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환경공학부 여러분에게 

날씨가 매우 찬 요즈음 모두 건강하기 바랍니다. 

여기 소개하는 책을 그때그때 모두 읽는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울 것입니다. 로마인 이야기 6 권쯤은 한 주일에 읽을 수 있을 것이고, 영국사도 1 주일이면 충분할 것이나 로마제국의 멸망이나 이번 주에 소개하는 플루타크의 영웅전은 각각 한 달로 부족할 것입니다.  

일단은 내가 선택해 보내는 문장을 세심히 반복해 읽어보기 부탁합니다. 그 후 시간과 정신적인 여유가 있을 때 천천히 시도하기 바랍니다.

임성삼

플루타크의 영웅전

저자; Plutarchos 46?~120? 

출판사; 1960 년 을유문화사에서 박시인(朴時仁)의 번역으로 각 권 450 쪽 내외의 6 권으로 완역본을 출판하였다. 그 후 35 년 이상 지난 작년에야 새로운 완역본이 8 권으로 발간되었다(플루타르크 영웅전, 범우사, 1999 년 6 월, 350 쪽 내외, 8 권). 여기 소개하는 문장은 1960 년 완역본의 것이다.

  유럽, 혹은 미국의 역사상 위대한 사람들의 전기에 그들이 청년기(靑年期)에 열심히 읽은 책으로 흔히 이 플루타크의 영웅전을 들고 있다.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는 사관학교 시절 단기간에 졸업하기 위해 장교 시험공부에 열중하면서도 시간을 내어 이 책을 열심히 읽었다. 서양에서 과거 2000 년간 교양 있는 사람이 반드시 읽어야 하는 책으로는 '일리어드'와 '오디세이'가 있으며, 그 후에 플라톤의 대화편이 첨가된다. 이보다는 못하나 이 책도 필독(必讀)도서 목록에서 거의 빠지지 않는다.

  흔히 동양과 서양 사람의 생각과 행동이 바탕부터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서양 사고의 기본이라는 위의 여러 책을 읽어보면, 인간은 기본적인 면은 동서양 그리고 과거와 현대를 막론하고 모두 동일하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그리고 현대의 서양 사람과 이야기하다 보면 그들의 사고 방식이 지금의 우리보다도 조선 초기의 우리 선조의 사고방식에 더 가까운 경우도 간혹 접하게 된다. 특히 완역된 이 책에서 볼 때 서양의 사고방식의 기본은 이보다 200 년 먼저 나온 사마천의 "사기"보다도 더욱 동양의 서민적인 사고방식에 가깝다는 것이 느껴진다.

  이 책은 그리스와 로마의 유명한 인간들을 다룬 방대한 책이다. 그 시대의 사람들이 살아가고 생각하는 방법에 대한 여러가지 면이 많이 들어 있다. 실제로는 역사책이라기 보다는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내용이 많다. 그러므로 전체 내용을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1 권의 몇 사람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알리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초등학교 때 읽은 플루타크 영웅전의 인물들은 알렉산더, 로물루스, 테미스토클레스, 페리클레스 등 이 영웅전에서도 매우 뛰어난 사람들이다. 이들에 대해서는 많이 알려져 있으므로 스파르타의 나라 체제를 만든 리쿠르구스, 로물루스가 세운 로마의 통치를 안정시킨 누마, 그리고 아테네의 체제를 정비한 솔론에 대한 내용을 분석해 보았다.

중요한 문장;

   리쿠르구스(Lykurgus);  1권 110 쪽

[임성삼의 註; 현재 우리가 배우는 역사에서는 그리스 문명 중에서 아테네의 우수성을 한결같이 강조하고 있다. 그 우수한 아테네가 항상 열등감을 가졌으며, 결국에는 항복할 수밖에 없었던 스파르타에 대해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지식은 많지 않다. 글을 써서 세상에 남긴 사람들이 모두 아테네의 편이었기 때문이다. 스파르타의 체제를 만든 리쿠르구스에 대한 글에서 스파르타의 실제적인 모습의 일부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스파르타는 무력을 존중하는 나라임에는 분명하나 사람을 살상하는 것만을 위주로 하는 야만적인 나라가 아님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스파르타의] 법령제정자 리쿠르구스에 관해서는 무엇하나 분명한 것이 없다.
[임성삼의 註; 리쿠르구스는 스파르타의 체제를 만든 사람이며, 전설과 역사의 경계에 있는 사람이다]

그는 제일 올림피아드보다 오랜 이전에 살았을 것이라고 한다.
[임성삼의 註; 첫 번째 올림픽이 개최된 해에 대해서는 약간의 이론이 있으나 기원전 776 년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서양 역사의 기준년도의 설정 기준이 된다.

  참고로 동양 역사의 기준이 되는 해는 주(周)나라의 공화(共和) 원년인 기원전 841 년이다. 이 이후의 역사적인 연도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거의 확실하다. 동서양의 역사 기준 연도가 100 년도 차이가 없다는 것은 신기한 일이다.]

사실 그는 호머를 만났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헤라클레스로부터 십일대가 된다.
[임성삼의 註; 호머는 기원전 800 년 정도에 살았다고 생각되는 실제 인물임에 분명하나, 헤라클레스는 신화적인 존재다. 그러나 스파르타가 헤라클레스의 직계후손이라는 것이 서양의 개념으로 거의 의심 없이 믿어지고 있다.
 흔히 몇 대라는 것이 시간을 재는 기준으로 사용된다. 여러분은 각자 자기 성(姓)의 시조의 몇 대 후손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현재 공자(孔子)의 78 대 직계 후손이 대만에 살고 있다. 공자가 태어난 해가 기원전 552 년이니까 대략 한 대가 40 년인 셈이다. 중간에 맏아들의 후손이 끊어진 경우를 감안하더라도 첫 아들을 너무 늦게 본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스팔타는 질서와 법이 없는 상태에 오랫동안 지배되었다. 리쿠르구스의 아버지가 살해된 것도 이와 같은 시대이었다. 그는 웬 사람 둘이 싸우고 있는 것을 말리다가 식도에 맞아 절명하고 장자(長子) 폴리덱테스가 왕위를 계승하였다.
 [임성삼의 설명; 그러나 이 왕 즉 리쿠르구스의 형도 아들이 나기 전에 죽었다. 많은 사람들은 리쿠르구스를 왕으로 받들려 하였다. 그러나 리쿠르구스는 이것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었다.]

 [죽은 형의 아들이 유복자로 탄생하자]
그는 아기를 받아 안고 말했다. "스팔타인들이여, 그대들의 왕이 나셨소."

[임성삼의 설명;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리쿠르구스가 왕위에 오를 것이 아닌가 의심하였다.]
그러므로 그는 슬프고도 불안스러워 모든 의혹을 피하기 위해서 본국을 떠나 각지로 돌아다니다가 조카가 성장하고 또 그 다음 대를 이을 왕자를 두게 될 때까지 돌아오지 않기로 결심하였다.
[임성삼의 주(註); 예절을 존중하는 동양의 역사에서도 이렇게까지 철저하게 왕위를 사양한 경우는 없었다. 서양의 경우도 이렇게 사양하는 행동을 최고의 덕으로 삼았으며 계속 모든 서양인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크레테에 도착하였다 --- 여기서 만난 사람들 중에서 학식도 깊고 정치에 능한 사람과 사귀어 그를 스팔타로 가도록 권유하였다. 이 사람이 탈레스 Thales였다. 그는 다만 서정시인에 지나지 않은 듯이 행세하고 정치에 능통함을 감추었다. 그의 시는 형식의 통일과 조화를 존중하며, 고요한 질서를 풍기는 것이어서 듣는 사람들을 많이 깨우쳐 주었으며, 그들로 하여금 고상한 목표를 뜻하도록 권유함으로써 스팔타에 창궐하던 당파심을 버리도록 인도하였다. 그리하여 그는 스팔타인을 교육하여 리쿠르구스의 개혁을 받아들이는 길을 닦았다고 말할 수 있다.

