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子思)의 중용(中庸)

출판사; 여러 곳이 있으니 가능한 한 직역(直譯)한 것을 읽을 것.

  잘 아는 바와 같이 중용은 유교의 가장 중요한 경전인 4 서(書)인 논어, 맹자, 대학, 중용 중의 하나이다. 공자의 손자 자사(子思)가 지었으나 전체 내용은 공자님의 가르침에서 떠나지 않았다. 마음을 닦는 책으로 이 중용만한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중용을 사전에서 찾으니 "치우침이나 과부족(過不足)이 없이 떳떳하며 알맞은 상태나 정도"라고 되어 있다. 그러나 이 책에서의 중용은 위의 개념을 넘어서서 더욱 심원한 뜻을 가진 것 같다. 중용의 중심 사상은 성(誠, 정성 성)이다. 모든 일을 정성스럽게 수행(遂行)하고 다른 사람에게 성실(誠實)히 대하여 나 자신의 발전을 도모하고, 세상을 편안하게 하자는 것이 중심 내용이다.

  내가 한문을 전공한 사람이 아니어 내 마음대로의 해석을 붙이는 것은 사실 외람된 짓이다. 그러나 여러분이 이 책을 가깝게 느끼도록 하기 위하여 몇 가지 주석을 적었다.

  나는 주머니에 늘 이 중용과 대학(大學) 혹은 논어 책을 가지고 다닌다. 전철을 타고 갈 때, 혼자 점심 식사를 할 때, 사람이나 자동차를 기다릴 때는 이 책을 꺼내어 읽는다. 항상 마음이 편해지고 기쁨으로 차게 된다. 식사할 때 소화가 잘됨은 물론이다. 대학과 중용을 합친 책이라도 원문을 포함하여 번역한 책이 손바닥만한 크기로 170 쪽 정도이니 주머니 속에 항상 가지고 다닐 수 있다. 논어도 작은 책으로 원문을 제외한 것은 주머니 속에 가지고 다니기에 알맞은 크기가 있다. 단, 40 살이 넘은 후에 가지고 다니기 바란다. 젊은 사람으로 이런 책을 전철에서 읽는 것은 조금 궁상맞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영조(英祖) 대왕(大王)께서 이 책의 서문을 쓰셨다. 이 중용에 대한 이 이상 더 나은 소개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동서 고금을 통해 책 소개자 중에서는 지위(地位)가 가장 높으신 분이다.

  중용(中庸) 두 글자 뜻을 풀이하여, "치우치지 아니하고 기울지 아니하여 너무 지나치거나 채 미치지 못하는 것을 중(中)이라고 하고, 예사로운 것을 용(庸)이라 한다."고 하였다. ...

  어허, 삼대(三代; 중국의 하, 은, 주 세 왕조) 이후의 도학의 계통 전승(傳承)이 위의 임금에게 있지 아니하고 아래의 배우는 이에게 있었으니 이 어찌 개탄할 일이 아니랴.
[임성삼의 주(註); 대왕께는 무례한 일이나 위의 내용은 무슨 말씀인지 이해를 못하였다.]

  그러나 정일(精一) 두 글자는 우리 나라에서도 전해 내려온 마음가짐의 법칙인데, 내 덕이 없어 그 만분의 하나도 체득하지 못하였으며, 임금의 자리에 있기를 30 년, 수염과 머리털이 다 희어졌으되 선왕의 일을 본받지 못하고, 선왕의 도리를 행하지 못하였다.

  아하, 추성(趨聖; 추나라의 성인, 즉 맹자)은 임금의 자리에 있지 아니하였으나 오히려 "하늘이 천하를 편안하게 다스리려 하지 않으시는 것이다. 만약 천하를 편안하게 다스리려 하신다면 나를 내어놓고 누구를 시키실 것인가"라고 하였다. 내 일찍이 이 글을 읽고서 나도 모르게 책을 덮고는 길이 탄식하였다.

  아, 자양(주자의 별호)이 이 서문을 지은 때는 나이 이미 60 이었으니, 참으로 나이 많아질수록 덕이 더욱 높아졌다고 하겠는데, 어허, 나는 덕이 없어 나이 이미 65이로되, 이 글을 세 번이나 강론하고도 오히려 글은 글대로 나는 나대로인 한탄이 있다.
[임성삼의 주(註); 참으로 겸손하신 말씀이다.]

