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31일 금요일

   생명의 리듬에 맞추어 걷는 사람은 결코 지치지 않는다. (1946. 3. 8) <간디의 명상일기, 로망 롤랑외 신관용 역, 인왕출판사, 1989.>

 도산에서 달밤에 매화를 노래함

                        이황

홀로 기댄 산창(山窓)에 밤기운 찬데

매화 가지 끝에는 둥근 달이 뜨네.

이제 다시 미풍이 불어오지 않아도

맑은 향기 스스로 온 뜰에 가득해라.

나막신 끌며 뜰을 거니니 달이 따라오네,

매화 곁을 돌고 돌아 몇 바퀴나 돌았는지.

밤 깊도록 오래 앉아 일어날 줄 모르니

향기는 옷에 배고 그림자는 몸을 덮네.

이황; 1501(연산군 7)-1570(선조 3). 정 2 품 대제학. 

[임성삼: 이제 매화의 계절입니다.]

 오늘의 논어(論語) [제 7편 술이(述而)]

子曰: 飯疏食飮水, 曲肱而枕之, 樂亦在其中矣. 不義而富且貴, 於我如浮雲.

재왈: 반소사음수, 곡굉이침지, 낙역재기중의. 불의이부차귀, 어아여부운.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거친 밥을 먹고, 물마시고, 팔을 베고 누웠으니, 즐거움이 이 가운데 있도다. 의롭지 못하면서 부유하고 귀하게 됨은 나에게 뜬 구름과 같도다.”

[임성삼; 공자님께서는 바로 앞에서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마부라도 하시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높은 벼슬이라도 의롭지 못한 일을 해야 한다면 벼슬을 버리고 가난에서 즐거움을 찾겠다는 생각이십니다. 현재의 많은 정치가들과 다른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여러 선조께서 가장 좋아하시던 구절입니다.]

 * 징기스칸의 역참제

새로운 정복지가 생겨날 때마다 칭기스칸은 파발마를 두어 정보를 유통시켰다. 몇 킬로미터에 하나씩 역을 만들고, 그 사이를 말들이 달리면, 달리는 말은 한 구간을 뛰지만 칸의 명령이나 보고 사항들은 역에서 역으로 전달되어 광활한 대지를 하나로 묶었다. 정보를 말에 싣고 달리는 전달자는 아무 역이든 자기의 입장에서 가장 빨리 닿을 수 있는 곳까지만 가면 된다. 그래서 각 전달자는 전속력으로 달릴 수 있다.

전달 경로도 직선적으로 고정돼 있지 않다. 이같은 네트워크의 핵심적인 특성은 유연성이라 할 것이다. 만약 직선으로 전달 경로가 고정돼 있다면 중간에 어떤 지역에 강이 범람해 홍수가 난다면 거기서 전달은 중단되어 실패하고 만다. 그러나 역참제는 그때그때 닥치는 상황에 따라 전달 경로가 바뀐다. 수 천 개의 역이 점점이 흩어져 있기 때문에 전달 경로는 가장 빠른 길을 찾아 때에 따라 변경될 수가 있었던 것이다.

더 재미있는 것은, 전화처럼 수신자가 고정돼 있는 것이 아니라 최종 수신자가 이동중일 수도 있으므로 역참제는 이동중인 최종 수신자의 이동 방향과 속도, 경로에 따라 그 전달 경로 역시 이동한다는 것이다. 정착문명의 네트워크인 전화가 고정 표적을 향해 사격하는 직격 포탄이라면, 유목 이동문명의 네트워크인 역참제는 이동 표적을 향해 사격되는 자동 추적 미사일에 비유할 수 있다.

<유목민 이야기(바람에 새겨진 역사), 김종래 지음, 자우출판, 2002>

 1월 30일 목요일

   인간의 가치는 그 사람이 소유하는 진리에 의해서 측정할 수 없으며, 그 진리의 파악을 위해 그 사람이 기울인 노력과 고통에 의해 측정된다. <레싱>

 독서

                        서경덕

큰 뜻을 품고서 글을 읽으니

안씨(顔氏)의 가난도 즐거웁기만.

부귀는 다툼 있어 손 대기 어려우니

임자 없는 자연에 몸을 맡기리라.

산채 캐고 고기 낚아 배를 채우고

풍월을 노래하며 마음을 밝게 하리.

배움에 의혹 없어 기쁘기만 하니         學到不疑知快活

인생 백년 헛됨을 면한 듯하군.          免敎虛作百年人

서경덕; 1489(성종 20)-1546(명종 1). 가세가 빈한해 독학으로 13 세에 <서경>을 해독, 18 세에는 <대학>을 통달했음. 어머니의 요청으로 생원시에 합격했으나, 벼슬에 뜻이 없어 학문에 전심했음. 우의정에 추증

 오늘의 논어(論語) [제 7편 술이(述而)]

冉有曰: 夫子爲衛君乎?   子貢曰: 諾. 吾將問之.      대답할 낙

염유왈: 부자위위군호?   자공왈: 락. 오장문지.

염유가 말했다. “선생님께서 위나라의 군주를 도와주실까?”

자공이 말했다. “그래. 내가 여쭈어 보겠다.” 

入, 曰: 伯夷, 叔齊何人也?   曰: 古之賢人也.   曰: 怨乎?   曰: 求仁而得仁, 又何怨.

입, 왈: 백이, 숙제하인야?   왈: 고지현인야.   왈: 원호?   왈: 구인이득인, 우하원.

出, 曰: 夫子不爲也.

출, 왈: 부자불위야.

선생님의 방에 들어가서 말했다. “백이, 숙제는 어떤 사람입니까?”

공자님께서 대답하셨다. “옛날의 현명한 사람이었다.”

“이들이 원망하는 마음을 가졌을까요?”

“어짊을 구하여 어짊을 얻었는데 어찌 원망하는 마음이 있었겠느냐?”

자공이 선생님 방에서 나와 염유에게 말했다. “선생님께서는 도와주지 않으실 것이다.”

 * <옹정제, 미야자키 이치사다 지음, 차혜원 옮김, 이산, 2001>

 옹정제는 새로운 방법을 고안해 내었다. 당시 중앙정부의 관리와 지방의 대관인 총독, 순무 등은 내각에 보내는 문서와는 별도로 직접 천자에게 보고서나 의견을 올릴 수 있었는데 이 문서가 바로 주접(奏摺; 아뢸 주, 접을 접)이다. 주접의 내용은 때로는 연하장의 성격을 띠기도 하고 때로는 날씨나 쌀값에 대한 보고문이기도 하며, 때로는 군사상의 기밀이 포함되는 등 천차만별이었다. ... 옹정제는 종전부터 있었던 이 제도를 확대시켜 보다 광범위한 관리들에게 주접을 올리게 해서 지방의 정보를 입수하는 한편, 보고의 질에 의해 관리의 인물됨을 관찰하였다. 

  지방관은 공무 이외에도 이런 식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또 하나의 중대 임무였고 만약 게을리 하였다가는 황제의 독촉을 받게 된다. 당연히 보고해야 할 사실을 감추고 있었으면 호된 꾸중을 듣게 된다.

  “짐은 이 일을 전부터 확실히 알고 있었다. 너는 이제 와서 무슨 낯으로 보고하는 것이냐. 만약 이 일을 지금까지 모르고 있었다면 너는 눈도 귀도 없는 목석이다.”