[ Thales        BC624? ∼ BC546?  (백과사전에서)
고대 그리스 철학자. 소아시아 이오니아지방의 밀레투스 출생. 페니키아인의 피를 이어받았다고도 전해진다. 서양 최초의 철학자, 밀레투스(이오니아)학파의 시조로 만물의 근원(아르케)은 물이며 대지는 물 위에 떠 있는 것으로 보았다. 또한 모든 것은 신들로 가득차 있다고 생각하였다고 하나 자세한 것은 확실하지 않다. 그는 7 현인 가운데 하나로, 기하학·천문학·지지(地誌)·토목기술 분야뿐만 아니라 정치적 실천 등 광범위한 페르시아의 권력에 대항하기 위해 연방을 만들고 수도를 테오스에 두도록 이오니아의 여러 도시를 설득하였고, 리디아왕 크로이소스가 밀레투스에 대해 동맹을 맺도록 요청하였을 때 이에 응하는 것을 단념하도록 권유하였다고 한다. 또한 BC585년 5월 28일에 생긴 일식을 예언하고 1년을 365일로 나누어 1개월을 30일로 정하였다고 전한다. 이집트에서 기하학을 받아들여 피라미드의 높이를 그림자 길이로 측정, 원은 그 지름에 대해 2등분되고, 2등변 3각형의 밑각은 서로 같으며, 두 직선이 교차할 때 맞꼭지각은 서로 같고 반원에 내접하는 각은 직각이며, 3각형은 밑변과 밑각이 주어지면 결정된다는 정리 등 여러 가지 정리를 발견하였다고 전해진다. [항해천문학]이라는 저서가 있었다고 하나 확실하지 않다.]

크레테를 떠나 리쿠르구스는 소아시아로 갔다. 크레테인의 근엄한 생활방식과 이오니아인의 호탕한 생활방식을 비교하려고 갔다고 한다. -- 마치 의사가 인체의 건강 상태와 질병 상태의 차이를 보고자 성한 사람과 앓는 사람을 비교하는 듯이. 거기서 그는 호머의 시를 처음으로 본 것으로 생각된다. 그 시가 한가히 살며 즐기기에만 좋은 것이 아니라 정치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을 알고 본국에 소개할 생각에서 열심으로 베껴서 정리하였다. 그때만 해도 이런 시가 있다는 것을 그리스 사람들도 대략 알고는 있었으나, 시가 여러 갈래로 흩어져 있었으므로 제대로 본 사람이 별로 없던 것을 그가 처음으로 알려지게 하였다.

  에집트인들은 생각하기를 리쿠르구스가 그들의 나라에 와서 특히 군인의 여러 계급 제도에 감탄하고, 그 제도를 본국에 갔다가 채용해서 노동자와 비천한 계급의 사람들을 정부에서 제거함으로써 도시를 순수한 도시로 만들었다고 한다. 이 점에 있어서는 그리스의 기록과 에집트의 기록이 부합한다.
[임성삼의 註; 그리스의 초창기 인물로 그리스 반도에서 태어나거나 일생을 보낸 인물은 리쿠르구스를 제외하고는 거의 없다. 탈레스를 비롯한 거의 모든 인물이 지금의 터어키에 살았으며 동방의 문물에서 배웠다고 보여진다. 또한 이집트의 문명과 문화가 서양 문화의 기본이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이 후 1000 년간 그리스와 로마의 유명한 인물은 거의 모두 이집트를 방문하여 깊고 넓은 학문을 배운다.]

  리쿠르구스의 여러 가지 개혁 가운에 맨 처음 한 것이고 가장 중요한 것은 원로들의 정무회를 창시한 것인데 플라톤의 말에 의하면 왕의 전제를 억제시키고, 또 중요한 일에 있어서는 원로(元老)도 왕과 동등한 결의권을 가지게 함으로써 더 신중을 기하게 되었다.

  리쿠르구스는 교만, 시기, 범죄, 사치 등 빈곤과 치부(致富)에서 생기는 모든 무서운 적폐를 근절하기 위하여 지주들로 하여금 그들의 사유지(私有地)를 죄다 나라에 바쳐 다시 나눠주게 하고, 그들도 다른 사람들과 동등한 지위와 수입으로 살며, 다만 용기와 덕으로 서로 경쟁케 하였다. 앞으로는 공과 죄에서 유래하는 것밖에는 아무런 종류의 불평등도 없게 하려는 것이었다.
[임성삼의 註; 이것이 확인할 수 있는 최초의 공산주의 사회인지 모르나 공산주의자들이 리쿠르구스를 언급한 것에 대해 나는 알지 못한다. 공산주의는 1917 년에서 70 년 정도를 유지했을 뿐이나 리쿠르구스의 정치체제는 적어도 500 년을 유지했다. 아테네의 민주정치는 이보다 훨씬 짧으며 현대의 의회민주주의도 아직은 리쿠르구스의 체제가 지속된 이 기간을 넘지 못한다.]

  한 사람이 받은 토지는 본인의 몫으로 보리 칠십 메디므니와 아내의 몫으로 십이 메디므니, 그리고 기름과 포도주도 얼마큼씩 생산하도록 배정되었다.
[임성삼의 註; 메디므니가 어느 정도의 넓이인지 나는 모른다. 그러나 넓은 면적이 아니었음은 확실하다.]

  그는 살림 기구도 분배해서 모든 불평등을 완전히 없애고 싶었다. 그러나 실제로 세간을 빼앗아가는 것은 큰 불평을 살 것을 짐작하고 방법을 좀 달리해서 뜻을 이룩하기로 하였다.

  우선 그는 금은으로 된 돈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무쇠 돈을 법화(法貨)로 삼았다. 부피가 대단히 크고 무겁고 가치는 적게 만들었다. 그러므로 십 미나의 돈은 큰 방에 가득 차서 여러 필의 소를 메워 끌어야 되었다. 이렇게 하자 많은 종류의 범죄가 나라 안에서 근절되었다. 숨길래야 숨길 길이 없고, 아무도 탐내지도 않고, 쪼개서 다르게 이용할 수도 없는 -- 왜냐하면 쇠가 달 때에 초산에 적셔서 무르게 만들었으므로[註; 이렇게 하면 이 쇠를 다른 용도로 이용할 수 없는 것으로 알았다] --- 쇳 덩어리를 누가 훔치거나, 뇌물로 받거나, 받고도 안받았다고 부인할 수 있으랴?
[임성삼의 註; 인류 역사의 처음부터 지금까지 모든 나라가 어렵게 여긴 것이 공직자의 뇌물 근절 방법이다. 이 옛날에도 얼마나 뇌물이 유행하였으면 이런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했을까?]

  그 다음에는 모든 필요치 않은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추방하였다. 그렇게 하지 않았더라도 저절로 다 가고 말았을 것이다.[이득을 취할 방법이 없었으므로]

  그러므로 사치는 자랄 길이 없어서 자연히 자취를 감췄다. 사치를 자랑할 길이 막혔으니 부자도 어려운 사람이나 다름없이 지내며, 있는 돈은 쓸 길 없이 집에다가 쌓아두게 되었다. 그러므로 침상, 식탁, 의자 따위 유용하고 꼭 있어야 할 물품은 다른 어느 곳에서보다도 더 좋게 만들게 되어 --- 쓸데 없는 사치품을 만들지 못하게 된 공예인들은 최대의 공을 들여서 유용한 물건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임성삼의 註; 공대를 다니는 사람인 우리들은 이 구절에 대해 정확한 분석을 해야 할 것이다. 현재 우리의 생활 필수품인 전구(電球)는 20 년 전에 비해 수명이 많이 감소되었고, 조선시대에 대를 물려 사용하던 밥상은 지금 10 년을 사용하기 어렵다. 시계와 필기도구도 수명이 10 분의 1로 줄었다. 모든 물품을 소모품화하는 것이 발전인지? 이 소모품화가 환경문제를 일으키는 큰 원인의 하나이다.]