  안자(顔子)는 말하지 아니하였던가. "순임금은 어떤 사람이고, 나는 어떤 사람인가. 노력하는 사람은 누구나 그렇게 될 수 있을 것이다." 성인[임주; 안자를 말한다]이 어찌 나를 속였으랴. 만약 능히 노력했다면 (내가) 어찌 여기에 머무르고 말았겠는가.

  또한 "큰 덕이 있으면 반드시 그만한 지위를 얻게 되고 반드시 그만한 수명을 얻게 된다"고 한 대목에 이르러서는 스스로 얼굴이 붉어짐을 깨달았다. 덕이 없고 재능이 없어 헛되이 자리를 지키고 헛되이 나이를 먹어서 성현(聖賢)을 저버리고 여러 선왕(先王)을 배반하였으므로 스스로 깊이 느끼고, 특별히 이 책 첫머리에 서문(序文)하여 후손들을 경계한다.

  아, 이것은 높고 멀어서 행하기 어려운 것이 아니라 나의 한 마음에 달려 있는 것이다. ...

  어허, 후손들은 도학의 전통이 이것을 배우는 그대들에게 있는 것을 깊이 느끼고, 정밀하고(精) 한결같은(一) 마음가짐의 법칙을 체득해서 항상 자신을 돌아보아 경계하고 삼가야 할 것이다.

  마음을 여기에 두어 위육(位育; 모든 사람이 모두 자기 위치에 만족해 있고, 만물이 충분히 잘 자라는 것)의 공을 돕게 한다면, 몇백 몇천 년 후라도 마땅히 요, 순, 우 임금 시대의 도통(道統)에 접할 것이니 어찌 다행하지 아니하겠으며 어찌 아름답지 아니하겠느냐.

  내가 여기 성현(聖賢)의 가르침에 절하여 존경하는 까닭은, 세상에 편안함을 남기고, 세상을 돕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무인년 4 월 갑술일에 쓰다. [영조 34 년 서기 1758 년 4 월 23 일]

 중용장구(中庸章句)

1.  天命之謂性이오 率性之謂道요 修道之謂敎니라 

道也者는 不可須臾離也니 可離면 非道也라 是故로 君子는 戒愼乎其所不睹하며 恐懼乎其所不聞이니라 莫見乎隱이며 莫顯乎微니 故로 君子는 愼其獨也니라

     喜怒哀樂之未發을 謂之中이오 發而中節을 謂之和니라 中也者는 天下之大本也요 和也者는 天下之達道也니라 致中和면 天地位焉하며 萬物育焉하니라 (中.一)

2.  仲尼ㅣ曰 君子는中庸이오 小人은反中庸이니라 君子之中庸也는 君子而時中이오 小人之中庸也는 小人而無忌憚也니라  (中.二)

3.  子ㅣ曰 中庸은 其至矣乎인저 民鮮能久矣니라 (中.三)

4.  子ㅣ曰 道之不行也를 我知之矣로다
 공자님이 말씀하셨다. "도가 행해지지 않는 이유를 나는 알았다."
知者는 過之하고 愚者는 不及也니라
 "지혜로운 사람은 지나치고, 어리석은 사람은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道之不明也를 我知之矣로다 賢者는 過之하고 不宵者는 不及也니라 (中.四)

5.  子ㅣ曰 道其不行矣夫인저 (中.五)

6.  子ㅣ曰 舜은 其大知也與신저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순 임금은 참으로 큰 지혜를 가지신 분이로구나.

舜이 好問而好察邇言하사대 

  그러므로 공자님의 가장 뛰어난 제자 안회는 "순임금은 누구이며, 나는 누구인가?"라고 하였다(논어(論語)). 즉 나도 노력하면 최고의 성인인 순임금과 동일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을 지적하였다. 인격의 완성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저 모르는 것을 묻고, 이웃의 기쁨과 슬픔을 자세히 살피고, 남의 착한 것을 칭찬하면 거의 성인(聖人)의 경지에 이르는 것이다.

  사서삼경의 서경(書經)에 순임금의 성격이 나온다. (서경은 공자님보다 오래 전에 사관(史官)에 의해 작성된 것을 공자님이 모아 정리하셨다고 한다.) "순임금은 신중하고 어질며 의젓하고 명석하였다. 온화하고 공손하며 진지하고 착실하였다." 나는 여러분을 만나 이야기할 때 거의 모두가 위의 순임금과 같은 덕목(德目)을 다 가지고 있음을 발견한다. 이것을 항상 실행할 수 있으면 모두 성인(聖人)이 될 수 있는 것이다.]