  “이렇게 하찮은 것만 보고하는 걸 보니, 반드시 보고해야 할 중대한 사안을 감추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너희들이 정치를 어떻게 하는지 짐이 모르고 대충 넘어갈 것 같은가. 짐이 정무를 보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점은 바로 이런 것을 확실히 파악하는 일이다.”

  이렇게 정보를 제공하는 임무는 공무가 아니고 어디까지나 옹정제와 지방관 개인간의 서신왕래였다. 따라서 서신에 아무리 그릇된 내용을 적었다 하더라도 그것으로 처벌당하지는 않는다.

  “이런 바보 같은 의견을 잘도 내어놓는구나. 그나마 서간문으로 왔기에 망정이지 만약 정부를 통해 공문으로 제출된 것이라면 너는 큰 벌을 받을 판이다.”

  관리들은 처벌까지는 당하지 않더라도 옹정제로부터 바보 취급을 당하거나 통렬하게 욕을 듣는 경우도 드물지 않았다. 황제의 질책은 너무도 신랄해서 사람의 폐부를 찢는 듯한 것이 많았다.

  “바보는 고칠수 없다(下愚不移)는 말은 바로 너를 두고 하는 말이다.”

  “금수라도 너보다는 낫다.”

  “양심을 뭉개 버리고 수치를 수치로 여기지 않는 소인배.”

  “목석처럼 무감각해서 인간이라고 생각할 수조차 없는 녀석이다.”

  “무학하고 무능하며 욕심만 많아 헛다리만 짚는다.”

  “속임수를 일삼는 거짓말쟁이. 눈가림만 하는 사기꾼.”

  “은혜도 모르고 의리도 모르는 잘못 둔갑한 늙은 너구리. 국가의 법규를 무너뜨린 것이 네가 한 일이다.”

  황제의 욕설은 무궁무진 다할 줄을 모른다. 천자가 어떻게 이런 갖가지 욕설을 알고 있었는지, 그리고 그 어휘의 풍부함에도 놀라게 되지만, 천자가 책임지고 이렇게까지 말하려면 그만큼 확실한 증거를 확보하고 있지 않으면 안된다. 따라서 우리는 오히려 그 정보 입수의 기민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1월 29일 수요일

   모든 경험은 하나의 아침, 그것을 통해 미지의 세계는 밝아 온다. 경험을 쌓아 올린 사람은 점쟁이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다. 경험이 쌓일수록 말수가 적어지고 슬기를 깨우칠수록 감정을 억제하는 법이다. 경험이 토대가 되지 않은 사색가의 교훈은 허무한 것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임성삼; 다빈치는 대단히 창의적인 사람입니다. 그러나 이분도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조광조

저 건너 일편석이 강태공의 조대로다.

문왕은 어디 가고 빈 대만 남았는고,

석양에 물 차는 제비만 오락가락하더라.

조광조: 1482(성종 13)-1519(중종 14). 대사헌. 김종직의 학통을 이은 사림파의 영수. 선조 초에 신원되어 영의정 추증.

 오늘의 논어(論語) [제 7편 술이(述而)]

子在齊聞韶, 三月不知肉味. 曰: 不圖爲樂之至於斯也!   그림 도; 꾀하다

자재제문소, 삼월부지육미. 왈: 부도위락지지어사야!

선생님께서 제나라에 계실 때 순임금 시대의 음악인 소(韶)를 들으셨다. 그 후 석 달 동안이나 고기의 맛을 모르실 정도였다.

말씀하시기를 “음악이 이 정도까지 이른다는 것을 상상하지도 못하였다.”

[임성삼; 공자님은 원래부터 음악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시고, 상당히 즐기셨습니다. 그러나 이 소(韶)라는 음악을 들으시고는 음악의 높이를 다시 설정하셨습니다.]

 * 결실과 장미

                        에드가 게스트

크건 작건간에,

꽃들이 여기저기 피어 있는

아름다운 정원을 갖고자 하는 이는

허리를 굽혀서 땅을 파야 한다.

소망만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이 세상에서 극히 적은 까닭에

우리가 원하는 가치 있는 것은 무엇이건

일함으로써 얻어야 한다.

당신이 어떤 것을 추구하는가 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그것의 비밀이 여기 쉬고 있기에

당신은 끊임없이 흙을 파야 한다.

결실이나 장미를 얻기 위해선.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류시화 엮음, 열림원, 1판 1쇄 1998년 4월 10일, 1판 43쇄 2002년 7월 30일>

 1월 28일 화요일

   모든 참다운 사상은 성장하고 변화하는 데에 그 생명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구름처럼 급격히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 나무처럼 서서히 변화해 나가는 법이다. <존 러스킨>

성심천(聖心泉)

                        최숙생

무엇으로 내 마음을 맑게 할 수 있을까,         何以醒我心

맑은 샘물 옥처럼 티없이 깨끗해라.             澄泉皎如玉   달빛 교

돌에 앉으니 바람에 옷자락 나부끼고,           坐石風動裙   치마 군

물을 뜨니 달이 손바닥에 가득 차네.            읍流月盈국   뜰 읍, 움킬 국

최숙생; 1457(세조 3)-1520(중종 15). 문신 정시에 장원, 종 1품 판중추부사, 영의정 추증.

 오늘의 논어(論語) [제 7편 술이(述而)]

子之所愼: 齊, 戰, 疾.   자지소신: 제, 전, 질

선생님께서 삼가는 일이 셋 있었다. 제사 전에 몸을 깨끗이 하는 일, 전쟁, 질병이었다.

[임성삼; 지금도 전쟁과 질병에 대해 잡담처럼 이야기하거나, 가벼운 결론을 내리는 것은 옳지 못합니다.]

* <내가 살아가는 모습; 연암 박지원(朴趾源 1737~1805(영조 13~순조 5))> 

내가 나만을 위하는 것은 양주(양자; 제자백가)와 같고,

모든 사람을 고루 사랑하는 것은 묵적(묵자)과 같고,

자주 쌀독이 비는 것은 안연과 같고,

꼼짝 않고 앉아 있는 것은 노자와 같고,

마음이 넓어서 사물에 구애 받지 않는 것은 장자와 같고,

참선을 하는 것은 석가모니와 같고,

이것저것 따지지 않는 것은 유하혜와 같고,

술을 잘 마시는 것은 진(晋)나라 죽림칠현의 한 사람인 유령과 같고,

남의 집에 얹혀 밥을 얻어먹는 것은 한신(한 고조의 장군)과 같고,

잠을 잘 자는 것은 진박과 같고,

거문고를 잘 타는 것은 자상호와 같고,

책을 저술하는 것은 양웅과 같고,

스스로를 훌륭한 사람에 비기는 것은 제갈공명과 같으니,

나는 거의 성인에 가깝지 않은가!

다만 키만 크고 무능하기로는 조교에게 겸손해야 하고,

3일을 굶고도 염치를 찾는 것으로는 오능중자에게 양보해야 하니,

다만 그것이 부끄럽고 부끄럽구나.

그리고 혼자서 크게 한바탕 웃는다.