  사치를 더욱 억제하고 재물에 대한 소망을 없애기 위해서 그의 개혁 중에도 가장 훌륭한 개혁을 하였으니, 그것은 식사를 공동으로 하게 한 일이다.

  사람들은 자기 집에서 미리 식사를 하고 그 다음에 공동식당으로 올 수도 없었다. 누가 먹지 않나 마시지 않나 감시하다가 그런 사람이 보이면 남이 다 먹는 음식을 먹지 못하는 위인이냐고 나무랐던 것이다.
[임성삼의 주(註); 음식의 불평등은 인간이 가장 참지 못하는 일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부자들은 이 일 때문에 리쿠르구스에게 원한을 품고 소동을 일으켰다고 한다. 여러 사람들로부터 그는 돌총을 맞으며 장터에서 달려나가 어느 신전에 피신하였다. 성미가 급하고 사나운 청년이 쫓아와서 돌아서려는 그를 몽둥이로 때려 한 눈을 멀게 하였다. 리쿠르구스는 아픈 것을 참으며, 눈이 멀고 피가 철철 흘러내리는 얼굴로 시민들을 향해 서 있었다. 보는 사람은 모두 수치와 뉘우침에 넘쳐 아르칸데르[그를 때린 청년]를 그에게 넘겨주고 그를 집까지 모셔다 드렸다.
[임성삼의 註; 무력(武力)의 스파르타를 만든 리쿠르구스는 '눈이 멀고 피가 철철 흘러내리는 얼굴로 시민들을 향해 서 있었다'라는 온건한 방법으로 폭력에 대항했다.

물론 이 성미급한 사람 '아르칸데르'는 관대한 용서를 받고 리쿠르구스의 추종자가 되었다.]

  제사를 드리거나 사냥하러 갔다가 식사 때에 도착 못한 사람은 자기 집에서 식사하는 것이 허락되다.

  아기스 왕이 아테네군과 싸워 이기고 왔을 때 왕은 왕비와 함께 사저에서 식사를 하고자 공동식당으로 사람을 보내서 자기 몫을 보내라고 하였으나 거절되었다. 그러므로  대노한 왕은 다음날에 관례를 좇아 드려야 할 고사를 드리지 않았다가 과료(過料)를 지불하였다.
[임성삼의 註; 왕 역시 규칙을 지켜야 한다는 개념은 기원후 1200 년대의 이 책을 읽은 영국 귀족에게 전해져 대헌장(magna carta)의 가장 중요한 구절로 첨가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현대에 대통령이 사소한 규칙을 어겼다고 벌금을 지불하는 일이 왜 북구 유럽에서만 일어나는가? 가장 큰 적대국과의 전쟁에서 이기고 온 왕에 대해 이런 행동을 한 스파르타 체제가 철권(鐵拳)정치를 하는 나라인가?]

  소년들도 공동식당이 학교인 듯 그리로[식당으로] 가서 정치 이야기도 듣고 예절이며 농을 주고 받는 법을 배웠다. 사실 농을 잘 받는다는 것은 이 나라 사람들의 아름다운 능력으로 간주되었다. 그러나 받아들이기 어려운 농이면 그만두라고 요구할 수는 있었다.
[임성삼의 註; 농담의 대가(大家)들은 말을 좋아하는 아테네 사람들이 아니라 스파르타 사람들이었다.]

사람들이 식당으로 들어올 때 가장 연장되는 사람이 문을 가리키며
"모든 이야기는 그 문을 나가지 못하오."
[임성삼의 註; 농담은 그 발생한 곳에서 그쳐야 공동체 구성원 사이의 믿음이 생긴다. 현재 우리의 회식에서 이루어진 농담 중 재미있는 것은 대부분 발생한 곳을 넘어 널리 퍼진다.]

  새로 함께 식사할 사람을 받아들일 때는... 반대하는 사람은 찌그러뜨려 넣었는데 찌그러진 것이 하나라도 있으면 가입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것은 모두가 의좋게 지내야 한다는 취지에서였다.
[임성삼의 註; 매끼 동일한 사람들과 식사를 같이하는 경우 새로운 구성원을 받아들이기 위하여 그 전 구성원의 만장일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오히려 우리는 이런 구성원의 투표 없이 새 인원을 우리의 범위에 받아들이도록 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가장 으뜸가는 진미는 검은 국이라는 것이었다.
[임성삼의 註; 이 검은 국은 아주 소박한 재료로 만들어진 것이어서 스파르타 사람이 아니면 먹을 수 없을 정도로 맛이 없었다고 한다. 이 국의 소문이 널리 퍼져서 다른 나라 왕이 가져오게 해 맛을 보고 불평을 했을 때 옆에 있던 스파르타 사람이 '우리 스파르타의 수도를 흐르는 강물을 먹으며 자라지 않은 사람은 이 진짜 맛을 알 수 없습니다'라고 했다고 한다.]

[식사 후] 포도주를 알맞게 마신 다음 모두 흩어져서 횃불을 들지 않고 돌아갔다.

12. 리쿠르구스는 어떠한 법령도 기록해 두지는 않았다. 레트라[임성삼의 註; 스파르타의 관습법]에 의해 금지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일상생활의 사소한 일은 법령으로 굳게 규정하지 않았다. 그것은 스팔타법의 정신에 젖은 이들이 필요에 따라 적절히 개정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임성삼의 註; 아테네나 로마인은 성문법(成文法)을 만든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역사적으로 보면 로마의 첫 성문법인 12 동판법은 너무 많이 개정되어 역사가들도 처음의 형태를 알지 못한다고 한다. 스파르타에의 기록되지 않은 법이 성문법보다 더 오래 지속되었다.]

  모든 집의 대들보는 도끼로만 다듬고, 문은 톱으로만 만들며 다른 기구는 쓰지 말라고 하여 지출을 방지하는 레트라도 있었다.
[임성삼의 註; 우리 조선이 오랜 기간 평온을 유지하며 존속할 수 있었던 것도 집의 기둥 높이를 규제하고 벽에 그림을 그리지 못하게 하는 등 유교적인 정신에서 검약을 생활화하였기 때문이다. 조선시대의 청백리에 대해 다음에 언급할 것이다.]

  후세사람 에파메이논다스는 스파르타의 검약한 식사를 하면서, "이런 식사를 하면 사람이 나빠질 수가 없다."

  [스파르타 사람이 아테네에 가서] 값진 [네모난] 판자를 댄 천장을 보고 이 나라에서는 나무가 네모로 자라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또 하나의 레트라는 같은 나라와 여러 번 전쟁하는 것을 금하고 있다. 그 이유는 자주 전쟁을 하면 그 나라가 전쟁을 잘하게 될 염려가 있다는 것이다. 아게실라우스 왕이 테베스와 자주 전쟁을 한 결과 종래에는 스팔타의 상대가 되지도 않던 그 나라가 서로 세력을 겨룰 지경으로 강하게 되었다. 그러므로 이 왕이 [테베와의 전쟁에서] 전상(戰傷)을 입은 것을 보고 안탈키다스는 이렇게 말하였다.
"전쟁을 하고 싶어도 안하고, 또 할 줄도 모르던 테베스 사람들에게 전쟁을 가르쳐드린 값을 후하게 받으셨군요."
[임성삼의 註; 아무리 약한 나라도 강한 나라의 침략을 여러번 받으면 전쟁하는 방법을 알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역사가 이 법칙을 증명한다.]