執其兩端하사 用其中於民하시니 其斯以爲舜乎인저 (中.六)
 두 극단을 억제하고, 그 중간의 것을 백성에게 사용하였으니, 이것이 순 임금을 순 임금답게 한 것이다."

7.  子曰 人皆曰予知로되 驅而納諸  陷 之中而莫之知酸也라 人皆曰予知로되 擇乎中庸而不能期月守也니라  (中.七)

8.  子曰 回之爲人也 擇乎中庸하야 得一善則拳拳服膺而弗失之矣니라  (中.八)

9.  子曰 天下國家도可均也며 爵祿도可辭也며 白刃도可蹈也로되 中庸은不可能也니라  (中.九)
 공자님이 말씀하셨다. "천하의 나라를 다스릴 수 있고, 벼슬과 녹봉도 사양할 수 있고, 날카로운 칼날도 밟을 수 있으나 중용은 잘 행할 수 없다."

10. 子路問强한대 子曰 南方之强與아 北方之强與아 抑而强與아
자로가 굳셈에 대해 물었다. 공자님이 말씀하셨다. "남쪽 사람들의 굳셈을 말하는 것인가, 북쪽 사람들의 굳셈을 말하는 것인가? 아니면 자네의 굳셈을 말하는 것인가?

寬柔以敎요 不報無道는 南方之强也니 君子居之니라
 너그럽고 부드러움으로 가르침을 삼고, 무도한 짓에도 앙갚음을 하지 아니하는 것이 남쪽 지방 사람들의 굳셈이니, 군자는 그렇게 살지.

 金革하야 死而不厭은 北方之强也니 而强者居之니라
 창을 들고 갑옷을 입고서 싸우다 죽어도 후회하지 않는 것이 북쪽 지방 사람들의 굳셈이니, 자네 같은 굳센 사람이 그렇게 살지.

故로君子는 和而不流하나니
 그러므로 군자는 유순하면서도 남들이 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임성삼의 주; 남들이 하는 대로 흘러가는 것은 중용이 아니다. 화이불류(和而不流)를 기억할 것]

强哉矯여 中立而不倚하나니
 굳세고 꿋꿋하구나. 중립(中立)을 지켜 한편으로 기울지 아니하니!

强哉矯여 國有道에不變塞焉하나니 
 굳세고 꿋꿋하구나. 나라에 도가 행해져 뜻을 얻었을 때도 옹색했을 때의 지조가 변하지 않으니.
 
强哉矯여 國無道에至死不變하나니 强哉矯여
 굳세고 꿋꿋하구나. 나라에 도가 행해지지 않아 죽게 되어도 지조를 변하지 아니하니. 굳세고 꿋꿋하구나.

 [임성삼의 주(註); 중용은 남들이 하는 대로 따라하는 것이나, 편이 갈라져 있는 중간에 서서 기회를 보는 것이 아니다. 죽게 되어도 지조를 변하지 않는 꿋꿋함이 중용이다.]

11. 子曰 素[索]隱行怪를 後世에有述焉하나니 吾弗爲之矣로라

君子遵道而行하다가 半塗而廢하나니 吾弗能已矣로다

君子는依乎中庸하야 遯世不見知而不悔하나니 唯聖者아能之니라  (中.十一)

[임성삼의 주; 세상에서 벼슬을 하며 적당히 세속과 타협하는 것은 중용이 아니다.]

12. 君子之道는 費而隱이니라
 군자의 도는 널리 사용되나, 그 형체는 보이지 않는다.

夫婦之愚로도 可以與知焉이로되 及其至也하야는 雖聖人이라도亦有所不知焉하며 夫婦之不肖로도 可以能行焉이로되 及其至也하야는 雖聖人이라도 亦有所不能焉하며 天地之大也에도 人猶有所憾이니 故로君子語大인댄 天下莫能載焉이오 語小인댄 天下莫能破焉이니라 詩云鳶飛戾天이어늘 魚躍于淵이라하니 言其上下察也니라 君子之道는 造端乎夫婦하나니 及其至也하야는 察乎天地니라  (中.十二)

13. 子曰 道不遠人하니 人之爲道而遠人이면 不可以爲道니라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도(道)란 사람에게서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도를 행한다고 하면서 사람에게서 멀리 떨어진 일을 한다면, 그것은 도라고 할 수 없다.