 1월 27일 월요일

   사심없는 행동은 힘의 원천이다. 왜냐하면 그런 행동은 하나님에 대한 예배와 동등하기 때문이다. (1945. 1. 19) 

<간디의 명상일기, 로망 롤랑외 신관용 역, 인왕출판사, 1989.>

 매화

                        서거정

매화는 눈과 같고 눈은 매화 같은데             梅花如雪雪如梅

흰 눈에 앞서 매화가 활짝 피리.                 白雪前頭梅正開

하늘과 땅 사이의 맑은 기운 알겠거니           知是乾坤一淸氣

모름지기 눈을 밟으며 매화를 보러 오리라.      也須踏雪看梅來

서거정; 1420(세종 2)-1488(성종 19).

[임성삼; 조용히 눈이 오는 날입니다.]

 오늘의 논어(論語) [제 7편 술이(述而)]

 子曰: 富而可求也, 雖執鞭之士, 吾亦爲之. 如不可求, 從吾所好.

재왈: 부이가구야, 수집편지사, 오역위지. 여불가구, 종오소호.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부유함을 얻으려 하는 것이 인간으로서 취할 바 옳은 길이라면, 그것을 얻기 위해 비록 마부의 일이라도 하겠다. 그러나 부자가 되는 것이 옳은 길이 아니라면 나는 내가 좋아하는 길을 따르겠다.”

[임성삼; 나는 다음과 같이 해석합니다.

“부유함을 얻을 수 있다면, 비록 마부의 일이라도 나는 할 것이다.

그러나 부라는 것이 그런 방법으로 얻을 수 없는 것이라면, 내가 좋아하는 방법으로 살겠다.”

내 생각으로는 공자님도 부(富)에 대해 가치를 인정한 것이라고 봅니다.]

 * 무사는 무사로서의 독립성을 매우 중요시한다. 비유하자면, 무사 개개인이 각자 자기의 성곽을 소유하고 있어 자기의 성곽에 들어가 문을 닫고 타자와 대치하고 타자의 침범을 거부하며 사는 것처럼 처신하는 것이 무사이다. 이러한 무사는 언제라도 승부를 결할 수 있는 각오를 의미하며, 타자의 침범을 단호히 거부하는 강함을 표방하는 삶의 방법이기도 하다.

<무사도, 니토베 이나조 원저, 이만희 편저, 학문사, 2001>

 1월 24일 금요일

   언젠가 날기를 배우려는 사람은 우선 서고, 걷고, 달리고, 오르고, 춤추는 것을 배워야 한다. 사람은 곧 바로 날 수는 없다. <니체>

 원사미가 송(頌)을 구하기에

                                    사명대사 유정

만법은 본시 허공의 꽃이라

어찌 한갓 바다 속 모래를 세리오

철벽(鐵壁) 은산(銀山)을 뚫어 나갈 뿐

어찌할까 어찌할까 묻지 말아라

 오늘의 논어(論語) [제 7편 술이(述而)]

子路曰: 子行三軍, 則誰與?   자로왈: 자행삼군, 즉수여?

(듣고 있던) 자로가 말했다. “선생님께서는 큰 나라의 군대 전체를 지휘하실 때는 누구와 함께 하시겠습니까?” 

子曰: 暴虎馮河, 死而無悔者, 吾不與也. 必也臨事而懼, 好謀而成者也.

재왈: 포호빙하, 사이무회자, 오불여야. 필야임사이구, 호모이성자야.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맨 손으로 호랑이를 때려잡고 걸어서 큰 강을 건너려하다가 죽어도 후회가 없는 그런 사람과는 함께 군대를 지휘하지 않겠다. 

반드시, 일에 임해 두려움을 가지고 치밀한 계획을 좋아하여 일을 성사시키는 그런 사람과 함께 지휘하겠다.”

 * 작가 르나르에게 문학을 지망하는 청년이 찾아와 말했다.

“선생님, 저는 사람들이 두세 번씩 읽고도 싫증을 내지 않을 매력 있는 작품을 쓰고 싶습니다. 어떻게 해야 그런 작품을 쓸 수 있을까요?”

르나르는 청년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참 훌륭한 생각이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생각을 할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단 한 번이라도 끝까지 읽을 수 있는 그런 작품을 쓸 수 있을까부터 생각하도록 하게.”

 1월 23일 목요일

    명장( 明匠 )들도 처음에는 아마추어였다. <에머슨>  

감가에서 흥이나서

          <상촌(象村)집, 신흠(申欽 1566~1628(명종 21~인조 6))>

어찌 내 흉중의 계획으로                豈無胸中畫    그림 화

백성을 편히 할 수 없으며               可以安黎元    검을 여

어찌 내 칼집 속의 장검으로            豈無匣中劍

악한 기운을 맑게 할 수 없으랴         可以廓분昏   (氣가운데 分)

 오늘의 논어(論語) [제 7편 술이(述而)]

子謂顔淵曰: 用之則行, 舍之則藏, 唯我與爾有是夫!

자위안연왈: 용지즉행, 사지즉장, 유아여이유시부!

선생님께서 안연에게 말씀하셨다. “등용되면 일을 하고, 등용되지 않으면 능력을 감추고 있는 것은 오로지 나와 너만이 할 수 있을 것이다.” 

[임성삼; 이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하셨습니다.]

 * 에라스무스는 말을 더듬었다. 어떤 사람이 물었다.

“말을 더듬는 것은 매우 불편한 것이겠지요?”

“아닙니다. 덕분에 이야기하기 전에 잘 생각해 볼 수 있어서, 실례되는 질문을 하는 일도 없답니다.”

 1월 22일 수요일

    국가를 유지하는 네 개의 큰 기둥이 있다. 그것은 예(禮), 의(義), 염(廉), 치(恥)이다. <관자>

[임성삼; 현대 서구의 정치인들도 청렴성을 가지고 있고 잘못된 일을 부끄러워할 줄 압니다. 또한 그들도 의로움을 내세우고, 평시의 행동에 예절이 있습니다.]

 산속 집에서

                        매월당 김시습

산속에서 자던 어젯밤 비가 내려

뚝뚝 빈 섬돌에 떨어졌네.

자리에 누웠으나 잠 못 이루고

아침이 오기까지 시름만 쌓였네.

대장부 굳센 뜻으로

한 칼에 절벽도 무너뜨릴 것이지,

어찌 끝까지 진흙 속에 묻혀서

유한한 인생을 처량하게 보낼 텐가.

그물 한 번 던져 곤어와 고래를 모두 잡고

한 낚시에 여섯 자라를 잇달아 잡아야지.

한 발로 봉래, 영주 걷어차면

큰 땅덩이도 터럭처럼 보이련만,

 오늘의 논어(論語) [제 7편 술이(述而)]

子食於有喪者之側, 未嘗飽也.   자식어유상자지측, 미상포야.

선생님께서는 식사하실 때 옆에 상을 당한 사람이 함께 있으면 배부르도록 자시지 않으셨다. 

子於是日哭, 則不歌.   자어시일곡, 즉불가.

선생님께서는 곡을 하신 날에는 노래를 부르지 않으셨다.

*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칼릴 지브란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그래서 하늘 바람이 너희 사이에서 춤추게 하라.

서로 사랑하라.

그러나 사랑으로 구속하지는 말라.

그보다 너희 혼과 혼의 두 언덕 사이에 출렁이는 바다를 놓아 두라.

서로의 잔을 채워 주되 한쪽의 잔만을 마시지 말라.

