모든 사항은 지금 21세기에도 교양인의 행동의 규범이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많이 웃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지나치게 자주, 그리고 큰 소리로 웃는 것도 피해야
합니다.
맹세의 말은 가능한 한 피해야 하며,
어쩔 수 없는 경우라도 끝까지 회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모르는 사람이 베푸는 모임에는
나가지 마십시오. 꼭 참석해야 할
경우에는 교양 없는 사람같이 보이지 않도록
주의하십시오. 아무리 깨끗한 사람이라도 불결한
사람과 자주 어울리다 보면 때가 묻는 법입니다.
음식, 술, 의복, 집,
노예같이 몸에 관계되는 것은 꼭 필요한 만큼만
취하십시오. 과시와 사치는 절대로 피하십시오.
그러나 쾌락에 빠진 사람을 비난하거나 꾸짖지는
마십시오. 스스로 쾌락을 멀리함을 자랑할 것도
없습니다.
만약
그대에 대해 나쁘게 말하는
사람이 있다는 말을 듣더라도 변명하지 마십시오.
그때는 그저 “그 사람이 그 이야기만 한 것을 보니
나머지 내 단점은 모르는 모양”이라고 넘기는 것이
좋습니다.
극장에 가는 것은 되도록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기회가 있어 연극을
보게 될 때에는 배우나 작품에 지나치게 열광하지
않도록 주의하십시오. 대수롭지 않은 장면이나
배우에 대해 환호하고 웃으며 지나치게 감정에
휩쓸리는 것도 피해야겠지요. 연극을 보고 난 후에도
자신의 인생에 도움이 될 만한 것이 아니라면 감상을
남발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연극에 깊이 빠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을 만나러 갈
때에는 그가 대문을 열어 주지 않을 수도 있으며 내
일에는 관심조차 없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십시오.
그럼에도 그를 꼭 만나야 한다면 어떤 모욕도 견딜
각오를 하고 그 같은 고통을 겪게 된 것에 불평하지
마십시오.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는 일로 인해
상처를 받는 것은 어리석은 사람들이나 하는
짓입니다.
여럿이 함께 있을 때에는 자신의
행적이나 어려움에 대해 떠들지 마십시오.
어려움을 털어놓는 사람은 속이 후련해질 수
있겠지만, 듣는 사람들은 괴롭다는 것을 생각해야
합니다.
좌중을 웃기려고 애쓰지 마십시오.
천박하게 보이기 쉬울뿐더러 남들에게 우습게
보이기 십상입니다.
성적인 이야기 또한 위험스런 습관입니다. 누군가 성적인 이야기를 꺼내려고 하면 적절히 때를 보아 저지하십시오. 이야기를 말리기 힘들다면 대꾸를 하지 말고, 얼굴을 붉히고 불쾌한 표정을 지어 못마땅하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십시오.
<에픽테토스와의 대화, 아리아노스 엮음, 강분석 옮김, 사람과 책, 2001>
11월 29일 수요일
모든 책은 일시적인 것과 영구적인 것,
두 종류로 분류된다. <존 러스킨 John Ruskin, 1819∼1900>
학
白居易(백거이)
人各有所好(인각유소호) : 사람은 각자 좋아하는 바가 있지만
物固無常宜(물고무상의) : 만물엔 항상 마땅하다는 건 없도다
誰謂爾能舞(수위이능무) : 학 네가 춤잘 춘다고 말하더냐
不如閒立時(부여한립시) : 한가로이 서있는 네 모습만 못하단다
2. 춘추(春秋)에 의로운 전쟁이 없다
孟子曰: ｢春秋無義戰. 彼善於此, 則有之矣.
맹자가 말했다.
“춘추에는 정의로운 전쟁이 없다. 저쪽이 이쪽보다 좀 낫다는 정도의 것은 있다.
征者上伐下也, 敵國不相征也. ｣
정벌이란 천자가 제후의 나라를 토벌하는 것이다. 같은 제후들끼리는 서로 치지 못하는 것이다.”
*
권력의 심리의 한 측면
확실히
사람들을 지배하는 일은 순전히 물질적인 의미에서 보면,
보다 더 우월한 힘의 표현이다. 만일 내가 다른 사람을
살해할 힘을 가지고 있다면, 나는 그보다는 ‘강한’ 것이다.
그러나
심리학적인 면에서 보면 권력에의 갈망은 강한 힘에서가
아니라, 도리어 약한 성질에 근거하고 있다.
그것은 자아(自我)로써는 홀로 살아갈 수가 없다는 것을
표시하고 있으며, 또한 진정한 힘이 결여되고 있을 경우에
제2차적인 힘을 얻고자 하는 절망적인 시도이기도 하다.