 [임성삼의 주(註); 신선술과 결부된 후세의 노장(老莊)사상은 산 속에 은거하며 도를 닦는다. 이것은 유학(儒學) 생각하는 도(道)가 아니다. 사람들 속에서 함께 살아가면서 도를 닦는 것이 유학(儒學)이다.
  흔히 유교(儒敎)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으나 나는 유학(儒學)이라는 말을 사용하려고 한다. 공자와 그 제자들의 사고(思考)에는 종교적인 면이 거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詩云伐柯伐柯여 其則不遠이라하니 執柯以伐柯하되  而視之하고 猶以爲遠하나니 

'도끼자루를 찍어내는데, 도끼 자루를 찍어내는데,

그 방법은 먼곳에 있는 것이 아니다.'

라 하였다.

도끼자루를 잡아 도끼자루를 찍어내면서, 곁눈질해 보면서도 오히려 그 방법이 어렵다고 한다.

숲에 들어가서 도끼로 나무를 다듬어서 도끼자루를 만들어 내는 것과 같다. 숲 속에 있는 알맞은 크기의 나무를 골라 잘라낸 다음, 자기 손에 있는 도끼의 자루와 같이 도끼로 다듬으면 된다.

  세상을 사는 데도 주위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자기가 나아갈 길을 결정하면 된다. 어려운 일은 없다.
 

 단지 정확한 길이의 반듯한 도끼 자루를 만들어 내려면 여러번 실습을 해야 한다. 눈으로 보면서 동일한 도끼 자루를 만드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닌 것처럼 남의 올바른 행동을 보고 정확히 따라 한다는 것도 많은 연습을 거쳐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룩하지 못할 정도로 어려운 일은 아니다.]

故로君子는以人治人하다가 改而止하니라 

忠恕違道不遠하니 施諸己而不願을 亦勿施於人이니라
 충과 서(恕)가 도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다.
 내게 베풀어지기를 원하지 않는 일을 남에게 하지 않는 것이다.
 [임성삼의 주(註); 이것은 사람의 행동 기준으로 가장 기본적인 것이며 동시에 완전한 것이다.]

君子之道四에 丘未能一焉이로니
 군자의 도리에는 네 가지가 있는데 나는 그 중의 하나도 잘 하지 못한다.

庸德之行하며 庸言之謹하야 有所不足이어든 不敢不勉하며 有餘어든不敢盡하야 言顧行하며 行顧言이니 君子胡不  爾리오 (中.十三)
 
14. 君子는素其位而行이오 不願乎其外니라
 군자는 자신의 처지에서 분수대로 행동하고, 분수 밖의 일을 원하지 않는다.

素富貴하얀 行乎富貴하며 素貧賤하얀 行乎貧賤하며
 부하고 귀한 처지에 있으면 부하고 귀한 데 알맞게 행동하고,
 가난하고 천한 위치에 있으면 가난하고 천한데 알맞게 행동하며,

君子는無入而不自得焉이니라 
 군자는 어디에서나 자기의 분수를 잘 알고 있다.

正己而不求於人이면 則無怨이니
 자신을 바르게 하고, 남에게 바라지 않으면 다른 사람의 원망을 사지 않게 되어

故로君子는居易以俟命하고 小人은行儉以 幸하니라

15. 君子之道는 酸如行遠必自邇하며 酸如登高必自卑니라
 군자의 도는 먼 곳에 가려면 반드시 가까운 곳에서 시작하는 것과 같고,
 높은 곳에 올라가려면 반드시 낮은 곳에서부터 시작하는 것과 같다.
 [임성삼의 주(註); 기초부터 차근차근 쌓지 않은 사람이 높이 올라가는 것은 매우 어렵다.]

詩曰妻子好合이 如鼓瑟琴하며 兄弟旣翕하야 和樂且耽이라 宜爾室家하며 樂爾妻帑라하야늘 子曰 父母는其順矣乎인저  (中.十五)

16. 子曰 鬼神之爲德은 其盛矣乎인저 視之而弗見하며 聽之而弗聞이로되 體物而不可遺니라 使天下之人으로 齊明盛服하야 以承祭祀하고 洋洋乎如在其上하며 如在其左右니라 詩曰神之格思를 不可度思어늘  可射思아 夫微之顯이니 誠之不可 이 如此夫인저 (中.十六)

17. 子曰 舜은 其大孝也與신저 德爲聖人이시고 尊爲天子이시며 富有四海之內하사 宗廟饗之하시며 子孫保之하시니라

故로大德은 必得其位하고 必得其祿하며 必得其名하고 必得其壽하니라
 그러므로 큰 덕이 있으면 반드시 그만한 지위를 얻게 되고,
 반드시 그만한 수명을 얻게 된다.