서로의 빵을 주되 한쪽의 빵만을 먹지 말라.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즐거워하되 서로는 혼자 있게 하라.

마치 현악기의 줄들이 하나의 음악을 울릴지라도 줄은 서로 혼자이듯이.

서로 가슴에 주라. 그러나 서로의 가슴속에 묶어 두지는 말라.

오직 큰 생명의 손길만이 너희의 가슴을 간직할 수 있다.

함께 서 있으라. 그러나 너무 가까이 서 있지는 말라.

사원의 기둥들도 서로 떨어져 있고

참나무와 삼나무는 서로의 그늘 속에선 자랄 수 없다.

 1월 21일 화요일

   옛날 위세가 당당했던 사람은 복고(復古)를 주장하고, 지금 위세가 당당한 사람은 현상유지를 주장하고, 아직 행세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은 혁신을 주장한다. <노신(魯迅, 1881 ∼ 1936)>

도연명의 시집에서 ‘집을 옮기고 지은 시’를 차운하여

                                                   퇴계 이황

한 잔 술을 혼자 들며

도연명, 위응물의 시를 한가히 읊었다.

숲과 시냇물 사이를 거닐면

마음이 환해져 저절로 즐거워라.

옛 책은 참으로 맛이 있건만                  古書誠有美

병이 많다 보니 깊은 생각 두려워라.

그 냄새 묻을까 두려워 악한 이를 미워하고

때 늦을까 걱정하며 착한 이를 사모했다.

시냇물 소리는 밤낮을 쉬지 않고

푸른산의 빛은 예나 다름없으니,

무엇으로 내 마음 달랠거나                  何以慰吾心

옛 성인 말씀만은 나를 속이지 않으리라. 聖言不我欺

 오늘의 논어(論語) [제 7편 술이(述而)]

子曰: 不憤不啓, 不悱不發, 擧一隅不以三隅反, 則不復也.

재왈: 불분불계, 불비불발, 거일우불이삼우반, 즉불복야.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열심히 하려는 마음이 없는 사람에게는 가르침의 단서를 주지 않는다. 표현하지 못하여 애쓰지 않는 사람에게는 표현 방법을 가르쳐 주지 않는다. 방의 한 모퉁이에 해당하는 간단한 가르침을 주었을 때, 세 모퉁이를 보고 다시 물어오지 않으면 다시 가르침을 주지 않는다.”  

[임성삼; 무서운 선생님이십니다. 한 가지를 가르쳤을 때 그에 해당하는 세 개 정도의 예를 살펴보지 않으면 이 분의 가르침을 다시 받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물어오지 않으면 가르치지 않았던 것은 소크라테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 무사가 입에 올려서 안 되는 말이 있다.

첫째는 '생명에의 미련'에 대한 것이다.

그 외에 금전의 이해(利害)에 대한 것. 남녀의 색정에 대한 것. 더 나은 의식주에 대한 욕망, 유흥, 안락의 추구에 관한 것 등등은 입에 올려서 안 된다.

<무사도, 니토베 이나조 원저, 이만희 편저, 학문사, 2001>

 1월 20일 월요일

 소나무

                      <상촌(象村)집, 신흠(申欽 1566~1628(명종 21~인조 6))> 

봄이 와도 더 푸르지 않고

겨울이 와도 빛을 변치 않고서

긴 바람 사납게 불면 부는 대로

흰 눈이 날리면 날리는 대로 맡겨두네 

 오늘의 논어(論語) [제 7편 술이(述而)]

子曰: 自行束脩以上, 吾未嘗無誨焉.   재왈: 자행속수이상, 오미상무회언.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적어도 육포 열 묶음 이상을 예물로 가지고 온 사람에게는 내가 가르치지 않은 적이 없다.”

* 당신에게 달린 일

                        작자 미상(틱낫한 제공)

한 곡의 노래가 순간에 활기를 불어 넣을 수 있다.

한 송이의 꽃이 꿈을 일깨울 수 있다.

한 그루 나무가 숲의 시작일 수 있고

한 마리 새가 봄을 알릴 수 있다.

한 번의 악수가 영혼에 기운을 줄 수 있다.

한 개의 별이 바다에서 배를 인도할 수 있다.

한 줄기 햇살이 방을 비출 수 있다.

한 자루의 촛불이 어둠을 몰아낼 수 있고

한 번의 웃음이 우울함을 날려 보낼 수 있다.

한 걸음이 모든 여행의 시작이다.

한 단어가 모든 기도의 시작이다.

한 가지 희망이 당신의 정신을 새롭게 하고

한 번의 손길이 당신의 마음을 보여 줄 수 있다.

한 사람의 가슴이 무엇이 진실인가를 알 수 있고

한 사람의 인생이 세상에 차이를 가져다 줄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당신에게 달린 일이다.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류시화 엮음, 열림원, 1판 1쇄 1998년 4월 10일, 1판 43쇄 2002년 7월 30일>

 1월 17일 금요일

   힘에 굴복하는 것은 남자답지 못한 표시이다. (1946. 8. 27) <간디의 명상일기, 로망 롤랑외 신관용 역, 인왕출판사, 1989.>

 소나무 그림에 부쳐

                        이방응

그 동안 살아온 수많은 세월                 一年一年復一年

뿌리 뻗고 가지 무성, 찬 기운이 서렸네

이를 남긴 하늘의 뜻 알 수 없거니와

범 발톱, 용 비늘 늙어갈수록 더욱 단단하구나

이방응은 성미가 강직하여 벼슬하는 동안 자주 윗사람의 비위를 거스려 파직을 당하기도 하였다. 이 시는 그가 스스로의 처지를 소나무에 견주어 그려내고, 그 그림에 붙인 것이다. 

<치자꽃 향기 코끝을 스치더니, 이병한 엮음, 민음사, 2000>

 오늘의 논어(論語) [제 7편 술이(述而)]

子曰: 志於道,   재왈: 지어도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뜻을 도에 두고, 

據於德,   거어덕

덕에 의거하며,

依於仁,   의어인

어짊에 의탁하고,

游於藝.”   유어례.”

예절로 즐기겠다.

[임성삼; 참으로 완벽한 삶입니다.]

* 6세 이하의 아이에 의해 총을 맞은 미국인의 숫자(1983-1993): 138,490명

<숫자의 횡포, 데이비드 보일 지음, 이종인 옮김, 대산출판사, 2002>

* 맥아더(Mac Arthur, 1880∼1964)   아이젠하워(Eisenhower, 1890∼1969)

미국 육군사관학교; 164명중 1등      164명 중 학과 61등, 기율 125등(1915)

               35살 최연소 소장

                                                       1941년 3월 대령, 9월 준장

                                                   1942년 3월 소장, 7월 중장

                                                   1943년 2월 대장  

1944년          원수                           원수

1952년 (51 UN총사령관 박탈)퇴역      34대 대통령 당선(53~61,2 대통령)

<우리가 모르고 있는 모든 것이 이 책속에 있다, 폴.임 엮음, 뉴라이프스타일>

[참고; 패튼(1885~1945)은 1909년 미국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했으므로 아이젠하워보다 6년 선배이다. 그러나 그는 2차 대전 내내 아이젠하워의 지휘를 받았다. 

영화 패튼에 나오는 브래들리(1893~1981)는 1915년 미국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했으므로 아이젠하워와 동기이다. 그는 1950년 육군 원수가 되었다.]