  이와 같은 금언을 그들은 레트라라고 일컬으며 신의 말씀에 유래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그는 여성에게 훈련을 가하였다. 경주, 씨름, 쇠고리, 창던지기 따위로 처녀들의 몸을 단련하여 튼튼한 모체에서 자녀들이 나며, 또 순산하게 되기를 도모하였다.
[임성삼의 주(註); 아테네는 이것을 행하지 않았다. 후일 1800 년대 후반 프로이센과 히틀러가 이어받았다. 현대의 모든 나라가 이를 따르고 있다. 씨름과 창던지기를 가르치지는 않으나.]

  결혼하지 않은 남자에게는 일종의 벌을 가하였다. 그들은 아테네신을 위해 거행하는 운동대회에 출전하지 못하였으며, 겨울철에 벗고 장터를 돌아다니며 자기들을 조롱하는 노래를 부르게 하였다.

  이름 높은 장군이었던 체르킬리다스를 보고 일어서지 않은 청년은 비난을 받지 않았다. 이 청년은 그대로 앉아서, "당신의 아들이 있어 나보다 먼저 일어서야지요."라고 말하여 버티었다고 한다.

[임성삼의 주(註); 그 장군은 아들이 없었던 것 같다.]

  그들의 결혼 방식은 신랑이 신부를 납치해 가는 것이었다.

  아기가 나면 아버지는 그것을 기를 권리가 없었다. 일가의 연장자들의 판정을 얻어야 되었다. 그러므로 여자들은 갓난아기를 물에 넣지 않고 포도주에 넣어서 그 체질을 시험했다.

  아이가 일곱 살이 되면 나라에서 맡아 단체를 조직하였다.

  전국에서 가장 현명하고 용감한 사람을 아이들의 감독으로 임명하고

  신을 신지 않고 옷을 입지 않고 놀았다. 열 두 살이 지나면 외투도 없이 일년 중 단벌로 지냈다.

  큰 아이들은 나무를 해오게 하고, 작은 아이들은 산나물을 캐게 하였다. 아이들은 남의 채소밭에서나 어른들의 식당에 가서 훔쳐오기도 했다. 잡히면 도둑질이 서툴다고 심한 벌을 받았다. 그들은 또한 잠든 사람이나 정신을 차리지 않고 있는 사람의 음식물을 훔쳐가기도 했다. 잡히기만 하면 고된 매를 주거나 굶겨 주는 것이 벌이었다.
[임성삼의 註; 우리가 스파르타에 대해 아는 것은 바로 위 문장을 비롯한 몇 마디가 전부가 아닐까? 위의 짧은 사실만으로 스파르타를 평가할 수 있는 권리가 있었을까?]

  리쿠르구스는 돈을 쇠로 만들어 분량은 많아도 가치를 적게 한 반면에, 말은 짧으면서도 의미가 심장하게 쓰도록 훈련시키기 위해, 아이들은 한참 동안 조용히 듣고 있다가 요소를 찌르는 말들 하게 가르쳤다. 말이 많은 사람의 말에는 새겨둘 만한 것이 별로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임성삼의 註; 아래에 계속되는 것은 짧으면서 의미 심장한 이야기의 예이다.]

  어떤 아테네인이 스파르타인의 칼이 짧아서 요술장이라면 누구나 쉽게 삼킬 수 있겠다고 말하였을 때, 아기스왕은 이렇게 대답하였다.
"그러나 그 짧은 단도로 우리는 적을 찌르오."

 리쿠르구스 자신도 기록에 남은 그의 말을 볼 곳 같으면 그런 말을 썼나보다. 정체를 민주적으로 고치자고 제안한 사람에게 한 대답은,
"당신 집안부터 민주적으로 하구료."

 그리고 왜 제물은 그렇게 적게 싼 것으로 드리라고 정령(政令)을 내렸느냐고 물은 데 대한 대답은,
"제사를 지내지 않고 마는 일이 없도록요."

적을 만들지 않는 방법에 대한 대답은,
"청빈(淸貧)하게 살며, 잘난 체하지 않을 것."

성(城)이 필요하냐에 대한 대답은,
"돌담이 아니라 용기로 방비된 도읍이 견고하오."

레오니다스왕은
"이 사람, 자네는 필요한 것을 필요치 않은 때에 말하고 있소."

  리쿠르구스의 조카 카릴라우스 왕은 왜 스팔타에는 법령이 그렇게 적은가 물었을 때에,
"말이 적은 사람은 법이 적어도 되오."

  철학자 헤카타에우스가 식사 중에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것을 어떤 사람이 평하였을 때, 이르키다미다스는 대답하였다.
"말할 줄을 아는 사람은 말할 때를 안다."

엘리스 사람들이 올림픽 대회를 매우 굉장하고 공정하게 한다고 어떤 사람이 법석 떠들자
"엘리스 사람들이 오년에 한번 공정하게 행동을 하는 것이 그리 신기한가요?"
[임성삼의 註; 처음 올림픽 대회는 오년에 한 번이었던가? 이것은 서양 역사의 연도를 정하기 위해서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백과사전에는 4 년에 한 번이라고 적혀있다. 우리의 나이를 세는 관념과 같았던가?]

  어떤 다른 곳 사람이 스팔타인을 칭찬하며, 고향에서는 자기는 스팔타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하였을 때 테오폼푸스왕은 대답하였다.
"자기 나라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말을 듣는 것이 더 좋겠지요"

  아테네의 한 웅변가가 스팔타인은 무식하다고 하였을 때, 파우사니아스의 아들이 대답하였다.
"지당한 말씀이었소. 당신들로부터 나쁜 지혜를 배우지 않은 족속은 우리 뿐이니까요."

  다른 시에서 온 누가 스팔타에는 인구가 얼마나 되느냐고 물었을 때, 이르키다미다스왕은 대답하였다.
"나쁜 사람을 막기에 족한 수지요"

  꾀꼬리 흉내를 낼테니 들어보라는 말을 들은 사람은,
"나는 진짜를 들은 걸요."

  어떤 청년에게 누가 수탉을 주며 그 닭은 죽을 때까지 싸운다고 말하니 청년은 대답하였다.
"차라리 이길 때까지 싸우는 놈이면 더 좋았을 텐데"

  그들은 대개 이와 같이 말하였다. 그러므로 스팔타의 특색은 운동이 아니라, 철학이었다고 누가 평한 말은 타당하다.
[임성삼의 註; 철학을 정의하는 데 따라 이 말의 타당성에 대한 논란이 있을 수 있으나 나는 위의 말들이 철학적이라는 것에 동의(同意)한다.]

  시가(詩歌)에 관해서도 언어에 못지 않은 주의로써 지도하였다. 그리고 노래는 남아의 피를 끓게하며, 용맹심을 자아내도록 꾸밈 없는 단순한 말로 고상한 주제에 관해서 지은 것이었다.
'우리 한땐 줄기차고 낭랑한 청년이었네'  [노인]
'우리 아직 강건하니 와서 덤벼라.'  [장년]
'우리 곧 누구보다 강건하게 자라리.'  [소년]

[임성삼의 註; 말하는 것과 노래부르는 것을 중요하게 여겼으며, 페르시아의 침입을 사실상 거의 모두 물리쳤고, 그리스 최강의 나라 아테네와 싸워 이긴 나라를 단지 후세에 남은 저술이 없다고 야만인과 동일하게 보는 것은 옳지 못하다. 어차피 아테네의 민주정치도 기원전 350 년경에 망하여 1700 년 대의 민주정치로 영국에서 비슷한 유형이 태어나기까지는 플라톤의 몇몇 저술 이외에는 남은 것이 없지 않은가? 나는 중국이 아테네적인 성격을 가졌다면 우리의 삼국시대의 사람들은 스파르타적인 성격을 가졌다고 생각한다. 나중에 다시 논하겠으나...]