故로天之生物은 必因其材而篤焉이라 故로栽者를培之하고 傾者를覆之니라 詩曰嘉樂君子의 憲憲令德이라 宜民宜人이라 受祿于天이어늘 保佑命之하시고 自天申之라하니라 故로大德者는 必受命이니라 (中.十七)

18. 子曰 無憂者는 其惟文王乎인저 以王季爲父하시고 以武王爲子하시니 父作之하고 子述之하시니라 武王이 纘大王王季 文王之緖하사 壹戎衣而有天下하시되 身不失天下之顯名하사 尊爲天子시고 富有四海之內하사 宗廟饗之하시며 子孫保之하시니라 武王이 末受命이어시늘 周公이 成文武之德하사 追王大王王季하시고 上祀先公以天子之禮하시니라 斯禮也 達乎諸侯大夫及士庶人하니 父爲大夫요 子爲士면 葬以大夫요 祭以士하며 父爲士요 子爲大夫면 葬以士요 祭以大夫하야 期之喪은 達乎大夫하고 三年之喪은 達乎天子하니 父母之喪은 無貴賤一也니라  (中.十八)

19. 子曰 武王周公은 其達孝矣乎신저 夫孝者는 善繼人之志하며 善述人之事者也니라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무왕과 주공은 참으로 지극한 효자였다.
 효자란 선대의 뜻을 잘 이어받고, 선대의 사업을 발전시키는 것이다.
 [임성삼의 주(註); 효자는 부모 앞에서 예절만 잘 지키면 되는 것이 아니다. 뜻을 이어받고 발전시키는 것이 지극한 효(孝)이다.
이 무왕의 사업을 방해하려 한 것이 전에 말한 백이와 숙제이다.]

春秋에 其祖廟하며 陳其宗器하며 設其裳衣하고 薦其時食하니라 宗廟之禮는 所以序昭穆也요 序爵은 所以辨貴賤也요 序事는 所以辨賢也요 旅酬에 下爲上은 所以逮賤也요 燕毛는 所以序齒也니라 踐其位하야 行其禮하고 奏其樂하며 敬其所尊하고 愛其所親하며 事死如事生하고 事亡如事存이 孝之至也니라 郊社之禮는 所以事上帝也요 宗廟之禮는 所以祀乎其先也니라 明乎郊社之禮와  嘗之義면 治國은 其如示諸掌乎인저  (中.十九)

20. 哀公이問政한대 子曰
 노나라의 군주 애공이 정치에 대해 물으니 선생님이 대답하셨다.
 [임성삼의 주(註); 아래 부분이 공자님이 정치에 대해 노나라 군주(君主)에 대답한 말이다. 그래서 존대말로 번역하였다.]

文武之政이 布在方策하니 其人存則其政擧하고 其人亡則其政息이니이다 人道는敏政하고 地道는敏樹하니 夫政也者는 蒲盧也니라 故로爲政在人하니 取人以身이오 修身以道요 修道以仁이니라

仁者는人也니 親親이爲大하고 義者는宜也니 尊賢이爲大하니 親親之殺와 尊賢之等이 禮所生也니라
 인(仁)이란 사람다움이니, 친척을 친애(親愛)하는 것이 그 중에서 큰 일이고,
 의(義)란 마땅함이니, 어진 이를 존중하는 것이 그 중에서 가장 큰 일입니다. 친척을 친애함에 그 정도가 차례로 줄어지는 것과, 어진 이를 존중함에 그 정도에 차등이 있는 것은 다 예절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임성삼의 주(註); 나라를 다스리는 왕의 의(義)란 어진 사람을 존중하고 정치에 참여시키는 것이다.]

 在下位하야 不獲乎上이면 民不可得而治矣리라 故로君子는 不可以不修身이니 思修身인댄 不可以不事親이오 思事親인댄 不可以不知人이오

思知人인댄 不可以不知天이니라
 남을 알려고 생각한다면 하늘을 알지 않으면 안됩니다.