 1월 16일 목요일

   의지, 일하는 것, 그리고 기다림은 사전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다. 이 세 낱말이야말로 내게 성공의 금자탑을 줄 세 개의 초석이다. <파스퇴르, 10대 초반>

 눈 오는 날의 초대장

                        백거이

술이 익어 부글부글 괴어오르고

화로에 숯불이 벌겋네

해질녘 눈이 올 것 같은 날씨

한 잔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綠蟻新醅酒   거르지 않은 술 배

紅泥小火爐

晩來天欲雪

能飮一杯無?

녹의; 술이 익어가면서 위로 떠오르는 푸르스름한 거품.

 오늘의 논어(論語) [제 7편 술이(述而)]

子曰: 甚矣吾衰也! 久矣吾不復夢見周公. 재왈: 심의오쇠야! 구의오불복몽견주공.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쇠약해진 정도가 심해졌구나! 내가 주공을 꿈에서 보지 못한 것이 오래되었다.”

[임성삼; 공자님은 주나라의 주공을 존경하여 젊으셨을 때는 자주 꿈에 보셨다고 합니다. 주공은 공자님보다 500 년 이르게 태어나신 분입니다.

우리 나라의 어느 훈장님께서 학생들 앞에서 졸다 깨어나면 자주 “잠시 주공을 만나뵙고 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어느날 훈장님이 또 이 말을 하자 한 학생이 말했습니다. “저도 어젯밤 꿈에서 주공을 만나뵈었습니다. 그런데 주공께서는 스승님을 만난 적이 없다고 하시던데요?”]

*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킴벌리 카버거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내 가슴이 말하는 것에 더 자주 귀를 기울였으리라.

더 즐겁게 살고, 덜 고민했으리라.

금방 학교를 졸업하고 머지않아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걸 깨달았으리라.

아니, 그런 것들은 잊어 버렸으리라.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 말하는 것에는

신경쓰지 않았으리라.

그 대신 내가 가진 생명력과 단단한 피부를 더 가치있게 여겼으리라.

더 많이 놀고, 덜 초조해 했으리라.

진정한 아름다움은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는 데 있음을 기억했으리라.

부모가 날 얼마나 사랑하는가를 알고

또한 그들이 내게 최선을 다하고 있었음을 믿었으리라.

사랑에 더 열중하고

그 결말에 대해선 덜 걱정했으리라.

설령 그것이 실패로 끝난다 해도

더 좋은 어떤 것이 기다리고 있음을 믿었으리라.

아, 나는 어린아이처럼 행동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으리라.

더 많은 용기를 가졌으리라.

모든 사람에게서 좋은 면을 발견하고

그것들을 그들과 함께 나눴으리라.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나는 분명코 춤추는 법을 배웠으리라.

내 육체를 있는 그대로 좋아했으리라.

내가 만나는 사람을 신뢰하고

나 역시 누군가에게 신뢰할 만한 사람이 되었으리라.

분명코 더 감사하고,

더 많이 행복해 했으리라.

지금 내가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류시화 엮음, 열림원, 1판 1쇄 1998년 4월 10일, 1판 43쇄 2002년 7월 30일>

 1월 15일 수요일

   최고의 지혜는 친절과 겸손이다. <탈무드>

 은병정사의 학도들에게 부치다

                                        이이(1581, 45 세)

마음은 쟁반의 물과 같아 가장 잡기 어려우니

도랑이나 구덩이에 빠져들기 삽시간일세

그대들에게 알리노니 몸가짐을 굳게 하여

세상의 어지러움 속에서도 우뚝 서 변치 말게나.

* 율곡은 1576 년 10 월에 해주 석담으로 돌아와 청계당을 짓고, 1578 년 은병정사를 지었다. 이 정사 부근의 봉우리 이름이 대은병(大隱屛)이었다.

 오늘의 논어(論語) [제 7편 술이(述而)]

子之燕居, 申申如也, 夭夭如也.

자지연거, 신신여야, 요요여야.

선생님께서 집에 한가히 계실 때는 모습이 유유히 한가로우시며, 유쾌한 안색이셨다.

* 파이의 소수점 이하 자릿수들을 기억하는 방법;

How I want a drink, alcoholic of course, after the heavy lectures involving quantum mechanics! (3.14159265358979)

* 이시영(李始榮, 1868~1953)

- 오성 이항복(1556~1618)의 후손이자 판서 이유승의 5남인 성재(省齋) 이시영은 어려서 ‘5재자(才子)’의 한 사람으로 꼽힐 만큼 총명이 두드러졌었다.

을사 조약이 체결되자, 그는 외무 대신 박제순의 딸과 맺었던 아들의 혼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하였고, 한일 합병 이듬해에는 그의 5형제가 전 가족 70여 명을 이끌고 만주로 망명의 길을 떠났다. 이 때, 이시영은 마지막으로 남대문을 나서며 말했다.

 “내가 이 문으로 다시 들어올 날이 없다면, 자자손손(子子孫孫)도 들어올 날은 없을 것이다. 또 내가 이 문을 나서는 순간부터는 어떤 고초와 역경을 당하더라도 결코 하늘을 원망하거나 사람을 허물치 않겠다.”

 만주에 도착한 이시영은 신흥 무관학교를 창설하였고, 임시 정부를 이끄는 등 많은 활동을 전개했다. 조국 해방과 더불어 귀국한 후 초대 부통령(1948)에 취임했다. 그는 다시 남대문에 들어섰던 것이다.

- 이승만은 이시영에게 “나는 남편, 자네는 어진 아내가 되어 나라 일을 해 나가세”라면서 이시영을 부통령으로 삼았다. 그 후 이시영은 이승만이 실정을 할 때마다

 “이 사람아, 약속을 잊었나? 남편과 아내로 나라 일을 잘 해 나가자고 약속하지 않았나. 내 말을 듣기 싫어해서는 안 돼. 국민의 소리이기도 해.”

 이런 일이 거듭되자, 마침내 이승만은 이시영을 경원하게 되었다. 부통령이 찾아왔다는 말을 들으면 달갑지 않은 표정으로 중얼거리는 것이었다.

 “그 사람 뭣하러 왔나. 별 할 얘기도 없는데..... 만나봐야 별다른 얘기도 없단 말이야.”

<역사 속의 에피소드, 김영만 편저, 을유문화사, 1996>

 1월 14일 화요일

   나는 2년 후를 생각하지 않고 살았던 때가 없다. <나폴레옹>

말 위에서

                          퇴계 이황

아침길엔 허리 굽혀 맑은 시냇물 소리 듣고

돌아오는 저녁길엔 푸른 산 그림자 바라보네.

아침 저녁으로 산과 물 가운데 다니노라니

산은 푸른 병풍이고 물은 밝은 거울일세.

푸른 산 속을 거닐 젠 구름 속의 학이 되고

물가에 노닐 적엔 갈매기가 되고파라.

벼슬이 내 인생 그르친 걸 여지껏 모르고서

단구에 노는 신선이라고 억지로 생각하네. 

 오늘의 논어(論語) [제 7편 술이(述而)]

子曰: 德之不脩, 學之不講, 聞義不能徙, 不善不能改, 是吾憂也.