스팔타인에 관해서 테르판에르는 이런 시를 남겼다.
'청년들 창을 잡고 용감한 나라,
노래 소리 맑고 우렁찬 나라,
사람마다 정의를 사랑하는 나라.'

핀다르는 이와 같이 읊었다.
'노인은 현명하게 정치를 하고,
청년은 용감하게 싸우던 나라.
많은 제사와 기념일마다
노래와 춤으로 즐기던 나라.'

'군도(軍刀)와 시가(詩歌)가 아름답게 조화되었다.'

[임성삼의 註; 부여, 고구려와 신라가 이런 나라가 아니었던가? 노래와 춤을 즐기던 나라. 지금도 우리는 전 세계에서 가장 노래와 춤을 즐기는 나라가 아닌가? 노래에 있어서는 이탈리아와 비슷하고, 춤에서는 스페인과 비슷한 나라가 우리나라 이외에 또 있는가?]

  전쟁을 할 때에도 왕은 먼저 시가(詩歌)의 신에게 고사를 드렸다. 그것은 평소의 수련을 발휘하고, 위험에 처하여 과감하였다는 찬양을 천추에 남길 공을 세우라는 뜻에 지나지 않았다.

  전시에는 엄한 규율을 늦추어서 장정들이 머리를 가꾸고 방패와 옷의 맵시를 보는 것을 허락하였다.
  전쟁 중에는 운동 훈련도 덜 심하게 시키며, 다른 면에 있어서도 더욱 자유로운 생활을 허락하였다.

  왕과 나란히 서서 싸우러 나가는 사람은 그리샤의 운동대회[올림픽]에서 승리의 관을 받은 사람이었다. 어떤 청년은 올림피아 대회에서 져주면 많은 뇌물을 주겠다는 것을 거절하고 씨름에서 상대자를 무찔렀다.
"스팔타 친구, 그래 이겨서 얻은 것이 무엇이요?"
하고 놀림받은 그는 싱글벙글 웃으며 대답하였다.
"전쟁에 나가면 임금님 곁에서 싸우게 되네."

  전쟁에서 적을 무찌르면 승리가 확실하게 될 때까지만 추격하고 군대를 거두었다. 더 싸울 여력이 없는 자를 죽이는 것은 그리샤인 답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임성삼의 註; 정신적인 가치가 물질적인 가치를 능가하는 나라의 무력을 당할 수 없다. 이 정신적인 가치가 허물어진 즉시 스파르타는 멸망한다.]

  공예를 배우는 것은 금지되었고, 또 재물을 멸시하였으니, 장사를 해서 사재를 쌓을 필요도 없었다.

  스팔타에는 재물욕과 함께 소송이라는 것이 자취를 감추었다. 사람들은 과부족을 느끼지 않고 누구나 고르게 잘 살며 소박하게 지내므로 한가한 시간을 넉넉히 가지고 있었다.

서른 살이 안되는 사람들은 전혀 장터로 오지 않고, 살 것이 있으면 다른 사람들에게 부탁해서 샀다.

  그들은 김나지움이나 릿세 같은 곳에 모여 시간을 보내며, 장사에 관한 이야기 같은 것은 하지 않고, 듣는 사람에게 이로운 그들의 유명한 풍자적인 화술로 정사곡직(正邪曲直)을 논하였다.
[임성삼의 註; 그리스의 체육관인 김나지움은 독일에서 인문계 고등학교라는 말로 사용되고, 역시 비슷한 개념인 리세는 프랑스에서 대학을 가기 위한 학생이 다니는 인문계 고등학교라는 말로 사용된다.]

  '파이다레투스'는 삼백의 명사(名士) 중에 뽑히지 않았을 때, 자기보다 더 좋은 사람이 삼백명이나 서울에 있음을 기뻐하였다.
[임성삼의 註; 이런 사람 하나는 뽑힌 사람 삼백 명보다 더 가치가 있다.]

  시민들이 마음대로 외국에 나가다니기를 금하였다. 이상한 생활방식을 배우고, 외국의 나쁜 생활과 제도를 본받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다.또한 쓸데없이 와있는 외국 사람들을 모두 추방하였다. 그 이유는 투키디데스가 말한 듯이, 그들이 이 나라의 제도를 모방하여 자기들의 나라를 더 좋게 할 것을 염려한 것이 아니라, 시민들에게 나쁜 버릇을 가르쳐주게 될까 싶어서였다.[1.-145]

  나라안으로 나쁜 풍습이 들어오는 것은 나쁜 질병이 들어오는 것보다 더 해롭다고 그는 보았다
[임성삼의 註; 이것이 스파르타가 자기나라의 좋은 점을 외부에 알리지 못한 이유이다.]

  그들[스파르타 지배하의 사람들]은 저열(低劣)한 노래와 저열한 춤만 추게 하여 고상한 가무는 허락하지 않았다.
[임성삼의 註; 이와 반대로 현재 우리 사회에서는 고상한 노래와 고상한 춤을 추는 것이 사회적인 분위기에서 허락되지 않고 있다.]

  진정한 정치인은 죽을 때도 나라를 섬길 방법으로 죽어야 하며, 사사로운 사람처럼 하는 일 없이 살다가 쓸데 없이 죽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그러나 아기스왕대에 이르러 스팔타로 돈이 들어 오게 되어 돈과 더불어 사리와 탐욕이 생겼다. 이와같이 된 것은 리싼데르 때문이었다. 그 본인은 돈을 위해서 부정을 행한 사랑이 아니었지만, 전쟁에서 [이긴 후] 금은(金銀)을 가지고 돌아옴으로써 리쿠르구스의 법을 지키지 않았으므로, 사치와 물욕이 나라 안에 범람하였다.
[임성삼의 註; 스파르타는 아테네와의 전쟁에서 이겨서 그리스 내의 패권을 장악하였다. 그 결과 그리스 내에 적이 없어진 후 마음놓고 스파르타 국내로 금과 은을 도입하여 망하였다.]

[임성삼의 註; 이 책은 6 권으로 2500 쪽을 넘는다. 그러나 내가 가장 감명을 받으며 즐거워하는 곳은 이 1 권의 109 쪽에서 151 쪽까지 42 쪽이다. 독서는 많은 양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올 해 권할 책의 총 쪽수는 10000 쪽은 훨씬 넘을 것이다. 올 한 해가 아니라 일생 동안에도 이 책을 모두 다 읽을 필요는 없다. 단지 자기의 일생에 필요한 기본 개념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누마(Numa)  ; 1권 154쪽에서 시작

[임성삼의 註; 누마왕은 로마를 세운 로물루스 다음의 왕이다. 로물루스가 세운 로마를 정비하였다. 공식적인 기록에 의하며 로물루스는 제사를 지내다 폭우 속에서 실종되었다. 그러나 로마의 원로원이 로물루스를 살해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이 로마의 원로원이 누마를 로마의 2 대 왕으로 추천하였다.]

  제 13 차 올림피아드의 스타지움 경주(192.3m)에서 우승한 피타고라스가 이태리로 와서 누마왕을 만나고 그의 정무를 도와주었으므로 로마의 법이 여러 가지 점에 있어서 스팔타의 그것과 비슷하게 되었다고 한다.

[임성삼의 註;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제 1 차 올림픽은 기원전 776 년, 그러므로 이 해는 기원전 728 년이며 로마의 건국은 기원전 753 년이었다.

여기의 피타고라스는 여러분들이 잘 아는 수학의 그 정리를 만든 사람이다. 잠시 시간을 내어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증명해 보자. 피타고라스는 올림픽 200 m에서 금메달을 딴 사람이고, 여러분이 잘 아는 바와 같이 소크라테스의 제자 플라톤은 올림픽의 레슬링에서 금메달을 받은 사람이다.]

  로마로부터 대표들이 누마한테로 와서 왕이 되어달라고 청한 것은 그가 마흔 살 되는 해였다.