天下之達道五에 所以行之者는三이니 曰君臣也와 父子也와 夫婦也와 昆弟也와 朋友之交也 五者는天下之達也요 知仁勇三者는 天下之達德也니 所以行之者는 一也니라

或生而知之하며 或學而知之하며 或困而知之하나 及其知之하야는 一也니라

或安而行之하며 或利而行之하며 或勉强而行之하나니 及其成功하야는 一也니라 

子曰 好學은近乎知하고 力行은近乎仁하고 知恥는近乎勇이니라 

知斯三者則知所以修身이오 知所以修身則知所以治人이오 知所以治人則知所以治天下國家矣니라
 이 세 가지를 알면 자기의 몸을 닦을 줄 알게 되고,
 자기의 몸을 닦을 줄 알게 되면 남을 다스릴 줄 알게 되고,
 남을 다스릴 줄 알면 천하와 나라를 다스릴 줄 알게 됩니다.

凡爲天下國家 有九經하니 曰 修身也와 尊賢也와 親親也와 敬大臣也와 體群臣也와 子庶民也와 來百工也와 柔遠人也와 懷諸侯也니라 修身則道立하고 尊賢則不惑하고 親親則諸父昆弟不怨하고 敬大臣則不眩하고 體群臣則士之報禮重하고 子庶民則百姓勸하고 來百工則財用足하고 柔遠人則四方歸之하고 懷諸侯則天下畏之니라

齊明盛服하야 非禮不動은 所以修身也오
 몸을 깨끗이 하고 옷을 단정히 하고서, 예가 아니면 움직이지 않는 것이 몸을 닦는 것이고,
 [임성삼의 주(註); 몸을 닦는 것(修身)은 비례(非禮)부동(不動)하면 된다.]

去讒遠色하며 賤貨而貴德은 所以勸賢也오 尊其位하고 重其祿하며 同其好惡는 所以勸親親也오 官盛任使는 所以勸大臣也오 忠信重祿은 所以勸士也오 時使薄斂은 所以勸百姓也오 日省月試하야 旣稟稱事는 所以勸百工也오 送往迎來하며 嘉善而矜不能은 所以柔遠人也오 繼絶世하고 擧廢國하며 治亂持危하고 朝聘以時하며 厚往而薄來는 所以懷諸侯也니라 凡爲天下國家 有九經하니 所以行之者는一也니라

凡事는豫則立하고 不豫則廢하니라 
 모든 일은 미리 준비하면 이루어지고,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실패합니다.

言前定則不 하고 事前定則不困하고 行前定則不 하고 道前定則不窮하니라

在下位하야 不獲乎上이면 民不可得而治矣리라 獲乎上이有道하니 不信乎朋友면 不獲乎上矣리라 信乎朋友가有道하니 不順乎親이면 不信乎朋友矣니라 順乎親이有道하니 反諸身不誠이면 不順乎親矣리라 誠身이有道하니 不明乎善이면 不誠乎身矣리라

 [임성삼의 주(註); 아래의 부분은 이 중용의 중심이라고 생각한다.]

誠者는 天之道也요 誠之者는 人之道也라 

誠之者는 擇善而固執之者也리라 

博學之하며 審問之하며 愼思之하며 明辨之하며 篤行之니라
 (성실해지려 하는 사람은) 널리 배우고, 자세히 묻고, 신중하게 생각하고, 분명하게 판단하고, 독실하게 행해야 합니다.

有弗學이언정 學之인댄 弗能을 弗措也하며
 배우지 아니하는 수는 있을 지라도, 배운다면 능통해지지 않고는 그만두지 않고,
有弗問이언정 問之인댄 弗知를 弗措也하며
 묻지를 아니하는 경우가 있을 지 모르나, 묻는다면 알지 않고는 그만두지 않으며,
有弗思이언정 思之인댄 弗得을 弗措也하며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나, 생각하면 터득하지 않고는 그만두지 않고,
有弗辨이언정 辨之인댄 弗明을 弗措也하며
 판단하지 않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나, 판단한다면 분명히 하지 않고는 그만두지 않으며,
有弗行이언정 行之인댄 弗篤을 弗措也하야
 행동하지 않는 수는 있으나, 행동한다면 독실하게 하지 않고는 그만두지 않습니다.

人一能之어든 己百之하며 人十能之어든 己千之니라 

果能此道矣면 雖愚나必明하며 雖柔나必强이니라  (中.二十)
 과연 능히 이 방법으로 실행하면 비록 어리석은 사람이라도 반드시 현명해질 것이고, 비록 유약한 사람이라도 반드시 굳세어질 것입니다.