재왈: 덕지불수, 학지불강, 문의불능도, 불선불능개, 시오우야.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덕을 닦지 않고,

배우면서 익히지 않고,

정의라고 알면서도 실천에 옮기지 못하고,

착하지 않은 행동을 고치지 못하는 것,

이것들이 나의 걱정이다.”

[임성삼; 모든 사람들이 가져야 할 걱정일 것입니다.]

 * 1973년 이스라엘에서 의사들이 한 달간 파업했을 때 떨어진 사망률: 40% 

[임성삼; 믿기도 어렵고, 해석하기도 곤란한 데이터입니다.]

<숫자의 횡포, 데이비드 보일 지음, 이종인 옮김, 대산출판사, 2002>

* 모차르트(Mozart, 1756~1791)가 어느 집을 방문했을 때, 피아노를 곧잘 치는 그 집 아들이 물었다.

“저는 작곡이 무척 하고 싶어요. 무엇부터 시작하면 될까요?”

“너는 아직 어려.”

“하지만 선생님은 나보다 더 어려서부터 작곡하셨다는데요.”

“나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아무에게도 물은 적이 없단다.”

 1월 13일 월요일

    굳은 결심은 가장 유용한 지식이다. <나폴레옹>

 <저녁에>

                      김광섭

저렇게 많은 중에서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 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서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밝음 속에 사라지고

나는 어둠 속에 사라진다

이렇게 정다운

너하나 나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리

시집「겨울날」(창작과비평사刊 1975년) / {월간 중앙}, 1969.11

 오늘의 논어(論語) [제 7편 술이(述而)]

子曰: 黙而識之, 學而不厭, 誨人不倦, 何有於我哉?  표할 지

재왈: 묵이지지, 학이불염, 회인불권, 하유어아재?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침묵 속에서 깨닫고, 

배우는데 싫증을 내지 않으며, 

가르치는데 게으르지 않는 것. 

나에게 무엇이 더 있겠는가?”

[임성삼; 나는 “그 어떤 것이 나에게 있겠는가?”라고 해석하였습니다.]

 * 13세기 칭기스칸이 유목민을 통일하면서 선포한 대법령(대 자사크);

제1조: 간통한 자는 사형에 처한다.

(주; 간통은 융합집단의 연대감을 파괴한다.)

제3조: 거짓말을 한 자, 다른 사람의 행동을 몰래 훔쳐본 자, 마술을 부리는 자, 남의 싸움에 개입해 한 쪽을 편드는 자는 사형에 처한다.

제4조: 물과 재에 오줌을 눈 자는 사형에 처한다.

(주; 징기스칸은 누차에 걸쳐 물의 소중함을 역설한다. 피보다 소중한 물, 목숨과도 같은 물의 개념이 있다.)

제11조: 모든 종교를 차별 없이 존중해야 한다.

제14조: 물에 직접 손을 담가서는 안 된다. 물을 쓸 때는 반드시 그릇에 담가야 한다.

제15조: 옷이 완전히 너덜너덜해지기 전에 빨래를 해서는 안 된다.

<유목민 이야기(바람에 새겨진 역사), 김종래 지음, 자우출판, 2002>

 1월 10일 금요일

   꿈을 품어라. 꿈이 없는 사람은 아무런 생명력도 없는 인형과 같다. <그라시안>

 토정 이지함을 송별하다

                               율곡 이이

형가 아우가 모두 깨끗한 사대부인데

좋은 곳 골라 집 옮기며 한 구역을 차지하였네

살림이라야 조촐해서 한 수레에 차지 않고

시끄런 세속과 뚝 떨어져 주위가 더욱 그윽해라

붉은 가시 그늘 속에 초가 삼간으로 만족한데다

누른 송아지 언덕가에는 밭 두어 이랑이 넉넉하다니

다시 만나자는 약속은 어느 날에야 이뤄지려나

봄날 강가에 멍하니 서서 조각배를 보내네

* 토정 이지함(1517-1578, 율곡보다 9 세 위)의 형은 성암 이지번이며, 성암의 아들은 나중에 영의정이 된 이산해입니다. 역사에 이름을 남긴 여러분들이 같은 시대에 서로 알고 지내며 사귀신 드문 예입니다.

 오늘의 논어(論語) [제 7편 술이(述而)]

 子曰: 述而不作, 信而好古, 竊比於我老彭.

재왈: 술이부작, 신이호고, 절비어아노팽.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과거의 이론을 전하고, 새로운 학설을 내세우지 않는다. 과거의 이론을 믿고 좋아하는 점에서는 나는 속으로 노팽과 비교하고 있다.”

* 베토벤의 심포니는 겉으로는 혼란을 일으키지만, 리듬 속에는 놀라운 균형이 들어 있다. 거기에는 또 아름다운 조화로 끝맺는 치열한 난투가 있다. 그리하여 조화를 이루지 못한 사물이 생멸하는 무수한 형체와 헤아릴 수 없는 소음을 통하여 서서히, 그러나 끊임없이 공간을 횡단하는 이 세계의 본성을 완전하고 충실하게 묘사하고 있다.

그리고 이 심포니 속에는 인간의 모든 감정과 격정, 기쁨과 슬픔, 사랑과 미움, 절망과 희망을 무한한 뉘앙스를 통하여 추상적인 방법으로 흑백을 가리지 않고 표현해 놓았으므로, 흡사 형체가 없고 영혼만이 충만한 하늘 나라와 같은 느낌을 준다.

<쇼펜하우어 수상록, 최혁순 옮김, 범우문고 122, 1997>

 1월 9일 목요일

    예절(禮節)은 자기 자신을 비추는 거울이다. <괴테>

 대나무 심는 까닭

                        소식

식탁에 고기는 없을 수도 있겠으나           可使食無肉

사는 집에 대나무가 없어서는 아니 될 일   不可使居無竹

고기 없으면 사람이 마르지만                  無肉令人瘦

대나무 없으면 사람이 속물 되기 마련        無竹令人俗

사람이 마르면 살찌울 수 있으나   人瘦尙可肥

선비가 속되면 고칠 수가 없다네   士俗不可醫

사람들은 이 말을 비웃어

고상한 듯하지만 역시 어리석다 말하네

대나무 앞에 두고 음식을 배불리 먹겠다 한다면

이 세상 그 어디에 그런 욕심 다 채울 사람 있으랴. 

[임성삼; 중국 선비들은 처음 두 구절을 매우 좋아하였습니다. 소동파의 창작이 아니고 유의경의 세설신어에 처음 나옵니다.]

 오늘의 논어(論語) [제 6편 옹야(雍也)]

夫仁者, 己欲立而立人, 己欲達而達人.   부인자, 기욕립이립인, 기욕달이달인

어진 사람이라는 것은 자기가 출세하고 싶으면 다른 사람도 출세시켜 주고,

자기가 높아지고 싶으면, 남도 높게 하는 것이다. 

能近取譬, 可謂仁之方也已. 능근취비, 가위인지방야이.

이것을 실 생활에서 실천하는 것이 어짊에 이르는 길이다.

* 1924년부터 1972년까지 48년간 FBI 국장을 지낸 후버(1895. 1. 1 미국 워싱턴 D.C.~1972. 5. 2 워싱턴 D.C.)는 아주 복잡한 성격의 인물로 가십과 경마에 특별한 취미가 있었을 뿐 그 외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평생 독신으로 지낸 그는 40대 중반까지 모친과 함께 살았다. 