[왕위를 사양하며 누마가 이야기하였다.]
  로무루스는 신의 아들이며, 신이 보낸 유모[즉, 늑대]가 길러서 기적적으로 구명되었다고 합니다. 저는 인간을 부모로 가졌으며, 저를 키워주신 이가 누구인지도 다 아시는 바며 신비한 것이 도무지 없습니다. 저의 미덕이라고 부르시는 것도 좋은 왕이 되기에는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 것입니다.  저는 한가로운 시간을 즐기며,  소득 없는 일을 생각하기를 좋아하며,  또 전쟁을 싫어하고,  평화를 사랑하며,  사람들과 사귀더라도 신에게 영광을 돌리기 위하여 또는 서로 담소하기 위하여 만나며,  그렇지 않을 때는 밭이나 갈며 소나 먹이는 것을 낙으로 알고 있습니다.
[임성삼의 註; 이런 삶을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앞에서 말한 스파르타의 리쿠르구스와 로마의 누마 모두 왕위조차 사양할 수 있으며, 성품이 온순한 사람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성경의 마태복음 5 장 5 절에 이런 글이 있다. "온유(溫柔)한 사람은 복이 있나니, 저희가 땅을 기업으로 받을 것임이요"]

[누마가 만든 제도 중에 페키아레라는 것이 있다.]
  페키아레(Feciare)는 이를테면 평화사(和平士)며 그 직무로 인해서 그와 같이 부른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들은 화평을 위해 중재하는 사람들이었으며, 공정한 수단으로 도저히 정의를 얻을 수가 없다고 보지 않으면 전쟁에 호소하기를 허락하지 않았다.
  두 나라가 전쟁에 의하지 않고, 협의에 의하여 분쟁을 해결함을 그리샤인들은 화평이라고 불렀는데, 로마의 화평사는 흔히 그릇된 일을 한 나라로 가서 그러지 말라고 청을 드렸다. 만일에 그 청을 거절당하면 그들은 소명한 신들에게 호소하였으며, 만일 로마가 의롭지 않은 동기로 전쟁을 선언하면 그들은 자기들과 조국에게 큰 재난을 내려달라고 하였다.
  화평사의 뜻에 거역하고, 또는 그들의 승인이 없이는 어떠한 로마인도 (왕이든 군인이든) 무기를 잡을 수 없었다. 장군도 정당하다는 말을 화평사로부터 얻은 뒤에 비로소 전쟁을 할 수 있었다. 고울인과의 전쟁에서 참화를 입게 된 것도 이 격식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임성삼의 註; 누마가 설치한 중요한 제도 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역사에서는 이 제도에 대해 거의 언급이 없다.]

  그의 많은 율법은 피타고라스파의 그것과 비슷하였다. 그들은 사람들이 모여서 1 코트 이상의 술을 마시기를 금하고, 칼로 불을 뚜지기를 금하고, 먼 길을 떠날 때는 돌아섰다 가게 하고, ...
그의 율법을 몇 가지 예를 들면, 말리지 않은 포도로 만든 술을 신에게 드리는 것을 금하고, 밀가루를 쓰지 않은 제물은 드려서는 안 된다고 한 것, 기도하는 동안은 돌아섰다가(지구가 돈다는 것을 상징한다는 설이 있으나 그런 것이 아니라 신전은 다 동쪽을 향해서 지어 있었으므로 거기로 ) 기도가 끝나면 앉으라고 한 것 따위다.

 누마는 모든 희망을 신에게 걸었으므로, "적군이 쳐들어옵니다."라는 소식을 듣자, 왕은 미소를 지으면서 이렇게 대답하였다고 한다. "그럼 제사를 드리련다."
[임성삼의 註; 이런 사람이 무력을 숭상하는 로마의 2 대 왕이었고, 가장 유명한 왕이었다.]

  오늘날은 산 제물을 쓰고 있으나 예전에는 피를 흘리지 않는 제물을 썼다. 왜냐하면 신은 평화를 사랑하며 의(義)를 증거하려 하므로, 살생은 즐기지 않는다고 누마가 가르쳤기 때문이다.

  사실에 있어서 국가 땅의 경계선을 정하기는 누마왕이 처음이었다. 로무루스는 내 땅을 정함으로써 남의 것을 얼마나 빼앗았는지를 나타내기가 싫었다. 왜냐하면 경계선이라는 것이 있으면 침략하는데 장애가 되지만, 없으면 언제나 법을 유린할 수 있다.

  내 땅을 가는 일처럼 나라를 사랑하고 평화를 사랑하게 하는 일은 없다. 왜냐하면 농민이 내 농토를 수호하려는 충분한 투지는 이웃사람의 농토를 불의로써 유린하려는 생각을 사라지게 하였기 때문이다.(1-176)
[임성삼의 註; 이 개념이 사라졌을 때 로마는 로마의 시민으로 군대를 조직할 수 없었다.]

  각 종류의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하나의 조합으로 만들었다.

  시초에는 일년이 열 달이던 것을 누마가 일월, 이월을 추가해서 열 두 달이 되었다고 한다. 어떤 미개한 나라에서는 일년을 석 달로 나누었는데, 그리샤만 하더라도 아르카디아에서는 넉 달, 아르카나니아에서는 여섯 달로 나누었다고 지적하는 사람도 많다. 애급에서는 일년은 본시 한 달이었는데 나중에 넉 달로 나누었다고 한다. 그러므로 애급 사람들은 모든 나라들 중에 가장 새로운 나라에 살지만 가장 오랜 나라같이 생각되며, 그들의 족보를 보면 모두가 엄청나게 오래 사는 것같이 보인다. 달을 해로 셈하니 그럴 수밖에 없는 일이다.
[임성삼의 註; 성경의 창세기에 초기의 인물들이 거의 모두 900 세까지 산 것과 비교해 보라. 이런 문헌적인 이야기를 다른 곳에서는 읽을 수 없다. 심지어는 진화론자의 책에서도.]

  로마의 일년이 십이월이 아니라 십월이었던 것은 마지막 달의 이름으로 알 수 있다. 왜냐하면 오늘날도 그 달은 December라고 부르는데, 그것은 열째[deca] 달이라는 의미다. 그리고 순서에 있어 마르스가 처음 달이었던 것은 그로부터 다섯째 달 Quintilis(다섯째), 여섯 째 달 Sextilis의 이름으로 알 수 있다.
  더우기 전설에 의하면 처음 달인 마르스는 로무루스가 군신 마르스에게 드렸다고 한다. ....사견을 말할 수가 있다면 누마는 군신의 이름을 딴 달 마르스가 연초에 있던 것을 나중으로 옮기고 인정을 상징한 달을 처음에 두자고 생각하였음을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자누스는 오랜 옛날에 짐승처럼 살던 사람이 야만적인 생활을 버리고 질서 있는 생활을 하도록 가르친 신 또는 왕이었다. 그러므로 자누스의 초상은 얼굴이 두 개 있다. 사람의 생활방식을 하나에서 다른 것에로 돌려주었음을 상징한다.
[임성삼의 註; 현재의 영어의 열 두 달 이름의 기원. 시오노 나나미는 로마인 이야기에서 표로 만들어 이것을 설명한다.]

 로마에는 그[야누스]를 모셔둔 한 신전이 있다. 이 신전에는 전쟁의 문이라고 일컫는 문이 두 개가 있는데 전쟁시에는 열어두고 평화시에는 닫아두는 것이 습관이다. 나라가 강대하면서 쉴 사이 없이 이웃 부족들과 충돌하였으므로 거의 언제나 전쟁이 그치니 않아, 그 문이 닫혀 있는 때가 별로 없었다. 다만 아우구스투스가 안토니우스를 정복한 다음에야 닫혔고, 또 마르쿠스 아틸리우스와 티토스 만리우스 두 사람이 집정관으로 있을 때에 또 잠시 닫혔으나 또 전쟁이 벌어졌으므로 곧 다시 열렸다. 그러나 누마가 왕위에 앉아 있는 동안은 단 하루도 그 문이 열린 것을 본 사람이 없이 사십삼년 동안 내내 굳게 닫혀 있었다.