21. 自誠明을 謂之性이오 自明誠을 謂之敎니 誠則明矣요 明則誠矣니라  (中.二一)

22. 唯天下至誠이야 爲能盡其性이니 能盡其性則能盡人之性이오 能盡人之性 則能盡物之性이오 能盡物之性 則可以贊天地之化育이오 可以贊天地之化育 則可以與天地參矣니라  (中.二二)

23. 其次는 致曲이니 曲能有誠이니 誠則形하고 形則著하고 著則明하고 明則動하고 動則變하고 變則化니

唯天下至誠이야 爲能化니라     (中.二三)
 오직 천하의 지극히 성실한 사람만이 능히 남을 감화시킬 수 있다.

24. 至誠之道는 可以前知니 國家將興에 必有禎祥하며 國家將亡에 必有妖孼하야 見乎蓍龜하며 動乎四體라 禍福將至에 善을必先知之하며 不善을必先知之하나니 故로至誠은如神이니라  (中.二四)

25. 誠者는自成也요 而道는自道也니라
 성(誠)이란 스스로 자기를 이룩하는 것이고,
 도(道)란 스스로 자기를 이끌어 가는 것이다.

誠者는 物之終始니 不誠이면 無物이라 是故로君子는 誠之爲貴니라
 성(誠)은 모든 사물의 처음이요 끝이다.

성실하지 않으면 모든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군자는 성실을 가장 귀중히 여긴다.

誠者는 非自成己而已也요 所以成物也니 成己는仁也요 成物은知也니 性之德也라 合內外之道也니 故로時措之宜也니라  (中.二五) 

26. 故로 至誠은無息이라 

不息則久하고 久則徵하고 徵則悠遠하고 悠遠則博厚하고 博厚則高明하니라 博厚는 所以載物也요 高明은 所以覆物也요 悠久는 所以成物也니라 博厚는配地하고 高明은配天하고 悠久는無疆이니라 如此者는 不見而章하며 不動而變하며 無爲而成이니라 天地之道는 可一言而盡也니 其爲物이不貳라 則其生物이不測이라 天地之道는 博也厚也高也明也悠也久也니라 今夫天은 斯昭昭之多이나 及其無窮也하야는 日月星辰이繫焉하며 萬物이覆焉이니라 今夫地一撮土之多니 及其廣厚하야는 載華嶽而不重하며 振河海而不洩하며 萬物이載焉이니라 今夫山이 一卷石之多로되 及其廣大하야는 草木이生之하며 禽獸居之하며 寶藏이興焉이니라 今夫水一勺之多로되 及其不測하야는   蛟龍魚鼈이生焉하며 貨財殖焉이니라 詩云維天之命은 於穆不已라하니 蓋曰天之所以爲天也요 於乎不顯가 文王之德之純이여하니 蓋曰文王之所以爲文也이요 純亦不已니라  (中.二六)

27. 大哉라 聖人之道여 洋洋乎發育萬物하야 峻極于天이로다 優優大哉라 禮儀三百이요 威儀三千이로다 待其人而後에行이니라 故로曰苟不至德이면 至道不凝焉이라하니라

故로君子는 尊德性而道問學이니 
 그러므로 군자는 덕의 본성을 존중하여 묻고 배움으로 인도하고,

是故로 居上不驕하며 爲下不倍하니라 國有道에 其言이足以興이오 國無道에 其默이足以容이니 詩曰旣明且哲하야 以保其身이라하니 其此之謂與인저  (中.二七)
                
28. 子曰 愚而好自用하며 賤而好自專이요 生乎今之世하야 反古之道면 如此者는 栽及其身者也니라
 선생님 말씀이, 어리석으면서 자기의 생각을 세우기를 좋아하고, 비천하면서 자기 멋대로 행하기를 좋아하며, 지금 세상에 태어나서 옛날의 법칙을 어기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그 몸에 재앙이 미치리라.
[임성삼의 주(註); 논어, 대학, 중용 전체 중 어떤 사람에게 이렇게 나쁘게 말하는 것은 이 곳 한 줄 뿐이다.]
 