 미국인들은 후버가 없었다면 국가의 안보는 엉망이 되었을 것이라는 지루한 이야기를 당연하다는 듯이 받아들여야 했다. 그것은 정말 대단한 자기 선전(propaganda)이었다. FBI 예산이 신청 그대로 통과되지 않는다면 서구 문명에 재앙이 발생할 것이라는 후버의 말을 국회의원들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경청할 뿐이었다. 

 그는 늘 만만한 대상만을 골라잡았다. 마피아 두목인 럭키 루치아노와 메이어 랜스키가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고 미국의 암흑가를 양분했던 1930년대에 후버는 삼류 깡패들을 쫓아다니는 일에 시간과 예산을 낭비했다. 그런 깡패들은 오늘날에는 저녁 뉴스에도 언급되지 않을 인물들이었다. 기관단총 켈리라고 불리는 조지 켈리는 평생 기관단총이라고는 쏘아본 적이 없는 시시한 깡패였다. 그러나 그런 켈리가 FBI의 선전공장을 한번 거치자 일약 미국인의 일상생활을 위협하는 무시무시한 범죄자로 둔갑하였다.

 후버의 비밀 파일을 두려워했던 닉슨 대통령은 어떻게 하면 이 골치아픈 국장을 보기 좋게 퇴진시킬 수 있을까 하는 문제로 고민했다. 후버가 그 문제를 스스로 해결했다. 그는 1972년 5월 2일 77세로 사망했다. 

 후버는 여덟 명의 미국 대통령을 모셨다. 트루먼 대통령을 제외한 모든 대통령이 그를 두려워했다. 직제상 법무부 장관은 언제든지 후버를 해임시킬 수 있었으나 아무도 감히 그렇게 하지 못했다.

 수사요원만도 수천 명이나 되는 방대한 권력을 가지고 있었으면서도 그의 업무 수행은 기이할 정도로 비효율적이었다. FBI가 수행한 국가전복 요소에 대한 50만 건의 수사건수 중 법정까지 간 것은 단 한 건도 없었다.

<음모와 집착의 역사, 콜린 에번스, 이종인 옮김, 이마고, 2002>

  1월 8일 수요일

    우아한 것은 지식뿐이다. <에머슨>

  백마편(白馬篇)

                        신흠(申欽 1566~1628(명종 21~인조 6))

백마 탄 이, 뉘집의 자식인고

유주와 계주를 오락가락 하면서

손으로는 명궁(名弓)을 당기고

칼집 속엔 명검(名劍)을 울리도다 

말 타고 광대한 사막을 몰아

마음대로 나는 듯이 달리어서

좌현왕을 잡아다가

머리 잘라 말 앞에 걸고서

돌아와 궁에 상주하고

공신각에 이름을 전하려 하도다.  

 오늘의 논어(論語) [제 6편 옹야(雍也)]

子貢曰: 如有博施於民而能濟衆, 何如? 可謂仁乎?

자공왈: 여유박시어민이능제중, 하여? 가위인호?

子曰: 何事於仁, 必也聖乎! 堯舜其猶病諸!  

재왈: 사사어인, 필야성호! 요순기유병제!

자공이 말했다. “널리 은혜를 베풀어 백성을 고난에서 구한다면 어떨까요? 이런 사람은 어질다고 할 수 있습니까?”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어진 정도가 아니다. 이런 사람은 성인이라 해야 할 것이다. 요 임금과 순 임금도 이것을 이루지 못하는 것을 병으로 여기셨다.

* 사물을 보는 법

- 독일의 화가 리베르만(Liebermann, 1847~1935)이 전람회장에서 여러 친지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그 중 한 젊은 화가가 물었다.

“선생님은 이 그림을 연한 연필로 그리셨습니까, 아니면 짙은 연필로 그리셨습니까?”

그러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나는 재능으로 그렸네.”

- ��은 화가가 자기 그림을 가지고 리베르만을 찾아와 평을 청했다. 리베르만이 몇 군데 결점을 지적하자 젊은 화가가 불만스럽게 물었다.

“그럼 선생님은 저더러, 사물을 본대로 그리지 말라는 말씀이십니까?”

리베르만이 말했다.

“아니야, 자네가 그리고 싶은 대로 사물을 보는 것이 나쁘다는 말이네.”

  1월 7일 화요일

   30분의 기간을 티끌과 같은 시간이라고 말하지 말고, 그 동안이라도 티끌과 같은 일을 처리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괴테>

 월영대에서

                              퇴계 이황

늙은 나무 기이한 바위

푸른 바닷가에 있건만,

고운(孤雲) 선생 놀던 자취

연기처럼 스러졌네.

지금은 오직 높다란 대에

밝은 달만 길이 남아,

그 정신 남겨다가(留得精神 向我傳)

내게 전해주네.

* 월영대; 고운 최치원이 즐기던 정자로 당시 창원부 회원현 서쪽 바닷가에 있었다.

 오늘의 논어(論語) [제 6편 옹야(雍也)]

子曰: 中庸之爲德也, 其至矣乎! 民鮮久矣.

재왈: 중용지위덕야, 기지의호! 민선구의.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중용은 가장 높은 덕이다. 그런데 사람들 사이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임성삼; 지금과 같이 그 시대에도 극단적인 방법만이 유행했던 것 같습니다.]

* 에디슨이 백열등의 필라멘트를 개발할 때 그의 조수가,

 “선생님, 필라멘트를 발명하려고 이미 90가지의 재료를 시험하였지만 모두 실패했습니다. 포기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에디슨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들은 실패한 것이 아니네. 필라멘트로 사용할 수 없는 재료를 90가지나 알아낸 아주 성공적인 실험이었다네.”

 에디슨은 이런 성공적인(?) 실험을 2,399번 더 한 후 2,400번 째 필라멘트를 개발하였다. 그가 이 실험에 사용한 후 버린 쓰레기 더미가 무려 2층 건물의 높이였다. 그 후 그는 그 일을 회상하면서

 “누구에게나 2,400번의 기회는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에디슨이 남긴 말 중 가장 많이 인용되는 것은,

 “시계를 보지 마라.”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다.”

 “발명은 99%의 노력과 1%의 영감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1%의 영감이 없으면 99%의 노력은 의미가 없다.”

 “성공이란 결과로 측정할 것이 아니라, 그것에 소비한 노력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재치 유머 이야기, 이득형 편저, 진리탐구, 2000>

  1월 6일 월요일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 내게 하는 것은 유명하게 되려는 욕망이 아니라 근면하게 일하는 습관이다. <마르셀 프루스트>

 <절정(絶頂)>

                           이육사

매운 계절(季節)의 채쭉에 갈겨

마츰내 북방(北方)으로 휩쓸려오다.

하늘도 그만 지쳐 끝난 고원(高原)

서리빨 칼날진 그 우에 서다.

어데다 무릎을 꿇어야 하나

한 발 재겨 디딜 곳조차 없다.

이러매 눈 감아 생각해 볼밖에

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갠가 보다. 

({문장} 12호, 1940.1)

참고; 육사는 40평생을 조국의 독립을 위해 온몸을 던진 시인이자 독립 운동가였다. 국내는 물론 만주와 중국 대륙을 전전하며 항일 독립 운동에 일생을 바친 그는 자그마치 열일곱 번이나 일경에 체포되어 구금, 투옥 생활을 했으며, 결국은 낯선 중국 땅에서 옥사하였다.