피타고라스파의 사람들은 그들의 금언을 글로 적어 두지 않고 적절한 사람이 마음 속에 기억해 두게 하며, 기하학에 관한 깊은 이치를 적절하지 않은 사람에게 알려주면 하늘이 큰 재난을 보내서 그 잘못을 깨우쳐준다고 생각하였다.

   솔론(Solon)   ; 1-194에서 시작

[Solon BC 640?∼BC 560?             백과사전에서
고대 그리스 정치가·시인. 아테네 출생. 그리스 7현인(七賢人)의 한 사람으로 젊었을 때부터 교역을 겸하여 여러 나라를 방문하였다. BC 7세기 후반, 살라미스섬의 영유를 둘러싼 이웃 나라 메가라와의 전쟁 때 오랜 전쟁에 지친 아테네 시민을 향해서 자작시를 낭독하고 전투를 재개시켰다. BC594∼BC593년, 조정자(調停者)이면서 전권(全權)을 위탁받는 아르콘에 선출되어 일련의 개혁을 단행하였다. 그 무렵 아테네는 상층평민의 국정참여에 대한 요구가 강하여 귀족지배가 위협을 받게 되었으며, 다른 한편 토지가 소수에게 집중, 부유한 자에게 예속되어 토지를 경작하는 사람들이 증대하여 큰 사회문제가 되고 있었다. 가난한 농민은 그 무렵의 관습에 따라 자신의 몸을 담보로 빚을 얻었으나 반제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수확의 1/6을 바쳐야 하는 채무예속자가 되었다. 공납의무를 지키지 못하는 자는 노예가 되었고, 그 가운데는 외국에 팔리는 자도 있었다. 이와 같은 사태에 직면하여 솔론은 우선 공사(公私)의 채무를 말소하고, 몸을 담보로 하는 차재(借財)를 금지하여 시민의 노예화를 막았다. 이 조치로 시민과 노예의 신분적 격차가 명확해졌다. 평민층의 국정참여 요구에 대해서는 가문이 아닌 재산을 기준으로 국정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하는 제도를 정하였다. 이에 따라서 평민층의 국정참여의 길이 열렸다. 그리고 그는 살인에 관한 법 이외의 드라콘의 법을 폐지하고, 시민생활 전반을 규제하는 일련의 법을 제정하였으며, 도량형(度量衡)을 개혁하였다. 이와 같은 일련의 개혁을 통하여 솔론은 민주정치의 초석을 세운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솔론은 아테네 최초의 시인이며, 그 작품의 단편적 기록이 남아 있다. 그는 이들 작품에서 헤시오도스와 같이 신의 지배의 불공평을 탄식하면서도 끝내 신의 정의를 믿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솔론은 부친이 너그러워 재산을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어서 집안이 어려웠으며 ...

솔론의 시

"몸은 이미 늙었으되, 항상 배우며"

"재물을 원하되 불의로 얻은 것은 싫도다,
그것에는 불행이 따르기 때문이기에"

"천한 자는 잘 살고 선한 자는 못 살되,
우리의 덕은 부자의 돈과 바꾸지 못할 것이,
덕은 영원히 우리 것이로되,
재물은 이 손에서 저 손으로 떠도는도다."
[임성삼의 註; 동양의 개념과 거의 같다.]

  그는 처음에는 한가한 시간을 즐겁게 지내기 위하여 시를 쓴 것인데, 나중에는 시에 철학적 정서를 섞고 또 정치적 사건도 엮어  넣었다.

  과학에 관한 그의 견해는 다음 시에서 보는 바와 같이 매우 조잡하고 진부하였다.
"눈과 우박은 구름에서 내리고,
벼락은 번개가 보내는 것이며,
센 바람 일 때는 파도 또한 세며,
바람이 없으면 늘 잔잔하도다."
사실에 있어 그 시대의 모든 철인 가운데 일상생활에 필요한 이상으로 자연현상을 안 사람은 오직 탈레스 뿐이며, 다른 사람들은 모두 지혜로운 정치철학으로 명성을 떨쳤다.

  아나카르시스(Anacharsis)는 대소(大笑)하며 말하기를, 법을 만들어 사람들의 죄와 탐욕을 억제하기를 꾀하는 것은, 법이란 거미줄과 다름없는 것임으로,약한 사람은 잡되 강한 범인은 찢어버리니라고 말하였다.
  이에 대하여 솔론은 대답하기를, 협정을 깨뜨리는 것이 쌍방에 다 불리할 때는 사람은 협정을 지킨다. 자기는 자기 나라 사람들에게 적합하도록 법을 지었으니, 그것을 깨뜨리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누구를 위해서나 이로울 것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결과는 솔론이 뜻한 대로 되지 않고 아나카르시스가 생각한 대로 되었다.
[임성삼의 註; 위의 아나카르시스가 이야기한 것은 법망(法網)이라는 개념으로 동양에서도 널리 알려져 있다. 동양과 서양 중 누가 먼저였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아나카르시스는 사람들이 모여 회의를 하는 곳에 참석하였다가 이렇게 말하였다고 한다.
"그리샤에서는 현명한 이들이 정치를 논하지만 결정은 무식한 사람들이 짓는군요. 놀랬읍니다."
[임성삼의 註; 민주주의의 약점을 가장 명확(明確)하게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확(正確)한 내용인지는 모르겠으나...]

  솔론이 다음과 같은 신탁을 받았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대가 키를 잡아 조종하게. 아테네는 그대에게로 뭉치리라.'
그는 대답하기를 '왕위는 과연 좋은 자리지만 일단 거기에 앉으면 떠나지 못한다'고 말하였으며 ...

  그는 왕위를 결연히 사퇴하고, 조용히 정무를 보며, 강한 자 앞에 굽히거나 대중의 인기를 얻으려고 애쓰지 않고 법을 만들어 폈다. 그 때에 재래의 좋은 법은 건드리지 않고 두었으니 그것은 만일
'나라를 혼란케 하고 흔들었다가.' 혹시
'다시 세우고 체계를 잡을 만한' 힘이 없을까 염려한 때문이었다. 정책을 실천함에 있어서는 때로는 설유 를, 때로는 강권을 섞어 썼다. 본인의 말을 빌리면,
'권력과 정의를 겸하여 썼노라.'

  나중에 누가 그를 보고, 아테네인들을 위해 최선의 법을 만들었냐고 물었을 때 그는 대답하기를, 지킬 수 있는 최선의 법이라고 대답하였다.

이것이 그의 첫 시책이었다. 즉 현존하는 모든 부채와 의무를 해소시키고, 앞으로는 누구나 인신을 저당으로 금전을 대여함을 금한 것이 그것이다.

  가장 가까운 지기 코논, 클레이니아스, 히포니쿠스 등과 상의하며, 토지의 사유에 대해서는 간섭할 의도가 없으나 모든 저당권은 일소하겠다고 말하였다. 그러자 이들은 부자들로부터 많은 돈을 차용하여 넓은 토지를 사버렸다. 곧 이어서 법령이 시행되니, 그들은 산 토지는 보유하면서 돈을 꾸어준 사람들에게는 갚지를 않았다.
[임성삼의 註; 우리나라에서도 1960 년 대 초반에 현재의 3 김 중의 한 분이 위의 사람들과 동일한 행동으로 남의 기업을 빼앗은 적이 있었다고 들었다.]