非天子면 不議禮하며 不制度하며 不考文이니라 今天下車同軌하며 書同文하며 行同倫이니라 雖有其位나 苟無其德이면 不敢作禮樂焉이니라 雖有其德이나 苟無其位면 亦不敢作禮樂焉이니라 子曰 吾說夏禮나 杞不足徵也요 吾學殷禮하니 有宋이存焉이어니와 吾學周禮호니 今用之라 吾從周호리라  (中.二八)

29. 王天下有三重焉이니 其寡過矣乎인저 上焉者는 雖善이나無徵이니 無徵이라不信이오 不信이라民弗從이니라 下焉者는 雖善이나不尊이니 不尊이라不信이요 不信이라民弗從이니라 故로君子之道는 本諸身하야 徵諸庶民하며 考諸三王而不謬하며 建諸天地而不悖하며 質諸鬼神而無疑하며 百世以俟聖人而不惑이니라 質諸鬼神而無疑는 知天也요 百世以俟聖人而不惑은 知人也니라

是故로君子는 動而世爲天下道니 行而世爲天下法하며 言而世爲天下則이라

 遠之則有望이오 近之則不厭이니라 詩曰在彼無惡하며 在此無射이라 庶幾夙夜하야 以永終譽라 하니 君子未有不如此而蚤有譽於天下者也니라  (中.二九)
 
30. 仲尼는 祖述堯舜하시고 憲章文武하시며 上律天時하시고 下襲水土하시니라 酸如天地之無不持載하며 無不覆 하니라 酸如四時之錯行하며 如日月之代明이니라 萬物竝育而不相害하며 道竝行而不相悖라 小德은川流요 大德은敦化니 此天地之所以爲大也니라  (中.三十)

31. 唯天下至聖이야 爲能聰明睿知로 足以有臨也니 寬裕溫柔 足以有容也요 發强剛毅 足以有執也며 齊莊中正이 足以有敬也며 文理密察이 足以有別也니라 溥博淵泉하야 而時出之니라 溥博은如天하고 淵泉은如淵이라 見而民莫不敬하며 言而民莫不信하며 行而民莫不說이니라 是以로聲名이 洋溢乎中國하야 施及蠻貊하야 舟車所至와 人力所通과 天之所覆와 地之所載와 日月所照와 霜露所隊의 凡有血氣者 莫不尊親하니 故로曰配天이니라  (中.三一)

32. 唯天下至誠이야 爲能經綸天下之大經하며 立天下之大本하며 知天地之化育이니 夫焉有所倚리오   其仁이며 淵淵其淵이며 浩浩其天이니라 苟不固聰明聖知達天德者면 其孰能知之리오  (中.三二)

33. 詩曰衣錦尙絅이라하니 惡其文之著也니라
 시경에 "비단옷을 입고서, 홑옷을 걸쳤네"하였다. 이것은 비단옷의 아름다운 무늬가 드러나는 것을 싫어한 것이다.

故로君子之道는 闇然而日章하고 小人之道는 的然而日亡하나니
 그러므로 군자의 도는 잘 보이지 않는 것 같으면서 날로 빛나고,

소인의 도는 뚜렷이 보이는 것 같으면서도 날로 없어진다.

君子之道는 淡而不厭하며 簡而文하며 溫而理니
 군자의 도는 담담하나 싫증나지 않고, 간결하나 무늬가 있고, 온후하나 조리가 뚜렷하다.

知遠之近하며 知風之自하며 知微之顯이면 可與入德矣리라 詩云潛雖伏矣나 亦孔之昭라

故로君子는 內省不 하야 無惡於志니 君子之所不可及者는 其唯人之所不見乎인저 詩云相在雨室혼대 尙不愧于屋漏라하니 故로君子는 不動而敬하며 不言而信이니라 詩曰奏假無言하야 時靡有爭이라하니 是故로君子는 不賞而民勸하며 不怒而民威於 鉞이니라 詩曰不顯惟德을 百酸其刑之라하니 是故로君子는 篤恭而天下平이니라 詩云予懷明德의 不大聲以色이라하야늘 子曰 聲色之於以化民에 末也라하시니라 詩云德 如毛라하니 毛猶有倫이어니와 上天之載 無聲無臭아至矣니라  (中.三三)  

봄이 오는 것이 느껴지니 백호(白湖) 임제(林悌/1549~1587)의 시가 생각난다.

시냇가에 솥 하나 작은 돌로 괴어놓고
하얀 가루 맑은 기름으로 두견화(진달래꽃)를 지지는도다.
두 젓가락으로 집어서 입에 넣으니,
한 해의 봄빛을 뱃속에 전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