 오늘의 논어(論語) [제 6편 옹야(雍也)]

子見南子, 子路不說. 夫子矢之曰: 予所否者, 天厭之! 天厭之!

자견남자, 자로불열. 부자시지왈: 여소부자, 천염지! 천염지!

선생님께서 남자를 만나셨다. 자로가 좋아하지 않았다. 선생님께서는 맹세하셨다.

“내가 예절에 어긋난 일이 있었다면 하늘이 나를 버릴 것이다.”

* 2차대전중 미국의 장군 패튼은 '장교 임무의 80%가 사병의 사기를 북돋우는 일'이라고 주장하였다. 그가 노르만디 상륙 전날 사병들에게 한 연설은 다음과 같이 끝났다고 한다.

“ ... 앞으로 20년 후 여러분은 손자를 무릎에 앉혀놓고 벽난로 앞에서 이야기를 하면서 감사하는 마음을 느끼게 될 것이다. 손자가 여러분에게 저 위대한 제2차 세계대전 때 무엇을 했느냐고 묻는다면, 여러분은 헛기침을 한 번 한 뒤 손자를 다른 무릎 위에 올려 놓으면서 ‘네 할아버지는 루이지애나에서 똥을 치웠단다’라고 말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여러분은 손자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얘야, 네 할아버지는 저 위대한 3군과 조지 패튼이라는 개자식과 함께 진격했단다!” <음모와 집착의 역사, 콜린 에번스, 이종인 옮김, 이마고, 2002> 

1월 3일 금요일

   곤란을 예기치 마라! 결코 마음을 어지럽히지 마라. <벤자민 프랭클린>

 옥계동에 들어갔다가

                        이이(1560, 24 세)

맑은 시냇물 따라가다 보니 걸음이 더디기만 한데

기이한 바위 매달린 폭포에 눈꽃이 흩날리네

물 끝나는 곳에는 도인이 응당 있으련만

길 끊어지고 구름이 깊어 쓸쓸히(惆愴, 실심할 추, 슬퍼할 창) 돌아섰네 

<율곡 이이 시선, 한국의 한시 26, 2000>

 오늘의 논어(論語) [제 6편 옹야(雍也)]

子曰: 君子博學於文, 約之以禮, 亦可以弗畔矣夫!

재왈: 군자박학어문, 약지이례, 역가이불반의부!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넓게 배우고, 예절로 요약한다. 그래야 학문의 도에 위배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임성삼; 넓게 배운 것을 잘 소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내 젊어 방황하기 전

지혜를 갈구하고 추구했네.

그것은 아름다운 모습으로 내게 왔네.

나는 그것을 철저하게 연구하였네.

마음을 기쁘게 하는 포도송이가 익어가려 할 때

포도나무 꽃 또한 씨앗을 만들어내지.

내 발은 고른 땅 위를 걸었네.

젊은 시절부터 지혜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네.

조금 귀를 기울이고

나는 많은 것을 이해했네.

지혜는 나를 가르치는 유모와 같아

마땅히 돌려야 할 영광을 그에게 바치네.

유희하듯 나는 명상했네.

돌려받은 없는 선(善)을 열성적으로 행했네.

지혜를 위해 나 자신을 불태우며

얼굴도 돌리지 않았네.

지혜를 위해 스스로 열성을 바쳤고

지혜의 가장 높은 곳에 이르러서도 나는 태만하지 않았네.

내 손이 지혜의 문을 열어

나는 그 비밀을 파고들었네.

지혜를 향해 가기 위해 나는 두 손을 깨끗이 하였네.

순수 속에서 나는 그것을 찾았네.

처음부터 나는 지성적인 마음을 얻었네.

그러므로 나는 그러한 마음을 버리지 않았네. (......)

 1월 2일 목요일

   가정의 단란함이 이 세상에서 가장 빛나는 기쁨이다. 그리고 자녀를 보는 즐거움은 사람의 가장 거룩한 즐거움이다. <페스탈로치>

 삭풍은 나무 끝에 불고

                        김종서

삭풍은 나무 끝에 불고 명월은 눈 속에 찬데

만리 변성에 일장검 짚고 서서

긴 파람 큰 한 소리에 거칠 것이 없어라.

김종서: 1390-1453(단종 1). 호는 절재(節齋). 16 세에 문과 급제, 1433 년 함길도 도관찰사. 단종 대에 좌의정.

 오늘의 논어(論語) [제 6편 옹야(雍也)]

宰我問曰: 仁者, 雖告之曰: ‘井有人焉.’ 其從之也?

재아문왈: 인자, 수고지왈: ‘정유인언.’ 기종지야?

子曰: 何爲其然也? 君子可逝也, 不可陷也; 可欺也, 不可罔也.

재왈: 하위기연야? 군자가서야, 불가함야; 가사야, 불가먕야.

재아가 질문하였다. “어진 사람에거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우물 속에 사람이 빠졌다’고 하면 우물 속으로 뛰어들까요?”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어찌 그런 행동을 하겠느냐? 군자를 속여서 우물까지 가게 할 수는 있으나 빠지게 할 수는 없다. 속일 수는 있으나, 올바른 판단력을 잃게 할 수는 없다.”

* 폰 베른하르트 부인과 게링크가 말한 것을 보면 베토벤 굉장히 오만했고 저돌적이었으며 항상 우울했고 게다가 또 지독한 사투리로 이야기했다고 한다. 그러나 가장 친밀한 친구들만은 베토벤의 기묘한 친절함을, 오만하게 보이는 어설픈 태도의 배후에 가려있는 친절함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언젠가 그가 베겔러에게 자기 음악회가 커다란 성공을 거두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을 때 우선 첫번째로 그가 생각해 낸 말은 이런 것이었다.

 “만약 내가 지금 곤궁에 빠진 한 친구를 길에서 만났다고 하세. 나의 지갑이 비어 당장 그를 도와 줄 수 없다면 나는 내 책상 앞에 가서 앉기만 하면 되는 것일세. (임주(任註); 수표를 쓴다는 뜻이다) 당장에 그 친구를 도와 줄 수 있게 되는 거라네… 정말로 멋진 생활이 아닌가?”

 또한 같은 편지의 조금 앞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나의 예술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가장 큰 도움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Dann soll meine Kunst sich nur zum Besten der Armen zeigen.”

<베토벤의 생애, 로망 롤랑 저(著), 정성호 역, 양영각, 1984>

 1월 1일 수요일

    모든 것은 항상 시작이 가장 좋다. <파스칼>

 장검을 빼어 들고

                        남이

장검을 빼어 들고 백두산에 올라 보니

대명 천지에 성진(腥塵)이 잠겼세라.

언제나 남북 풍진을 헤쳐 볼까 하노라.  

 오늘의 논어(論語) [제 6편 옹야(雍也)]

子曰: 觚不觚, 觚哉! 觚哉!   재왈: 고불고, 고재! 고재!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제사에 사용하는 모가 난 술잔 고에 이제는 모가 없어졌다. 이것을 고라고 불러야 하는가!” 

[임성삼;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사회를 말씀하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러시아의 등불, 톨스토이의 삶과 문학 -고독한 영혼에게 바침-, 로망 롤랑, 윤선혜 옮김,청암, 1993 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