  이 일로 인해서 솔론은 크게 신임을 잃었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그가 공모한 것으로만 생각하였던 것이다. 그의 친우들은 그 이래로 사깃군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이 조처로써 그는 어느 편의 환심도 사지 못하였다. 부자들은 저당권을 잃었기 때문이고 가난한 사람들은 토지를 분배해 줄 것으로 생각하였는데 분배해 주지 않았으니 더욱 불만이 여겼다. 왜냐하면 그는 리쿠르구스처럼 절대적 평등을 이룩하지 못했던 것이다.

  리쿠르구스는 헤라클레스의 십일대 손이었으며, 다년간 스파르타를 통치하여 큰 명성과 많은 친우가 있어 그의 개혁을 실천하는데 유리하였으며, 비록 그 목적을 강행하다가 한 편 눈까지 잃은 일이 있었으나, 나라의 안전과 단결을 위한 귀중한 정책에 성공하였다. 그 결과 누구를 막론하고 부자가 되거나 빈민이 되고 싶어도 자기 마음대로 될 수가 없었다. 그러나 솔론은 평민에 지나지 않고, 또 온건한 사람이었으므로 권세가 그 정도까지는 미치지 못하였다. 그러나 오로지 동포들의 신임과 호의에 의지하여 그로써 할 수 있는 일을 다하였다.

  시민들이 그의 법에 그 이상의 것을 기대했다가 실망한 것은 그 자신의 시에서도 분명히 알 수 있다.
'한 때는 모두 무슨 행운이 떨어질까 싶어 기대를 걸고 기뻐하더니,
지금은 내가 모든 사람을 배반이나 한 듯이 차가운 눈으로 바라본다.'
[임성삼의 註; 정치적인 개혁을 수행하는 양심을 가진 사람은 누구나 이런 경우에 처하게 될 수밖에 없다.]

 그는 말하기를 만일 다른 사람이 그의 처지에 섰다면,
'사리에 급급한 나머지
법을 뒤집으며 그칠 줄 몰랐을 것을.'라고 하였다.

  그러나 오랜 시일이 지나기를 기다릴 것도 없이 모든 사람들은 그가 혜택을 내려준 것을 알게 되어, 사적인 불평을 잊어버리고 그의 법에 감사하는 제전을 개최하였다.

  솔론은 또한 고의로 법조문을 애매하게 만들어 실제로는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게 하였다고 한다. 그것은 배심원의 권한을 더 크게 하려는 뜻이었다.

  일반 대중은 약하니 더 보호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그는 피해를 입은 사람을 위해서 누구나 대리하여 소송을 제기할 수 있게 하였다. 그러므로 어떤 사람이 맞거나 상해를 입으면 누구나 그 의사와 능력이 있는 사람이 대리로 제소할 수 있었다. 이것은 시민 전체가 행동이나 느낌을 같이 하게 하자는 법의 취지에서였다. 이 법의 정신과 완전히 부합하는 그의 말이 기록에 남아 있다. 어떤 것이 가장 잘 다스려지고 있는 도시냐고 물었을 때 그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피해를 입지 않은 사람이 입은 사람과 합심하여 가해자를 벌하는 도시다.'

  그의 법 중에 가장 이상스러운 것은 정변 때에 있어 어느 편에도 가담하지 않고 중립을 지킨 사람의 권리를 박탈한 법이다. 그 목적은 아마 자기 나라 정치사정에 관심을 가지지 않고 사리에 급급하여, 나라의 불운에 즈음하여 자기 일신의 안일만을 꾀하지 말고, 옳은 정책에 과감히 가담하여 안위를 같이 하며, 결코 편히 앉아 어느 편이 우세한가를 관망하지 말도록 하려는 것이었을 것이다.
[임성삼의 註; 의미를 잘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민주정치에는 이런 제도가 필요한 일면이 있지는 않은가?]

  결혼에 있어서 그는 혼수를 제한하여 신부는 옷 세벌과 값지지 않은 살림 기구를 조금만 가지고 갈 수 있게 하였다. 이것은 결혼이 금전상의 계약이나 이득을 노리는 수단으로 화하지 않고 사랑과 행복과 자녀의 보호를 위하여 부부가 되기를 원하였던 때문이다.
[임성삼의 註; 2천 5백 년 이상의 기간이 지났으나 현재의 우리 결혼 습관은 어떠한가? 한탄이 나올 뿐이다.]

  이 밖에도 고인을 나쁘게 말함을 금한 솔론의 법은 세인의 호평을 받고 있다.

  그는 또한 성전 안에 있는 자나 법원, 공공건물, 또는 전국적 운동제가 있을 때에 악평을 하는 것도 금지하여 벌금으로 과형하고, 악평을 한 사람에게 3 드라크마, 나라에 2 드라크마을 지불하게 하였다. 이와 같이 한 이유는 장소와 때에 따라서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는 것은 - 늘 억제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며 사람에 따라서는 불가능하겠지만 - 성미가 사나움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그 시대에 제물의 가격을 따진 것을 보면, 1 드라크마는 양 한 마리 또는 밀 1 메디므니의 가치가 있었다. 이스트무스 운동제에 나가 우승한 사람에게는 백 드라크마, 올림피아 운동제에 나가 우승한 사람에게는 오백 드라크마의 상을 주었다. 그리고 늑대 한 마리를 죽이면 5 드라크마, 늑대 새끼 한 마리를 죽이면 1 드라크마를 주었다. 그런데 데케트리우스의 말에  의하면 5 드라크마는 황소 한 필, 1 드라크마는 양 한마리의 가치가 있었다고 하다.

  그는 나무를 심는데 대해서도 법을 만들어, 남의 땅에서 5 피트 안에 나무를 심는 것을 금지하였다. 단 오리브와 무화과나무의 경우는 9 피트 안에 심어서는 안되었다. 왜냐하면 이 나무들은 다른 나무들보다 더 멀리 뿌리를 뻗어 양분을 취하여 다른 것이 자라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도랑이나 홈도 그 깊이에 따라 남의 땅으로부터 먼 거리를 두고 파게 하였으며, 꿀벌집도 남이 이미 설치해 놓은 것에서부터 삼백 피트 이내에 설치하는 것을 금지하였다.

  수출품으로는 기름만 허락하고 다른 것은 일체 금지하였다. 법을 위반하는 자는 백 드라크마의 벌금을 지불하거나 아르콘으로부터 저주를 받았다.

  사람을 문 개는 길이 삼 쿠비트의 작대기에 달아매어 물린 사람에게 주게 하였다. 안전보장으로는 영리한 방법이다.

[임성삼의 주(註); cubit는 가운데 손가락 끝에서 팔꿈치까지의 길이이며, 두 뼘과 같다. 약 45 cm이다.]

  출생지인 도시에서 종신 추방되었거나, 전 가족을 데리고 아테네로 와서 무슨 생업에 종사하는 자만을 완전한 시민으로 삼은 것이 색다르다.
[임성삼의 註; 시오노 나나미에 의하면 이 법은 곧 폐지된 것 같다.]

  그는 그의 법을 백년동안 시행하도록 명령하고 그것을 세모난 목판에 써서 축에 달아매어 돌릴 수 있게 하였다.
  그 귀찮음과 비난을 피하고자 상업상의 사사로운 여행을 떠나겠다는 구실로, 십 년간 출국 허가를 얻었다. 십 년이면 그 동안에 자기의 법에 익숙해지리라고 생각한 것이다.
[임성삼의 註; 실제로 대부분의 조목은 10 년 이내에 개정된 것으로 안다. 헤로도투스의 역사에서.]

  솔론이 외국에 나가고 없는 동안 아테네에는 다시 파벌 싸움이 벌어졌다.
[그는 시를 지었다]
'그대들이 어리석어 이 지경을 당하였으니, 자기를 탓하고 운명을 원망하지 말지라.
폭군에게 권세를 준 것이 그대들이었으니, 자유를 잃은 것은 마땅한 일이로다.'

'늙어가고는 있으되 항상 배우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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