<프롬(Fromm,
E., 1900~1980)의 ‘자유로부터의 도피(1995)’에서>
11월 30일 목요일
살아서든 죽어서든 너의 책임을 완수하라. <존 러스킨 John Ruskin, 1819∼1900>
[임성삼; 이런 말이 19세기 중반에서 말까지의 힘 있는 영국을 만들어 내었습니다.]
와서 술마시는 게 더 좋아
백거이(白居易)
莫入紅塵去(막입홍진거) : 혼탁한 속세에 들지 말라
令人心力勞(영인심력노) : 마음과 정력을 헛되게 한다
相爭兩蝸角(상쟁양와각) : 달팽이 두 뿔 위에서 싸운들
所得一牛毛(소득일우모) : 얻는 것은 소 털 한 가닥 뿐이다
且滅嗔中火(차멸진중화) : 잠시 마음 속 불길 걷고
休磨笑裏刀(휴마소리도) : 웃음 뒤에서 칼 갈지 말아라
不如來飮酒(부여래음주) : 함께 와서 술이나 마시며
穩臥醉陶陶(온와취도도) : 편안히 누워 흥건히 취해보자
3. 경전도 다 믿을 수는 없다
孟子曰: ｢盡信書, 則不如無書.
맹자가 말했다.
“서경의
기록이라고 모두 믿는다면 차라리 읽지 않는 것이
낫다.
[임성삼; 모든 책이 마찬가지입니다.]
吾於武成, 取二三策而已矣.
‘무성’편만 하더라도 나는 두세 줄만 취할 뿐이다.
仁人無敵於天下. 以至仁伐至不仁, 而何其血之流杵也? ｣
어진 사람은 천하에 적이 없다. 지극히 어진 것으로 지극히 어질지 못한 것을 토벌하는 데, 어찌 절구공이가 피에 떠내려갈 수 있겠느냐?”
//
* [임성삼; 1990년 중동전의 이야기입니다.]
슈와츠코프는 자신의 군수참모인 데인 스탈링 소장의 말을 인용하고 있다. “100 번째인 듯 하지만 ... 사우디 측은 아직까지 우리의 어떠한 청구서에 대해서도 지불하지 않고 있다.” 그의 언급은 사우디 측이 불량 지불인이라는 의미를 명백히 함축하고 있다. 이는 사우디 측이 후하게 베풀었기 때문에 걸프전에서 자기의 임무를 매우 수월하게 수행한 한 명의 장군으로부터 나온, 세계에서 가장 인심이 후한 국가 가운데 하나에 대한 경악할만한 논평이다.
지원 협정 체결이 지연된 주요 이유는 우리에게 제시된 26억 달러의 계산서가 너무 엄청났다는 것이다. 나는 양측이 이에 대해 상세하게 조사하기 위한 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제의했다. 후에 밝혀진 바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그들이 지불해야 할 사우디로 보내는 인력과 보급품의 공중 및 해상 수송비용이 포함된 19억 달러를 합산해서 계산서를 부풀리려고 했다. 파드 국왕은 이 비용에 대한 지불을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사우디 왕국 내부에서의 수송 및 제반 경비에 대해서만 미국에 지불하겠다고 했었다.
비록 슈와츠코프는 자신이 재정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주장했었지만, 그는 거의 매일 돈을 받아 내기 위해 우리에게 2성 장군들을 보냈다. 하지만 나는 그로부터 그가 계산서를 부풀리지 말라고 국방부에 조언했었다는 말을 들었던 것이 생각난다. 그러나 그는 미국 국방부가 실제로 다음과 같이 응답했다고 부연했다. “계속 합시다. 만약 사우디가 지불한다면 좋은 것이고, 그렇지 못하다면 우리 미국 국방부가 그것을 부담할 것이오.”
그리고 마침내 그들이 부담했다. 내 참모 덕분에 잘못이 정정되었으며 11월 중순 협정이 조인되었다. (...)
다행스럽게도 나는 사우디 재무부로부터 사우디 내에서 미국 정부가 1990년 8월에서 10월 사이에 지출한 비용인 7억 6천만 달러를 상환하는 수표를 사우디 정부에서 받아 미국에게 넘겨줌으로써 그의 근심을 가라앉힐 수 있었다.
최초의 이 3개월간 미국 정부는 파고니스 중장을 대표로 하여 흥청망청 소비의 주연을 벌였다.
<사막의 전사, 칼레드 빈 술탄/패트릭 실, 민예원, 19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